[씨네21 리뷰]
'인비저블 라이프' 엄격한 가부장제에 살고 있는 두 자매가 서로 다른 길을 택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
2020-06-23
글 : 홍은애 (영화평론가)

1950년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자유분방하고 활달한 성격을 가진 20살 귀다(줄리아 스토클러)는 그리스 선원과 뜨거운 사랑에 빠져 있다. 반면, 언니보다 2살 아래인 에우리디스(카롤 두아르트)는 차분하고 내성적인 성격을 가졌으며 피아니스트가 꿈이다. 보수적인 집안에서 성장한 두 자매는 차마 그들의 생각을 부모에게 말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서로 의지하고 격려하며 지낼 뿐이다. 어느 날, 귀다는 남자친구와 함께 파티에 간 후 사라지고, 에우리디스는 부모의 뜻에 따라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다. 한편, 남자친구와 그리스에 간 귀다는 사랑에 실패하고 임신한 채 브라질로 돌아와 부모를 찾아가지만 쫓겨나고, 에우리디스가 빈의 음악원에 갔다는 소식만 전해 듣는다. 이 사실을 모르는 에우리디스는 사람을 고용해 귀다를 찾기 시작한다.

<인비저블 라이프>는 2002년 데뷔작 <마담 사탄>으로 그해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초대된 카링 아이노스 감독이, 기자이자 작가인 마르타 바탈랴가 2016년에 쓴 첫 번째 장편소설 <보이지 않는 삶>에서 영감을 받아 각색한 영화다. 엄격한 가부장제에 살고 있는 두 자매가 서로 다른 길을 택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다. 1950년대 브라질 여성의 서사와 연대를 밀도 있게 담아냈다. 열대지방의 특성에 맞게 강렬한 색채와 관능적이고 몽환적인 분위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72회 칸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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