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도굴' 신혜선 - 마지막 한방을 위해
2020-11-05
글 : 조현나

“무엇보다 세희에겐 한방이 있었다.” 배우 신혜선이 연기한 윤세희 실장은 고고한 박물관 큐레이터로 회장(송영창) 곁에서 입안의 혀처럼 충실히 그를 보좌하는 인물이다. “마지막 한방이 드러나기까지 세희는 동요 없이 고요하게 존재한다. <도굴>의 유쾌한 분위기와 섞이지 않는 그 묘한 이질감이 흥미로웠다. 내가 재밌게 표현할 수 있겠더라.” 신혜선 배우는 감정 표현을 최대한 자제하되 눈썹 끝이나 입꼬리를 살짝 움직여가며 세희의 속마음을 드러냈다. “표면적으론 엘리트 큐레이터지만 뒤편에선 고미술품을 밀거래하는 인물이라서 그 이중성을 얄궂게 그려보고 싶었다.” 그 미세한 표정 변화는 ‘내가 조만간 일을 벌일 것이다’라는 무언의 경고 메시지다.

그 밖에도 신혜선 배우는 세희의 차가운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맺고 끊음이 확실한 말투”에 신경을 썼다. “세희가 큐레이터로서 사람들 앞에서 강의를 하는 장면이 특히 그랬다. 첫 촬영이었고 세희의 이지적인 면모가 강조되어야 하는 신이라 말투부터 행동의 작은 부분까지 힘을 줬다.” 세희가 일본, 중국의 고객들을 만날 땐 그의 외국어 대사들이 유려하게 흘러나오도록 부단히 연습했다. “대사마다 어떤 감정과 느낌이 담겨야 하는지 외국어 선생님들과 상세히 논의하며 성조와 발음을 익혔다.” 실제로도 세희처럼 눈치가 빠른 편이라는 신혜선 배우는 그런 자신을 녹여 영민하게 상황을 파악하는 윤세희를 완성했다.

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 이후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영화 <결백> 등을 거쳐 <도굴>에 이르기까지, 배우 신혜선은 그의 말대로 “소처럼 달려왔다”. “몸과 마음을 잠시 비웠음 싶은데, 좋은 작품을 만나면 또 욕심이 나서 손에서 놓기가 어렵다.” 그렇게 선택한 차기작이 바로 드라마 <철인왕후>다. “내가 연기하는 중전 김소용은 현대에서 과거로 간 설정이라서 외적으로만 사극 장르의 영향을 받은 인물이다. 그 내외면의 차이를 표현하는 게 굉장히 재밌다. 첫 사극이고, 내가 지금까지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모습이다.” 최근 드라마 <비밀의 숲2>에서 3년 전 영은수 검사의 모습 그대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신혜선. <철인왕후>에선 또 중전 김소용의 과거와 현재를 어떻게 엮어낼지 궁금해진다.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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