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연말 집콕하면서 볼만한 OTT 추천작
2020-12-25
글 : 남선우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아마존 프라임에서 건져올린 시간 순삭 콘텐츠

영화와 드라마가 늘 그 자리에서 나를 기다려주리라는 생각에 많은 OTT 콘텐츠들을 지나쳤을 독자들에게, 이대로 놓치기 아쉬운 추천작을 소개한다. 모두 2020년 웨이브, 넷플릭스, 왓챠,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를 통해 한국에 최초 공개된 해외 시리즈 및 영화로, 각자 뚜렷한 색깔을 내세워 확고한 팬층을 다졌다. 코로나19로 인한 강제 집콕 생활이 길어지는 지금을 기회 삼아 취향에 맞는 작품을 정주행해보는 건 어떨까. 로맨스, 스릴러, SF 등 각종 장르 시리즈에 더해 성장담과 역사물, 다큐멘터리를 한데 모았다. 각 플랫폼 가입자들이 참고할 만한 콘텐츠 업데이트 및 프로모션 소식도 함께 전한다.

웨이브

<트와일라잇 존: 환상특급> 시즌1, 2

감독: 애나 릴리 아미푸르 외 / 출연: 조던 필, 스티븐 연, 존 조 / 10부작 시리즈

<트와일라잇 존: 환상특급>

“여러분은 다른 차원을 여행합니다. 시청각을 넘어선 정신의 차원이죠. 여러분은 이제 환상특급에 올랐습니다.” 1950년대에 첫 방영된 이후 1985년, 2002년 두 차례 리메이크된 바 있는 전통의 시리즈가 17년 만에 돌아와 동시대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조던 필 감독의 중후한 내레이션으로 매 에피소드를 여닫는 이번 시리즈는 현실과 상상의 경계에서 다채로운 메시지를 전한다. 매회 다른 인물과 사건을 등장시키되 독특한 장르적 컨셉으로 이야기를 밀어붙이는 힘은 여전하다. 그중에서도 배우 스티븐 연이 능글맞은 이방인을 연기한 시즌1 네 번째 에피소드가 연말 시즌에 특화돼 있다. 그가 ‘크리스마스 정신’ 운운하며 마을의 성탄절 분위기를 좌지우지하는 행보를 끝까지 따라가보시길.

<노멀 피플>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 헤티 맥도널드 / 출연: 데이지 에드가 존스, 폴 메스칼 / 8부작 시리즈

<노멀 피플>

전세계 100만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것은 물론 1991년생 작가 샐리 루니를 맨부커상 후보로 만든 소설 <노멀 피플>을 영상화했다. 그 첫인상은 작품과 작가를 향한 화려한 수식에 비하면 밋밋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계급, 성격, 학교에서의 위상까지 판이한 동급생 메리앤과 코넬이 감정을 저울질하며 관계를 이어나가는, 어찌 보면 빤한 러브 스토리처럼 출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군중 속에서 서로를 향해 한껏 신경을 곤두세우다 단둘이 남았을 때 비로소 솔직해지는 연인의 한 시절은 그리 간단히 요약되지 않는다. 영화 <프랭크> <룸>의 감독 레니 에이브러햄슨이 연출한 이 드라마는 문장에 녹아 있던 두 사람 사이의 시선, 호흡, 촉감을 섬세한 영상으로 포착해 이들의 세상이 어떻게 충돌하는지 보여준다.

넷플릭스

<위 아 40>

감독: 라다 블랭크 / 출연: 라다 블랭크, 피터 김 / 영화 124분

<위 아 40>

방황은 20대의 전유물이 아니다. 40대를 코앞에 둔 극작가이자 연극 교사 라다에게도 진로 고민은 끊이지 않는다. 대본은 윗사람 입맛에 맞게 고쳐야 하고, 학생들은 무대보다 교단에 정착해버린 그를 무시한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던 라다가 떠올린 건 10대 시절 꽤나 열정적으로 내뱉던 랩 가사들. 그는 홀린 듯 래퍼 ‘라다머스 프라임’이라는 오래된 부캐를 꺼내든다. 힙합이라고 마냥 그를 자유롭게 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TV 드라마 작가로 활동해온 라다 블랭크가 감독, 각본, 주연을 맡은 <위 아 40>은 40대의 <프란시스 하> 혹은 흑백의 <비긴 어게인>을 떠올리게 하다 끝내 자기 목소리를 내지르는 당찬 데뷔작이다. 유머와 풍자가 균형을 이루는 대사들의 향연이 일품. 제36회 선댄스영화제 감독상을 비롯해 각종 영화제 신인상을 수상했다.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

감독: 커스틴 존슨 / 출연: 커스틴 존슨, 딕 존슨 / 영화 89분

<딕 존슨이 죽었습니다>

죽음을 예습할 수 있을까. 촬영감독이자 다큐멘터리스트인 감독 커스틴 존슨은 기억을 잃어가는 중인 아버지 딕 존슨과 함께 그 이상하고 아름다운 예행연습을 실시한다. 딸이 연출한 화면 안에서 아버지는 달려오는 차에 치이고, 둔중한 기계에 머리를 맞고, 매일 걷던 계단에서 발을 접질린다. 끔찍한 상상만이 전부가 아니다. 딸은 색색의 소품으로 채워진 스튜디오를 천국으로 명명해 아버지를 맘껏 뛰놀게 한다. 그 하늘에는 그가 믿는 신도, 먼저 세상을 떠난 그의 아내도 있다. 부녀는 그들만의 방식으로 이별을 재구성하고 애도를 재정의한다. 감각적으로 애틋한 이 다큐멘터리의 감독 커스틴 존슨은 봉준호 감독이 <사이트 앤드 사운드> 편집진과 함께 선정한 주목해야 할 신진감독 20인 중 한명이다.

넷플릭스의 1월은 드라마 새 시즌들과 함께

<디스인챈트>

기다렸던 드라마들이 돌아온다. 12월31일 <사브리나의 오싹한 모험> 파트4, 2021년 1월1일 <모던 패밀리> 시즌11, <애로우> 시즌8, 1월15일 <디스인챈트> 파트3가 차례로 넷플릭스에 업데이트될 예정.

왓챠

<라우디스트 보이스>

감독: 스티븐 프리어스, 제레미 포데스와 외 / 출연: 러셀 크로, 시에나 밀러 / 7부작 시리즈

<라우디스트 보이스>

26살에 시청률 1위 쇼의 프로듀서, 28살에 닉슨의 미디어 어드바이저가 된 남자. 50대에 이르러 방송사 CNBC를 세계적 언론사로 발돋움시킨 인물. 그는 바로 영화 <밤쉘: 세상을 바꾼 폭탄선언>의 빌런, 로저 에일스다. 2016년 성추문 끝에 모든 공식 직함을 내려놓고 2017년 병세 악화로 사망한 그의 일대기를 좇는 <라우디스트 보이스>는 추악한 확신이 어떻게 매체를 어지럽히고 시대와 조응했는지 들여다보는 안타고니스트 서사로서 탄탄한 완성도를 자랑한다. “시청자들에게 뉴스와 정치가 어떻게 조작되었는지 상기시켜주는, 설득력 있고 심지어 예술적이기도 한 역사적 호러 쇼”(<인디와이어>)라는 평가가 무척 잘 어울린다. 몰라볼 법한 분장에 힘입어 로저 에일스를 소름끼치도록 뻔뻔하게 묘사한 배우 러셀 크로가 제77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키딩> 시즌1, 2

감독: 미셸 공드리 / 출연: 짐 캐리, 캐서린 키너, 주디 그리어 / 10부작 시리즈

<키딩>

<이터널 선샤인> 듀오가 드라마로 재회했다. 미셸 공드리 감독이 연출하고 짐 캐리가 주인공 제프를 연기한 <키딩>은 사고로 아들을 잃었지만 카메라 앞에서는 웃어야 하는 30년차 어린이 프로그램 진행자의 비틀린 나날을 비춘다. 타인 앞에 슬픔을 꺼내놓지 못하는 것은 제프의 가족들도 마찬가지. 이들 각자에게 닥친 여러 모양의 불행은 때로 심각하게, 때로 장난처럼 이들을 스친다. 이는 알록달록한 인형들과 아이처럼 대화하는 제프의 방송과 어우러져 기묘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어른들도 배워야 할 것들이, 적응해야 할 일들이 아주 많이 남아 있다고 노래하는 듯하다. 속삭임이 한층 극적으로 구현되는 뮤지컬 시퀀스들이 특히 주옥같다. 공드리만이 줄 수 있는 시청각적 경험, 짐 캐리만이 지을 수 있는 양극의 표정이 있다고 다시금 신뢰하게 되는 작품.

‘#헐왓챠에!’ 명작 영화 시리즈가 한가득

<해리 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맘먹고 정주행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연말연시를 맞아 대거 업데이트되었다. <미션 임파서블> <007> <해리 포터> <호빗> <마다가스카> <쿵푸팬더> <금발이 너무해> 시리즈가 왓챠에서 팬들을 기다리는 중.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업로드>

감독: 그레그 대니얼스, 케이시 애닝 외 / 출연: 제이나브 존슨, 케빈 비글리, 클로이 콜먼 / 10부작 시리즈

<업로드>

자율주행 자동차 안에서 레이싱 게임을 즐기고, 지방 카트리지를 충전해 스테이크를 3D 프린트하는 근미래. 죽어도 죽지 않는 인간들이 생겨난다. <오피스> 시리즈 작가로 활약한 그레그 대니얼스가 제작과 집필에 참여한 SF드라마 <업로드>는 갑작스런 차 사고로 사망한 네이선에게 펼쳐진 새로운 시공으로 시청자를 초대한다. 죽기 직전 네이선의 뇌신경이 디지털 사후 생애 서비스 업체에 의해 데이터로 ‘업로드’되면서, 두 번째 삶이 시작된 것이다. 네이선은 고객 관리부서 직원 노라의 도움으로 새 정체성에 적응해나가지만 괴상한 일이 끊이지 않는다. 혼란은 현실의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도 지속된다. 드라마는 죽음과 그 이후의 삶을 둘러싼 수수께끼를 코믹하고도 애달프게 풀어간다. 기술과 계급의 상관관계, 현실과 가상현실의 괴리감에 대한 질문 또한 놓치지 않는다.

<더 와일즈>

감독: 수재나 포겔, 존 폴슨 외 / 출연: 레인 에드워즈, 미아 힐리, 헬레나 하워드, 에라나 제임스, 세라 피전, 데이비드 설리번, 트로이 윈버시, 레이철 그리피스 / 10부작 시리즈

<더 와일즈>

외딴섬에 불시착했다 구조된 소녀는 말한다. “우리가 떠나온 삶이 대체 뭐가 그리 대단했을까요? 미국에서 10대 여자애로 사는 게 더 지옥이었어요.” <더 와일즈>는 수련회를 가던 중 비행기가 추락해 무인도에 떨어진 아홉명의 여성 청소년이 생존을 도모해가는 과정과 더불어 이들이 진짜 지옥처럼 여기는 과거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들려준다. 에피소드마다 한명의 인물을 주인공 삼아 이들의 역사와 일상, 그 모든 콤플렉스와 트라우마를 톺아보는 이 드라마는 속 깊은 하이틴 드라마인 동시에 매력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다. 소녀들이 한 비행기에 몸을 싣게 되기까지 어떤 계획과 우연들이 작용했는지 알아가는 것이 시리즈의 핵심이기도 하기 때문. 서사의 나무부터 숲까지 근사하게 다듬어져 있는 이 시리즈에서 눈을 떼기 힘들 것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쇼박스 영화들을

<돈>

카카오페이지와 쇼박스가 연말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2021년 1월3일까지 ‘코인영화방 2020 BEST’ 선정작 <봉오동 전투>를 50% 할인가에 감상할 수 있다. 12월31일까지는 ‘2020 올해의 키워드’ 영화로 뽑힌 <남산의 부장들> <작전> <돈>을 30~50% 할인된 가격으로 대여 및 구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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