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 켈리 마리 트랜, "디즈니 최초의 동남아시아 프린세스, 이런 점이 다르다"
2021-03-09
글 : 안현진 (LA 통신원)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에서 디즈니 최초의 동남아시아 프린세스이며 전사인 라야의 목소리를 연기한 켈리 마리 트랜과 일대일로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가장 좋아하는 장면으로 라야와 나마리의 마지막 액션 신을 꼽은 그는, 영화 속 라야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묻는 질문에는 너무 많아서 꼽지 못하겠다며 웃었다.

-라야 역을 제안받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어떤 감정이 가장 컸나.

=우선 10년이 지나도 잊히지 않고 지속적으로 사랑받을 영화의 일부분이 될 수 있어서, 나보다 거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어서 설렜다. 그리고 오랜 유산을 애니메이션을 통해 보여준다는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진짜 멋진 사람들과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을 함께 만드는 것, 그 사실이 정말 기뻤다. 그러고 보니 정말 많은 감정이 들었다. 아직도 그런 압도적인 감정이 나를 계속해서 지나가고 있다. 무척 감사하다.

-디즈니 프린세스의 계보상 최초의 동남아시아 프린세스를 연기했다. 다른 프린세스들과 비교하면 라야는 어떻게 다른가.

=이 영화는 사람들이 히어로를 생각할 때, 프린세스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이미지와 다른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려고 한다. 이는 라야가 대표하는 지역적 특성이 아니라 라야가 가진 자질에 기반한다. 라야는 전사이고 싸울 준비가 되어 있다. 사랑에 빠지거나 기댈 상대를 찾지 않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라야는 나름의 슬픔을 품고 있다. 재밌고 또 정의롭다. 자조적일 때도 냉소적일 때도 있다. 그리고 한순간 엄청난 분노에 휘말리기도 한다. 이렇게 다양한 감정에 대해 어떤 후회도 보이지 않는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건 스스로에게도 고무적인 경험이었다.

-최근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문화를 소재로 다루는 일이 잦아졌다. 아시아 문화에 관심을 보이는 할리우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영화로 한정해 이야기하자면 이야기 속 작은 것들이 내가 잘 아는 문화를 레퍼런스로 사용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스토리팀, 캐릭터팀, 애니메이션팀 등 제작팀 모두가 영화를 통해 보이는 동남아시아 문화가 진정성을 갖기 위해 노력했다. 그 노력은 영화 전반에 걸쳐 드러난다. 다섯 부족이 보여주는 여러 스타일의 마셜 아트나 의상에 사용된 패브릭과 패턴, 음식 등이 그렇다.

-그리고 주요 배역의 목소리 연기자가 모두 아시아 배경을 가졌다. 할리우드 프로덕션에서 흔하지 않은 특별한 경험이었을 것 같다.

=이토록 많은 아시아계 배우들과 함께 일하는 경험을 이전에 해본 적이 없었다. 내게 특별한 경험이었고,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인지 생각을 정리하는 일, 그건 아직도 진행 중이다.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은 신뢰와 통합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메시지가 가장 닿았으면 하는 타깃이 있다면.

=솔직하게 그 메시지를 받았으면 하는 첫 번째 사람은 나다. (웃음) 이 세상이 얼마나 분열되고 단절되어 있는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내 마음에 담고 싶다. 특히 요즘 더더욱 그렇다. 라야의 마음으로 세상을 보고, 힘들지만 라야가 사람을 믿기로 했던 것을 기억하고 싶다. 그게 가능한 일이 아닐지라도 노력하는 것은 정말 용감하고 숭고하다. 영화가 전달하는 중요한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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