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안녕하세요, 오즈 야스지로- 영화기자, 소설가, 촬영감독, 제작자 등 8명의 필자가 말하는 오즈
2021-03-19
글 : 씨네21 취재팀
<동경 이야기>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를 한번도 보지 않은 사람도 그의 이름은 안다. 유력 매체나 거장 감독이 꼽은 올 타임 베스트영화 리스트에서, 일본 영화사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과 나란히, 혹은 (당사자는 부정하고 있지만) 고레에다 히로카즈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선배 감독으로 그를 만난 적이 있다. 극장에서 오즈 야스지로와 조우한 경험이 있는 관객에게도 아직 가닿지 않은 미지의 영역이 있다. 생전 53편의 장편영화를 만들고 지금까지 볼 수 있는 작품이 33편에 이르는 그는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다다미 높이에 카메라를 고정시킨 가족 이야기만 만들지는 않았다. 평범한 가족의 일상을 품은 <동경 이야기> <안녕하세요> <만춘>은 보는 이에 따라 무한히 감상이 다각화될 수 있는 고전이다.

일본국제교류기금 서울문화센터와 엣나인필름이 공동 주최하는 2021재팬무비페스티벌 ‘오즈 야스지로 감독전: 오늘도, 안녕하세요’가 3월 12일부터 21일까지 아트나인에서 열린다. <만춘> <오차즈케의 맛> <동경 이야기> <안녕하세요> <가을 햇살> <꽁치의 맛>이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이번 감독전을 포함해 오즈와 처음 만나게 될, 혹은 다시 만나게 될 이들을 위해 특별한 안내서를 준비했다.

<씨네21>은 먼저 공부의 대상이 아닌 주체적인 해석과 감상을 자극하는 고전으로서 오즈와 (다시) 만날 것을 제안하려 한다. 이어지는 오즈 야스지로 초심자를 위한 가이드는 그의 영화를 한번도 보지 못한 이들에게 솔깃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남매의 여름밤> 김기현 촬영감독이 오즈의 촬영을 분석했고, 미식가로 정평이 난 이주익 보람영화사 대표는 <꽁치의 맛>의 음식에 집중한 흥미로운 글을 보내왔다. 오즈 야스지로의 에세이와 일기, 편지를 엮은 <꽁치가 먹고 싶습니다>를 번역한 박창학 작사가는 오즈의 시대와 지금 우리의 시대, 그의 영화가 어떻게 시간을 이기고 사랑받을 수 있는지 애정을 표했다.

<만춘> 이후 오즈의 세계에 합류한 하라 세쓰코의 캐릭터와 인생을 꼼꼼하게 탐구한 글은 미처 몰랐던 배우 개인의 이야기를 알려줄 것이며, 오즈 영화의 빈 공간을 탐구한 오진우 영화평론가의 비평은 누군가 떠난 뒤에도 여전히 공간에 머무르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마지막으로 <안녕하세요>를 통해 오즈 영화를 좋아하게 됐다고 고백한 이종산 작가는 영화 속 주전자의 매력을 예찬했다. 각 분야 창작자의 세계와 오즈의 그것이 부딪치며 조형된 다채로운 결과물을 하나씩 확인하면서, 관객 각자의 사적인 오즈 역시 떠올려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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