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탈(솔로 탈출)을 꿈꾸던 나는 그렇게 그를 만났다(롤플레잉)>
유튜브 ‘굉장한 여자 굉여’
베를린에 거주 중인 레즈비언 유튜버 굉여의 영상 시리즈는 망한 소개팅 VR 같다. 거만하게 예술 얘기를 늘어놓는 ‘홍상수 레즈’, 노력은 하는데 끌리지 않는 열정의 연하 레즈 등 생생하게 거슬리는 캐릭터들과 비대면 데이트를 체험해보자. <으랏파파> 새 시즌에 천재 연기자 굉여의 특별 출연이 이루어지길 기도하게 된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유튜브 ‘성신여대 총학생회’
여대가 공학보다 안 좋은 이유로 “여대 가면 CC 못한다”라는 얘기가 진지하게 나돌았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성신여대 제33회 총학생회 ‘다원’에서 기획·제작한 3부작 웹드라마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은 수아(이율아)와 학생회 선배 우정(김은정), 우정의 친구 유진(송혜빈)을 중심으로 설레는 캠퍼스 연애와 아련한 짝사랑을 그린다. 누군가만 몰랐을 뿐 늘 있던 이야기.
<그들>
감독 넬슨 크래그 / 아마존 프라임
불만에 찬 얼굴로 내 집 앞을 서성이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일이 며칠이나 반복된다면? 친절이 아닌 교묘한 괴롭힘이 분명하다. 1916년부터 1970년까지 아프리카계 미국인 약 600만명이 차별이 만연한 남부를 벗어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으나 이주한 곳마다 백인들의 냉대를 받았다. 헨리(애슐리 토마스)와 리비아(데보라 아요린드) 부부도 같은 문제를 겪는데, 설상가상으로 새집에서 초자연적인 현상까지 벌어진다. 드라마 <그들>은 <어스> <겟 아웃> 등 블랙시네마 공포 장르의 영향 아래 놓인 수작이다.
<썬더포스>
감독 벤 팰콘 / 넷플릭스
<썬더포스>는 히어로영화의 공식을 여성 캐릭터에게 부여하면서도 비틀기를 꾀한 영리한 코미디영화다. 과학으로 세상을 구하겠다는 에밀리(옥타비아 스펜서)와 방법은 몰라도 정의감이 넘치는 리디아(멀리사 매카시)는 학창 시절 절친했던 사이다. 에밀리는 ‘토니 스타크’에 버금가는 과학자이자 기업가가 됐고 리디아는 트럭 운전사로 살아가고 있다. 뜻하지 않게 에밀리가 개발한 초능력 혈청을 맞은 리디아는 괴력을 갖게 되면서 도시를 구하는 히어로 ‘썬더포스’가 된다.
<이것은 강도다: 세계 최대 미술품 도난 사건>
감독 콜린 바니클 / 넷플릭스
소란으로 출동했다는 경찰은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총을 들이대며 말한다. “이것은 강도다.”(This Is a Robbery) 미국 보스턴이 흥청망청 취했던 1990년 성 패트릭 데이. 경찰로 위장한 강도들이 이사벨라 스튜어트 가드너 박물관을 털었다. 렘브란트, 페르메이르, 마네, 드가의 그림을 도둑맞은 박물관은 3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작품을 찾지 못했다. 다큐멘터리는 이 사건을 차근차근 복기할 뿐만 아니라 어둠의 세계에서 미술품이 어떤 복합적인 기능을 하는지에 대해서도 논의를 넓혀나간다.
<웨스트월드>
감독 리처드 J. 루이스 외 / 왓챠
웰메이드 SF 서부극 <웨스트월드>를 왓챠에서 볼 수 있다.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웨스트월드>는 1973년 만들어진 율 브리너 주연의 영화 <웨스트월드>를 원작으로 한 <HBO> 시리즈다. 웨스트월드는 서부 개척 시대를 소재로 한 테마파크다. 이곳에 사는 안드로이드들은 자신이 안드로이드란 사실도 모른 채 입력값에 따라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행동한다. 그 덕분에 큰돈을 내고 입장한 손님들은 거친 서부 시대의 환상을 안전하게 체험할 수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부 안드로이드가 입력값과 다른 행동을 보인다.
<더 서펀트>
감독 톰 생클랜드 외 / 넷플릭스
<BBC One>과 넷플릭스의 만남이다. <더 서펀트>는 1970년대 ‘비키니 살인마’로 불렸던 실제 범죄자 찰스 소브라즈를 소재로 한 드라마다. 소브라즈는 타이와 네팔, 인도를 여행하는 히피들에게 부유하고 친절한 보석상으로 위장해 접근해서 살인을 저지르고 돈을 강탈한 인물로, 거대한 뱀을 뜻하는 드라마의 제목은 악랄한 소브라즈를 은유한다. 영화 <예언자>의 타하르 라힘이 소브라즈로 분하고 <닥터 후> 시리즈의 제나 콜먼이 소브라즈와 범죄에 가담하는 여자 친구 마리앙드레 르클레르를 연기한다.
<화녀>
감독 김기영 / KMDb
2021년 4월은 배우 윤여정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4월 25일에 열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뿐만 아니라, 1971년 4월에 개봉한 그의 첫 영화 <화녀>가 개봉한 지 꼭 50년이 되는 때이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상경한 명자(윤여정)는 ‘잘 사는 법’을 가까이에서 보고 배우기 위해 중산층 가정의 식모로 취직한다.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집주인 동식(남궁원)의 아이를 갖게 된 명자는 양 갈래 머리를 하고 수줍게 웃던 처음의 모습과 달리 슬픔과 복수심에 불타는 여성으로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