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리뷰]
영화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 부산에서 서울까지 470km의 달리기 여정에 나선 청년 권무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영화
2021-04-21
글 : 오진우 (평론가)

야밤에 뛰는 한 사나이가 있다. 그의 이름은 권무순. 무순은 사회가 이미 정해놓은 수많은 카테고리 안으로 편입되기를 거부한다. 그는 단지 자기 자신이길 원한다. 무엇으로도 규정되지 않는 삶. 다시 말해 그것은 무엇이든 가능한 삶일 것이다. 무순은 그러한 삶을 살아보려 한다. 그는 아침에 샌드위치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간다. 나머지 시간엔 ‘바나나 우주선’이란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하고, 사각 링 위에선 프로 복싱 선수로 경기를 펼친다. 그의 다음 도전은 장거리달리기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는 부산에서 서울까지 470km의 달리기 여정에 나선 청년 권무순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영화다. 이 여정에 무순의 아르바이트 동료 태원도 참여한다. 달리고만 싶은 무순은 그렇지 않은 태원과 티격태격한다. 이들은 서로의 불만 사항을 이야기하며 타협점을 찾고 간격을 좁혀나간다.

이때 카메라는 반대편에서 옆모습을 담거나 주로 뒤에서 이들의 모습을 따라간다. 카메라는 이들의 뒤에서 마치 응원이라도 하듯이 연신 쫓아간다. 영화는 달리기 여정보다 인터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인상을 주며, 집중력이 떨어지지만 권무순이란 한 개인이 내뿜는 매력이 영화 전체를 끌고 간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 등 유수의 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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