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극장판 콩순이: 장난감나라 대모험' 이선명 감독, 변권철 스튜디오 모꼬지 대표 - "TV에서 표현 못한 콩순이의 풍부한 표정 담았다"
2021-05-12
글 : 배동미
사진 : 오계옥
변권철 대표, 이선명 감독(왼쪽부터).

-극장판 작업은 TV와 많이 달랐나.

변권철 완전히 다르다. 처음부터 새로 만들어야 했다. TV애니메이션을 볼 때와 디즈니 영화를 볼 때 느낌이 다르잖나. 극장판은 이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기 위해 영화관에서 구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영상미를 노려서 제작했다.

이선명 TV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디테일과 캐릭터의 성격, 그리고 표정을 풍부하게 표현했다. TV시리즈 <콩순이>가 10가지 표정을 가졌다면 극장판에서는 그 10가지 표정 사이사이에 해당하는 중간 표정을 다양하게 만들었다.

-<콩순이>를 오랫동안 작업해온 두 사람이 보기에 콩순이의 매력은.

이선명 콩순이는 정말 그 나이대 아이 같다. TV시리즈를 본 엄마들도 자신의 아이 같은 느낌이라고 하더라.

변권철 콩순이는 남자애 같은 면도 있고 여자애 같은 면도 있다. 밤이는 남자아이, 송이는 여자아이의 전형성을 띤 캐릭터라면 콩순이는 남자아이 부모도 공감할 수 있고, 여자아이 부모도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다.

이선명 밤이와 송이에 대해 덧붙이자면, <콩순이>를 보는 아이들이 어린이집을 가는 나이이기 때문에 작품을 보고 친구들간 관계성에 대해 학습할 수 있어야 한다. 콩순이와 다른 성격과 성별을 가진 친구들이 등장해야만 느끼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의도된 설정이다.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하는데 셰이딩(애니메이션에서의 음영 처리-편집자)이 가장 어려웠던 캐릭터는 누구인가.

이선명 토끼인형 토토. 털을 표현하는 게 어려웠다. 로드무비라서 배경 작업도 만만치 않았다. 한정된 예산에서 볼거리를 최대한 제공하려고 로드무비로 정하고 배경을 계속 바꿨다.

변권철 우리끼리는 뼈를 갈아넣었다고 말한다. (웃음)

-두분 다 애니메이션을 전공했나.

변권철 애니메이션 전공자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보는 걸 좋아해서 전공을 택했다. 원래 생각한 진로는 종이에 그리는 만화였는데 내가 그린 그림들이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작업을 하고 너무 감동받았다. 그길로 애니메이션만 했다.

이선명 제품디자인을 전공했다. 제품디자인 전공자도 3D를 배우는데, 그땐 순진하게 2D 작업처럼 많은 인력이 투입되지 않아도 소프트웨어만으로 내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겠다 싶었다. 후에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됐지만. (웃음)

-구체적으로 아이들을 위한 애니메이션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나.

이선명 애니메이션 시장이 아동용으로 형성되다보니까 작업자 겸 감독이 됐다. 우리 아이들이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을 보고 컸으면 좋겠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좋은 해외 작품도 있지만, 애니메이션에 담기는 디테일과 시대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한국 아이들에게 와닿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변권철 애니메이션 시장이 아이들 위주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확실히 애니메이션이 아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아이들이 어른들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를 보겠나, 예능 프로그램을 보겠나. 내 아이들도 두돌이 됐는데 정말 신기할 만큼 애니메이션을 좋아한다. 이 장르를 하면서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 아이들이 보는 콘텐츠인데 허투루 만들면 안된다.

-두분 다 자녀가 있나.

이선명 콩순이가 딸이다. (웃음) 미혼인데 6~7년간 <콩순이> 작업을 하면서 콩순이를 딸처럼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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