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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ME CINEMA] 유튜브 '딩동댕대학교', 현대인을 위한 기초 교양
2021-05-14
글 : 최지은 (작가 <이런 얘기 하지 말까?>)

<링딩동>과 암욜, 아니 < U R Man >을 이을 만한 수능 금지곡이 세상에 나왔다. “낄희 교수님의 교오양 강좌~ 좋↗아↘ 좋↗아↘ 좋↗아↘ 좋↗아↘ 낄희 교수님을 사아랑해요~ 좋↗아↘ 좋↗아↘ 좋↗아↘ 좋↗아↘.” 보라색 코끼리 인형이 제자들과 화기애애하게 차 마시는 영상과 함께 울려 퍼지는 화려한 합창에는 은은하게 광기 어린 중독성이 있다. 그러나 다행히 EBS <딩동댕대학교>에서는 수능과 무관하게 누구든 수업을 들을 수 있다. 그중 ‘낄희 교수님의 교양 수업’은 왠지 KBS <아침마당>을 보는 듯 다정한 목소리의 ‘낄희’ 교수, 늘 한숨도 못 잔 듯한 눈을 한 대학원생 부엉이 조교 ‘붱철’이 진행하는 짤방 탐구 토크쇼다.

출발은 짤방이지만 이 시대의 ‘어른이’라면 한번쯤 생각해볼 만한 주제를 가벼운 형식에 담아 어떻게든 전달하고야 말겠다는 야심을 보여준다. 첫 수업 ‘대머리의 사랑법’에서는 일찍 탈모가 진행되어 괴로움을 겪었던 두 남성이 출연해 연애 과정에서의 코믹한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자신도 ‘탈모짤’을 보고 웃은 적이 있다는 고백을 웃으며 보다가 “비탈모인이 탈모에 대해 농담할 때 정색하면 내가 나쁜 사람이 되더라”라는 속내까지 듣고 나면 처음의 질문을 한번 더 생각할 수밖에 없다.

“대머리의 사랑이 그렇게 웃긴가요?” 그러게, 왜 웃길까? ‘왜 ~하는가?’라는 질문이 필요한 곳은 곳곳에 있다. ‘우리는 왜 남의 엄마를 욕하는가?’ 수업에서는 흔히 사용하는 ‘느금마’ 같은 욕설이 얼마나 오랜 계보를 거쳐왔고 동서양에 널리 퍼져 있는지를 설명하며 언어표현 속의 여성 혐오를 지적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겪어온 미디어의 공격과 친부에 의한 재정권 통제 등 여성 연예인의 인권침해 이슈에 자신의 경험을 더해 들려주는 외부 강사는 원더걸스 멤버였던 핫펠트다. 그러니 ‘전 우주인의 교양 증진과 인성 함양’이라는 웅대한 목표를 가진 이 신흥 명문대 수업을 한번 청강해보길 권한다. 야, 너도 들을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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