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스페셜] '크루엘라' 미리 보기, 새 시대의 디즈니 악녀가 온다
2021-05-25
글 : 조현나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역 크루엘라는 어떻게 주인공이 되었나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새로운 빌런의 등장이다. <크루엘라>는 <101마리 달마시안>의 악역 크루엘라를 주인공으로 하되 1970년대 런던을 배경으로 그를 새롭게 재창조한 영화다. 패션에 대한 재능은 뛰어나지만 이를 발휘하지 못하던 ‘에스텔라’가 런던 패션계의 1인자 바로네스 남작 부인을 만난 뒤 ‘크루엘라’로 변화하는 과정을 흥미롭게 조명한다. <크루엘라>는 2021년 5월 26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를 관람하기 전, <크루엘라>의 기대 포인트를 몇 가지 소개한다. 영화를 연출한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과 의상을 담당한 제니 비반 의상감독의 인터뷰도 함께 전한다.

화이트, 블랙, 레드. 크루엘라는 정확히 세 가지 색으로 그려낼 수 있는 인물이다. 창백한 피부에 머리의 반은 화이트, 반은 블랙으로 물들이고 레드 립을 고수하는 크루엘라는, 다채로운 색감의 다른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외형에서부터 완전히 차별화된 인물이다. 크루엘라는 애니메이션 <101마리 달마시안>에 등장한 빌런이다.

독특한 점은 다른 빌런들처럼 마녀의 모습으로 등장하거나(<잠자는 숲속의 공주>),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할머니와 같은 존재로 변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백설공주>). 런던 거리를 활보하는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빌런 중 가장 현실에 있을 법한 빌런이었고, 그 점이 관객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제 기존의 크루엘라는 잊어도 좋다. <크루엘라>는 원작 캐릭터에 ‘패션 디자이너’라는 꿈과 ‘에스텔라’라는 정체성을 부여해 완전히 새로운 ‘크루엘라’를 소개하기 때문이다.

현실적 양면성을 담아내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크루엘라>는 에스텔라(엠마 스톤)가 크루엘라로 변모하기 전, 그의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를 시작한다. 학교에 입학한 순간부터 자신이 남다르다는 것을 안 에스텔라는 새출발을 꿈꾸며 런던으로 이주한다. 패션 디자이너가 되고 싶어 리버티 백화점에서 일을 하던 에스텔라는 백화점에서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바로네스 남작 부인(엠마 톰슨)을 마주한다. 남작 부인은 에스텔라의 재능을 알아보고 자기 회사의 디자이너로 고용한다. 남작 부인의 밑에서 일하던 중 에스텔라는 그의 실체를 깨닫고 크루엘라로 변한 뒤 세상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크루엘라 역을 맡은 배우로 엠마 스톤이 발표됐을 때 영화 팬들은 환호했다. 반은 하얗게, 반은 까맣게 머리를 물들인 엠마 스톤의 팬아트 그림들이 SNS에 여러 차례 포스팅될 정도였다. 하지만 엠마 스톤은 관객의 기대를 넘어 흑백의 크루엘라뿐만 아니라 그의 또 다른 자아인 에스텔라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엠마 스톤은 “누구에게나 있는 양면적인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운 도전”이었다며 촬영의 후일담을 전했고, 연출을 맡은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정교하게 춤을 추듯 캐릭터의 미묘한 측면들을 보여줬다”며 엠마 스톤의 연기를 극찬했다. 엠마 스톤이 춤추듯 그려낸 크루엘라와 에스텔라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

제작진 또한 에스텔라와 크루엘라를 구현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제니 비반 의상감독은 독일의 펑크록 가수 니나 하겐의 사진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에스텔라의 펑키한 의상을 디자인했고, 크루엘라의 경우 블랙 앤드 화이트, 그레이 레드가 섞인 세련된 스타일의 의상을 제작했다.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크루엘라를 떠올릴 때 1970년대 펑크록 가수 블론디를 참고했다”고 전한다. 블론디가 짙은 눈화장, 레드 립을 선호하는 밝은 금발의 뮤지션이었음을 감안한다면 현재의 크루엘라가 어떻게 완성됐는지 직관적으로 연상해볼 수 있다.

나디아 스테이시 분장감독은 크루엘라가 의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메이크업, 헤어를 시도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240개의 가발을 제작해 매번 다른 스타일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반면 에스텔라는 곱슬기 있는 붉은 머리를 고수한다. 크루엘라와 에스텔라, 확연히 구분되는 외형 외에 둘의 내면은 얼마나 다를지 쉽게 짐작하기 어렵고, 그렇기에 더 궁금해진다.

현실 배경의 디즈니 애니 실사화 작품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크루엘라>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는 바로 남작 부인이다. 그는 <크루엘라>에서 새롭게 창조된 캐릭터인데, 자신의 브랜드 ‘하우스 오브 바로네스’를 운영하며 1970년대 런던 패션계를 주름잡던 인물이다. 그는 에스텔라에게서 크루엘라의 정체성을 이끌어내는 장본인으로, 제작진은 “남작 부인이 없었다면 크루엘라도 없었을 것”이라 강조한다. 남작 부인을 연기한 엠마 톰슨은 “남작 부인이 크루엘라가 변하는 계기가 된다는 게 슬프면서도 굉장히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했다”며 극에 몰입하게 된 과정을 밝혔다.

크루엘라와 남작 부인, 두 패션 디자이너의 스타일도 확고히 다르다. 크루엘라가 블랙 앤드 화이트의 펑크록 뮤지션을 연상시킨다면, 남작 부인은 고풍스러운 귀족의 모습에 가깝다. 제니 비반 의상감독은 디올에서 영감을 얻어 브라운, 골드 계열의 실크, 더치스 새틴 등의 옷감을 활용해 남작 부인의 의상을 디자인했다고 한다.

스타일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성격 차이도 분명해 보인다. <크루엘라>의 예고편에서 남작 부인은 의상을 수정하다 자신의 실수로 에스텔라가 손을 벴는데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는다. 짧은 신이지만 냉철하고, 타인보다 자신의 작업을 중요시하는 그의 성격을 유추해볼 수 있다. 엠마 톰슨은 남작 부인을 두고 “진정 자신만을 위해 욕심을 부리는” 인물로 소개한다. 그의 한줄 설명이 남작 부인이 자신의 것을 지키기 위해 벌일 다양한 사건들을 상상해보게 한다.

<크루엘라>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영화 중 동화 속 세계가 아닌 현실 세계를 배경으로 한 최초의 작품이다. 때문에 제작진은 1970년대 런던의 실제 패션과 음악, 문화 등을 적극적으로 차용해 인물과 영화 속 배경들을 구현했다. 연출은 맡은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은 라이벌 폭행 사건으로 화제가 된 피겨스케이팅 선수 토냐 하딩의 이야기를 다룬 <아이, 토냐>로 제75회 골든 글로브 작품상 후보에 노미네이트된 바 있다. 크레이그 길레스피 감독이 완성한, 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빌런의 이야기는 어떨까. 그는 자신의 필모그래피, 그리고 디즈니의 역사에 ‘크루엘라’라는 독특한 악당의 이름을 새로이 올릴 수 있을까. 5월 26일, 이 궁금증의 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크루엘라>의 음악들

당신을 1970년대로 초대할 15곡의 사운드트랙을 소개한다. <크루엘라>의 공식 O.S.T는 5월 21일(현지시간) 공개될 예정이다.

<Call Me Cruella> 플로렌스 앤 더 머신

<Bloody Well Right> 슈퍼트램프

<Whisper Whisper> 비지스

<Five to One> 도어스

<Feeling Good> 니나 시몬

<Livin’ Thing> 일렉트릭 라이트 오케스트라

<Whole Lotta Love> 아이크 & 티나 터너

<Fire> 더 오하이오 플레이어즈

<Stone Cold Crazy> 퀸

<One Way Or Another> 블론디

<Should I Stay or Should I Go> 더 클래시

<I Love Paris> 조지아 깁스

<Love Is Like A Violin> 켄 도드

<I Wanna Be Your Dog> 존 맥크레

<Come Together> 아이크 & 티나 터너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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