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모든 것에 귀신이 있다고 믿습니다. 죽은 사람의 영혼뿐만 아니라 집안에, 숲, 산, 나무, 논밭에도 전부 귀신이 있다고 믿습니다." 지난 6월 4일, <랑종>의 예고편이 공개됐다. 태국어로 ‘무당’을 의미하는 제목의 <랑종>은 태국의 한 무당 가문에게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현상을 담은 영화다. ‘<곡성>의 나홍진 감독 제작’, ‘<셔터>의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 연출’, 이들이 전하는 ‘태국의 샤머니즘에 관한 이야기’. 예고편을 통해 공개된 몇 가지 키워드만으로 <랑종>은 관객의 폭발적인 관심을 이끌어냈다.
오는 7월, 영화가 개봉하기만을 기다리는 관객들을 위해 미리 알고 보면 좋을 <랑종>의 3가지 관람 포인트를 소개한다.
극한의 공포를 선사하는 두 감독의 만남
나홍진 감독과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이 합을 맞춘다는 소식만으로 <랑종>은 제작 초기 단계부터 크게 주목받았다. <기생충> <아가씨> 등을 배급한 프랑스의 조커스 필름은 <랑종>의 프랑스 배급을 일찍이 결정해 둔 상태. <랑종>은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직접 메가폰을 잡진 않았으나 <랑종>의 기획과 제작은 물론, 시나리오 원안까지 집필했다. <랑종>의 연출을 맡은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은 태국의 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로, 장편 데뷔작 <셔터>로 ‘천재’란 찬사를 얻었다. <셔터> 이후에도 <샴> <포비아> 시리즈 등의 공포 영화를 연출했고 2013년 <피막>으로 태국 최초로 1천만 관객을 동원했다. 2016년 <원 데이>라는 로맨스 영화를 만들기도 했으나,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은 <랑종>을 통해 공포물에 특화된 자신의 장기를 다시 한번 양껏 발휘했다.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무당 가문의 이야기
<랑종>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태국의 무당 ‘님’은 가문의 대를 이어 조상신 ‘바얀 신’을 모신다. 어느 날부턴가 ‘님’의 조카 ‘밍’이 이상 증세를 보인다. ‘님’의 노력에도 ‘밍’의 상황은 점차 악화된다. 한편 무당을 취재하기 위해 ‘님’과 동행했던 촬영팀은 신내림이 대물림되는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님’과 ‘밍’, 그리고 이들 가족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너 누구야.” “네가 맞춰봐, 내가 누구인지.” 검은 물을 토하고 괴로워하다 돌연 섬뜩한 웃음을 짓는 ‘밍’의 모습은 찰나의 순간에도 소름이 돋게 만든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극중 촬영팀의 카메라엔 무엇이 담겨있을지 가히 예측조차 하기 어렵다.
‘모든 것에 혼이 깃들었다’고 믿는 그곳, 태국의 이산 지역
태국은 불교국가지만 한국과 같이 전통적인 토속신앙을 믿는 주민들이 많다. 태국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싼 프라품’이라 불리는 작은 사당들도 곳곳에 존재하는 귀신을 기리기 위해 설치된 것들이다. <랑종>의 배경지인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종교가 생겨나기 이전부터 이산 지역에는 뿌리 깊은 토속 신앙이 존재했다.
크고 작은 신당, 그곳에 제물을 바치고 기도하는 사람들, 집집마다 걸린 붉은 티셔츠들까지. 이곳 주민들의 믿음대로 모든 곳에 실제로 귀신이 존재하는 것일지, 오는 7월, <랑종>의 주문에 귀 기울여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