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기후행동 김유진, 김도현 활동가의 줌터뷰 ②
2021-06-23
글 : 남선우
다큐멘터리 <그레타 툰베리>, 기후 운동가가 필요 없는 세상이면 좋겠는데 쉽지는 않겠지?
줌터뷰에 참가한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유진, 김도현, 그레타 툰베리.

지난 6월 8일, 영화 상영을 앞둔 스크린 하단에 진한 고딕체의 문구가 박혔다. ‘그레타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영화 <그레타 툰베리> 언론배급 시사회 현장에서였다. 주인공 이름 뒤에 과감한 동사를 붙이고 등장한 이들은 한국의 청소년기후행동 소속 활동가들. 연설이 시작되자 툰베리와 더불어 환경 운동에 목소리를 보태겠다는 뜻인 줄 알았던 문장이 품은 다른 맥락이 전해졌다. 청소년기후행동은 한명의 아이콘이 아닌 정부, 나아가 정치권 전체의 노력으로 기후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구 평균온도 상승을 유엔 산하 정부간 협의체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가 권고하는 1.5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즉각 중단하고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할 것.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를 2017년 배출량 대비 70% 이상 감축할 것 등이 그들이 국가에 원하는 바이다. 2022년 대통령 선거에서 후보들이 앞다퉈 관련 정책을 내놓길 희망한다는 이들은 기후 위기가 정치적 의제가 되도록 ‘모두의 기후정치 캠페인’을 실시한다. 2018년 국회의원 선거 정국 속 스웨덴 의회 앞에서 툰베리가 그랬던 것처럼.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기후행동의 행보만큼이나 닮은 것은 그들에 대한 세상의 리액션이다. 영화 <그레타 툰베리>가 조명하는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의 현재는 혼란스럽다. 이들의 신념에는 칭찬과 꾸짖음, 선플과 악플, ‘좋아요’와 ‘싫어요’가 함께 붙는다. 기특한 아이들이라는 프레임 밖에는 이들을 성가셔 하는 무리가 있다. 정치권도 예외는 아니다. 청소년 활동가들은 다만 기후 위기의 실질적 당사자로서, 진지한 청자에 목마르다.

이에 <씨네21>은 기후미디어허브의 도움을 받아 다정한 연결을 시도했다.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를 만들어가는 이들이 서로의 고충을 나누고 미래를 도모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의 대담을 진행했다. 툰베리는 한국 동료들과의 대화에 기꺼이 응했고, 청소년기후행동에서는 김유진, 김도현 활동가가 대화에 참여했다. 한날한시 줌(zoom) 화면에 모인 세 활동가는 같은 용기를 낸 서로를 향해 관심과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게 이야기는 내일로 내일로 뻗어갔다. 세 사람이 영어로 나눈 대화를 한글로 옮겨 전한다.

*본 기사는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기후행동 김유진, 김도현 활동가의 줌터뷰 ①> 에서 이어집니다.

한국에서 기후 운동을 할 때 가장 큰 방애물은 뭐였어?

그레타 툰베리를 필두로 한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 시위.

도현 내가 영화에서 제일 좋았던 부분은 너와 네 아버지의 관계를 보여준 대목이었어. 아버지가 처음에는 너를 걱정하시다가 점점 너를 지지해주시잖아. 그 과정이 나와 우리 부모님 사이에서 똑같이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에 공감이 많이 됐어. 또 재밌었던 장면은 네가 연설문을 쓸 때 아버지가 옆에서 과격한 단어는 쓰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음에도 네가 아버지의 말을 듣지 않고 그냥 그 단어를 연설에서 써버리는 장면이야. (웃음) 그 장면도 우리 청소년기후행동의 상황과 비슷했어. 나도 연설문을 쓸 때 유진이나 우리 팀 멤버들과 함께하는데, 어떤 표현을 쓸지, 너무 세게 말하는 건 아닌지, 너무 약하게 말하는 건 아닌지 항상 고민하거든. 특히 기후 운동에서는 우리의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하느냐가 너무 중요하니까. 우리의 요구를 정부와 대중에 전달하기 위해 늘 단어를 고르고 또 고르는 것 같아.

유진 네가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뉴욕까지 보트를 타고 대서양을 건너는 여정도 인상적이었어. 2019년 9월이었나? 영화가 네가 힘들어하는 모습과 한편으론 책임감에 압도되는 현실을 그 대목을 통해 잘 보여준 것 같아. 되게 강렬하게 다가왔어.

그레타 맞아. 너희들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은데, 특히 정치인이나 권력자들, CEO 같은 사람들을 만날 때면 항상 비슷한 일이 일어나잖아. 마치 대본이 있는 것만 같아. 어른들은 우리와 셀카를 찍어 트위터에 올리거나, 멋진 기후 활동가들을 만났다고 SNS에 쓰곤 하지. 그런데 그 후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고 또 그런 일이 계속 반복되기만 해. 내 경험에 따르면 거의 모든 나라의 정치인들이 그런 것 같아. 처음에는 그들이 진심으로 이 문제에 신경 쓰고 있지 않은 것 같아서 놀랐어. 그런데 이제는 솔직히 그들의 말장난이 그저 우스워. (웃음) 너희들이 한국에서 기후 운동을 할 때 가장 큰 방애물은 뭐였어?

유진 우리도 몇년 전에 환경부 장관을 만난 적이 있는데 네가 방금 말한 것과 똑같은 느낌을 받았어. 환경부에서는 우리와 가까워 보이게 사진을 찍고 싶어 하고, 우리의 영상을 찍어 올리더라고. 더 재밌었던 건 장관님이 우리한테 계속 열심히 활동하라고, 그럼 환경부가 그 발자취를 따라가겠다고, 우리가 대중의 관심을 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하신 거야. 왜 그런 기분을 느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왠지 터무니없이 느껴졌어. 환경부가 제대로 된 계획을 세워서 기후 위기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줘야 하는 거잖아. 그런데 정부는 그저 앉아서 자기들이 할 일을 우리한테 맡기는 것 같았달까. 스웨덴에서는 어떨지 모르겠는데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의 정치적 행동이 그다지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 같을 때도 많아. 청소년을 정치와 떨어뜨려놓고 생각하고, 순수하고 비정치적인 존재로만 바라보는 오랜 경향이 있거든. 그러다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갑자기 우리가 어엿한 시민이길 바라지. 우리는 18년, 19년 동안 전혀 그런 대우를 받지 못했는데 말이야.

도현 맞아. 최근 몇년간 한국에서 기후 위기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맞지만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기후 위기를 주요한 이슈로 다루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주류의 어젠다는 전혀 아닌 거지. 그래서 아직도 환경운동가라고 하면 단순히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보거나, 급진적이고 과격한 생태주의자로 보는 시선이 많아. 군소 정당들만이 우리가 원하는 실질적인 정책을 발표하고 있고, 정부에서는 205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 공약을 내세우는 등 진짜로 행동하기보다 수사에 가까운 이야기만 하고 있는 것 같아. 그런 점이 안타깝지.

유진 <그레타 툰베리> 다큐멘터리를 보니까 스웨덴의 상황도 다르지 않아 보였어. 영화 초반에 네가 아버지와 녹색당의 지지율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이 나오잖아.

그레타 여기서도 환경 문제는 아주 마이너한 토픽이야. 기후 위기가 전혀 진지하게 논의되지 않고 있지. 사람들도 이 문제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 신경 쓰거나 이해하지 못해. 스웨덴의 녹색당을 비롯해 다른 나라의 녹색당들도 이름만 그럴 뿐 그다지 환경 친화적인 것 같지 않고. (웃음) 그래도 무작정 상황이 바뀌지 않을 거라고 낙담하고 싶지는 않아. 긴 시간이 걸릴 테니 인내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너희가 말했듯이 환경 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정말 낮잖아. 각자의 방법으로 그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 여기 모인 우리가 노력해야 할 부분인 것 같아.

유진 그렇다면 정치인이나 기업인들이 우리를 홍보 수단으로만 이용하려고 할 때 우리는 어떻게 우리한테 유리한 쪽으로 그들의 영향력을 활용할 수 있을까? 그게 늘 고민인데 아직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찾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 그레타의 인사이트가 궁금해.

그레타 그건 정말 중요하고도 어려운 작업인데, 한 가지 팁을 주자면 그 사람들과 사진 찍을 때 너무 웃거나 좋아라 하면 안될 것 같아. 되게 재밌는 게, 청소년 기후 운동가들은 정치인들과 사진 찍을 때 대부분 화난 듯한 무표정을 지어. 그게 우리 기분을 대신하는 거지. 우리가 그들과의 대화를 즐기지 못했다는 걸 보여줄 수 있는 거야. (웃음)

도현 기후 운동을 다루는 미디어에 대해서도 얘기해보고 싶어. 네 다큐멘터리를 보면 네가 언론으로부터 공격적인 주목을 받는 대목이 나오잖아. 청소년기후행동도 기후를 위한 결석시위를 하고 처음 언론의 주목을 받았을 때는 더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관심을 가질 거란 생각에 기뻤지만 점점 이게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걸 깨달았어. 미디어에서는 우리를 그저 기특한 아이들로 비추는 등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우리의 한면만을 부각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어. 그게 때로는 좌절감을 주기도 하더라고.

그레타 언론사에서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서 클릭하고 싶게 만드는 헤드라인을 뽑아내잖아. 우리가 어떤 말을 해도 그저 화난 10대들로 묘사하곤 하지. 우리가 실제적으로 한 말에 관심을 가지지 않고 말이야. 예를 들어 내가 탄소 예산이나 실제적인 과학 얘기를 하면 기사로 잘 나가지 않더라고. 너무 복잡하니까. 언론이 주목해야 마땅할 일에 주목하게 만드는 건 어렵지만 우리가 언론의 주목을 전혀 받지 않는 것보다는 나은 것 같기도 해. 물론 기후 위기 그 자체보다 운동가 개인에게 집중하는 행태만큼은 정말로 이상하다고 생각해.

유진 맞아. 여기 있는 우리보다 더 오래 환경 운동을 해온 사람들도 있는데 그들이 상대적으로 덜 부강한 나라에 살고 있기 때문에 미디어에 전혀 노출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

그레타 미디어에서의 기후 운동 재현에 정말 큰 문제가 있어. 특정 지역 운동가들에게만 관심이 집중되는 현상 때문에 정말 들려야 할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못하는 상황인 거지. 그게 진짜 우리가 바꿔야 할 상황이야. 기후 위기의 영향이 큰 지역의 사람들의 목소리가 더 들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또 하나의 도전이 되지 않을까 싶어.

도현 기후 위기 내러티브에서의 또 하나의 문제점은 정부가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정책적 변화를 논하기보다 시민들에게 재활용이나 분리수거 같은 작은 행동을 강조한다는 거야. 그래서 한국의 청소년기후행동이 그런 전개를 바꾸고, 정치인들이 기후 위기를 주류 정치의 어젠다로 삼게 하고 싶어. 내년 3월에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있는데 우리는 대통령 후보들이 기후 위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를 요구하고 있어. 지금 정치인들은 전혀 그러고 있지 않거든. 그래서 우리는 다큐멘터리 <그레타 툰베리>가 대중의 관심을 얻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글로벌 아이콘이나 훌륭한 청소년 한명이 아니라 정치적인 변화라는 걸 알렸으면 좋겠어.

그레타 맞아. 우리가 지금 필요로 하는 건 시스템의 변화와 그 시급성에 대한 인식이야. 물론 개인적인 행동 또한 중요하지. 사람들 개개인이 환경 친화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것도 필요해. 다만 국가 단위의 실질적인 시스템의 변화 없이는 부족하다는 거지. 정치인들이 책임감을 외면하고 국민들에게 책임을 돌린다면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야. 왜냐하면 우리가 개인으로서 할 수 있는 건 비행기를 덜 탄다거나, 비건이 되거나 하는 일들인데 그것들도 당연히 좋지만 개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민주주의 시민으로서 행동하는 거라고 생각해. 진짜 시스템의 변화를 위해서는 그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어.

유진 그게 우리가 정치권에서 기후에 대한 담론의 장이 더 넓어지기를 바라며 ‘모두를 위한 기후 정치’라는 제목으로 캠페인을 펼치는 이유이기도 해. 당장 내년에 있을 대통령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넘어 기후 위기와 기후 대책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가 한국 정치권에 자리 잡기를 바라고 있어. 혹시 그레타가 한국의 정치인들이나 영화를 볼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을까?

그레타 하고 싶은 말이 정말 많아. 네가 아까 말했듯이 한국도 다른 여러 나라들처럼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발표했고, 오는 10월에 2030년 단기 목표치를 새로 발표한다고 선언한 것으로 알고 있어. 그러나 이런 불충분한 약속에 만족해서는 안될 것 같아. 그래서 청소년기후행동이 활동을 계속해줬으면 좋겠고, 긴 싸움에 있어 인내심을 갖고 서로를 돌봤으면 해. 이 위기를 진짜 위기로 대하면서 말이야.

기후 활동가들간의 특별한 유대감

2020년 3월, 청소년기후행동은 헌법재판소를 찾아 정부의 기후 위기 방관에 대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도현 긴 싸움을 위해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는 말에 동의해. 이 문제는 하나의 정부가, 하나의 기업이 행동한다고 변하는 게 아니니까.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지. 내 생각에는 이런 이유 때문에 기후 활동가들이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소진되는 게 아닐까 싶어. 그래서 요즘에는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들끼리 자유롭게 어울리거나, 채식 요리를 한다거나, 여행을 한다거나 하면서 의식적으로 휴식을 취하려고 해. 번아웃이 오지 않도록 시간을 갖는 거지. 그레타도 이 활동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궁금해.

그레타 정말 좋은 이야기야. 나도 그런 시간을 가져. 나도 다른 활동가들과 게임을 하거나 피크닉을 가곤 해. 직소퍼즐도 많이 해. 내 책상 위에 항상 퍼즐이 있어. (웃음) 바느질이나 자수 놓는 것도 좋아하고 오디오북도 많이 들어. 반려견과 산책도 하고. 이 활동을 하다보면 지칠 때가 많기 때문에 스스로에게 휴식을 허락해야 한다고 생각해. 무엇보다 기후 운동을 함께하는 커뮤니티 사람들은 항상 나를 환영해주고 받아들여주고 서로를 돌보려고 노력해. 이렇게 친절하고 포용적인 사람들은 만나보지 못했어. 그게 정말 좋아.

도현 기후 활동가들끼리는 특별한 유대감이 쌓이잖아. 남다른 종류의 우정을 만들어가는 것 같아. 이 친구들은 내가 싸움을 지속할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 중 하나야.

유진 맞아. 나는 분노와 두려움 때문에 2019년부터 청소년기후행동에 들어왔어. 내가 생각한 기후 위기의 해결책이 지금 현실에서 얼마나 허술하고 약한지 환상이 깨진 순간이 있었거든. 나 또한 청소년기후행동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덕에 운동을 계속하고 있어. 2019년 9월쯤 크게 번아웃이 온 적이 있었거든. 슬럼프에 빠진 것 같았어. 한달간 거의 아무것도 못하고 어두운 구멍에 빠진 것 같았지. 여기서 만난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구멍에서 나와 활동을 지속하기 어려웠을 거야.

도현 내가 맞닥뜨린 또 다른 어려움은 학교에서 기후 위기에 대해 얘기할 기회가 거의 없다는 거야. 이 문제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활동가 동료들이 있음에도 학교에서는 굉장히 고립된 느낌을 받거든. 대부분의 학교 친구들은 내가 왜 이렇게까지 환경 이슈에 사로잡혀서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지 이해하지 못해. (웃음) 친구들이 나를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것과 별개로 내 뜻을 이해해주지는 못하는 것 같을 때의 외로움이 분명히 있어.

그레타 우리 학교에도 환경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있지만 자기 자유시간을 온통 거기에 쏟는 사람은 없는 것 같아. 학생들이 책임질 문제가 아니니 그게 당연한 거지만 더 많은 사람이 참여했으면 좋겠다고 느끼긴 하지. 학교에서 기후 운동은 특이한 관심사처럼 받아들여지는 것 같아. 너드들이 관심가질 주제처럼 보인달까. 더 많은 사람들이 이게 그 이상이라는 걸 알기를 바랄 뿐이야. (웃음)

도현 그럼 마지막 질문을 할게. 5년 후에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 것 같아? 기후 활동가로서나 개인으로서나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궁금해.

그레타 5년 후엔 내가 기후 운동가가 아니길 바라. 더는 기후 운동가가 필요 없는 세상이면 좋겠는데 쉽지는 않겠지? (웃음) 아마도 기후 운동을 계속해야 할 텐데, 지금은 잘 모르겠지만 고등학교를 끝내고 대학에 가서 하고 싶은 것들을 했으면 좋겠네. 내 인생도 세상도 매주 달라지니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 잘 모르겠어. 너희들은 어떤 계획이 있어?

유진 개인적으로는 대학에서 환경 과학을 배우려고 계획 중이야. 그 생각을 하면 아주 신나. 최근 몇년 동안 이 기후 운동이 빠르게 성장해오는 걸 보면서 크게 감탄했어. 앞으로도 글로벌하게 진행되리라는 걸 알기 때문에 나 또한 어떤 식으로든 그 일부가 되어 5년 후에도 함께하고 싶어.

도현 나도 그래. 언젠가 우리가 원하는 변화를 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어. 처음에는 결석시위로 시작해 이제는 전세계적으로 청소년들이 소송을 청구하거나 콘서트를 열고, 정치인들을 직접 만나는 등 다양한 전략을 취하고 있잖아. 우리와 함께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수도 늘어나고 있고. 그래서 더욱 변화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 관건은 얼마나 빠르게 그 변화를 이룰 수 있느냐는 거겠지? 더는 속도를 늦추지 않기 위해 계속 싸워야 할 것 같아.

그레타 맞아. 나도 사람들이 결국 기후 위기를 피할 수 없는 시간문제라는 걸, 우리가 제시간에 행동한다면 최악의 결과를 막을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리라고 믿어. 가능한 만큼 노력해보기에 너무 늦지 않았어. 하나의 목표에 실패하더라도, 적어도 차선을 위해 계속해서 힘써야 하니까.

유진 그레타도 지금까지 정말 고생 많았고 우리가 항상 서로 연대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주길 바라.

도현 시간 내줘서 정말 고마워. 함께 이야기해서 즐거웠어.

그레타 나도 즐거웠어. 다음에 또 이야기할 수 있기를 바라.

사진제공 영화사 진진, 청소년기후행동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