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한눈에 보는 여고괴담 20년의 역사
2021-06-23
글 : 이주현

<여고괴담>

개봉 1998년 5월 30일 감독 박기형 출연 이미연, 박용수, 김규리, 최강희, 윤지혜, 이용녀

<여고괴담> 20년 역사의 뿌리가 된 작품. 허은영 선생(이미연)이 모교로 부임한 이후 발생하는 일련의 죽음에서 9년 전 학교에서 죽은 허은영의 친구 진주의 흔적이 발견된다. 학교를 떠도는 여고생 귀신의 괴담에 교사의 폭력적 언행, 바닥으로 떨어진 학생 인권, 입시 경쟁에 내몰린 학생들의 이야기를 훌륭히 녹여냈다. 최강희의 복도 점프컷, 핏빛 비가 내리는 교실 등 인상적 기법과 미장센이 오래 회자되었다. 학교가 슬픔과 공포의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알려준 한국 학원 공포물의 신호탄이 된 영화다.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개봉 1999년 12월 24일 감독 김태용, 민규동 출연 김규리, 박예진, 이영진, 공효진

1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로 <여고괴담> 시리즈의 역사에 한획을 그은 작품. 교내 커플 효신(박예진)과 시은(이영진), 이들의 교환일기를 우연히 읽게 된 민아(김규리)를 중심으로 10대 소녀들의 문화를 감각적으로 묘사한다. 옥상 투신자살, 교내 키스 신 등 당시로선 꽤 파격적인 장면들이 그려진다. 한국영화아카데미 동기인 김태용 감독과 민규동 감독이 공동으로 연출했고, 개봉 당시 인터뷰에서 민규동 감독은 이런 말을 했다. “동성애를 다루는 가장 도발적이고 정치적인 방식은 동성애를 정치적으로 다루지 않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만들었다.”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 여우계단>

개봉 2003년 8월 1일 감독 윤재연 출연 송지효, 박한별, 조안, 박지연

간절한 마음으로 소원을 품고 계단을 오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여우계단. 28개의 계단이 29개의 계단이 되고, 소원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저주도 따라온다는 괴담이 주요 설정이다. 죽음과 공포를 유발하는 감정은 경쟁과 질투. 예술고등학교 무용반의 단짝인 진성(송지효)과 소희(박한별),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미술반의 혜주(조안)가 재능에 대한 회의, 흔들리는 우정, 낮은 자존감과 싸운다. 슬픔의 깊이나 자극적인 공포가 파편적으로 제시되는 것은 아쉽지만 흥행에는 성공했다. 윤재연 감독은 ‘여고’괴담을 연출한 첫 번째 여성감독이다.

<여고괴담4: 목소리>

개봉 2005년 7월 15일 감독 최익환 출연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김서형

4편은 목소리만 남아 학교를 떠도는 소녀의 이야기다. 노래 연습을 하다 죽어버린 영언(김옥빈)과 죽은 영언의 목소리를 듣는 단짝 선민(서지혜), 그리고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신비한 소녀 초아(차예련)가 주인공. 죽은 영혼조차 공포와 혼란을 느끼는 대목에서 소녀들의 절박함이 서늘하게 전해진다. 1편의 조감독이었던 최익환 감독이 연출했고, 폐교를 개조한 수련원에서 1박2일간 최종 오디션을 진행해 김옥빈, 서지혜, 차예련 세 배우를 최종 선발했다. 6편의 주인공인 김서형 배우는 4편에 음악 선생님으로 출연했다.

<여고괴담5: 동반자살>

개봉 2009년 6월 18일 감독 이종용 출연 오연서, 장경아, 손은서, 송민정

영원히 함께하자는 우정의 서약이 동반자살의 약속으로 이어지면서 5편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언주(장경아)의 투신자살 이후 유진(오연서)과 소이(손은서) 등 남겨진 친구들에게도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다. 평단과 대중으로부터 혹평을 받은 5편은 <여고괴담> 10주년 기념작으로 제작되었으나, 이후 시리즈는 10년의 공백기를 가져야 했다. 10대 소녀들의 마음과 학교의 현실에 깊이 접속하지 못하고 일차원적 공포를 전시하는 데 주력한 것은 안타깝다. 스타 탄생의 산실이었던 시리즈의 전통을 생각하면 배우들의 힘도 약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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