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남동철, 박선영, 박성호), 월드(박도신, 서승희, 박가언), 한국(정한석), 와이드앵글(강소원) 그리고 커뮤니티비프 프로그래머(정미)까지, 부산국제영화제 9인의 프로그래머들이 진심을 담아 추천한 영화들을 소개한다.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추천작
일본 영화의 힘
서아시아권 영화의 매력
박선영 프로그래머 추천작
뉴커런츠의 영화들-<페드로> <붉은 석류> <안녕, 내 고향>
주목해야 할 중국영화-<쓰촨의 신-신 극단>
박성호 프로그래머 추천작
화이트 빌딩/White Building/능 카빅/캄보디아, 프랑스, 중국, 카타르/2021년/91분/아시아영화의 창
유니/Yuni/카밀라 안디니/인도네시아, 싱가포르/2021년/96분/아시아영화의 창
보라색을 좋아해서 보라색 물건이 보이면 훔치는 일도 서슴지 않는 고등학교 3학년 여자 학생의 이야기다. 이 영화를 보고 어른으로서 때로는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청소년의 행동과 심리에 관해 개인적으로도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를 가질 수 있었다. 청소년층을 지지해주는 좋은 어른의 역할을 성찰하게 만든 작품이다.
박도신 프로그래머 추천작
푸른 호수/Blue Bayou/저스틴 전 /미국/2021년/117분/월드 시네마
미국 드라마 <드라마월드>, 영화 <트와일라잇>에 출연했던 한국계 미국인 배우 저스틴 전이 감독 데뷔했다. 영화는 미국에 입양된 한국인 남성의 기구한 일상을 그린다. 저스틴 전은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은 감독이지만 <푸른 호수>를 보고 나면 제2의 정이삭(<미나리>)이 되리란 생각이 들 것이다.
카우/Cow/안드레아 아놀드/영국/2021년/94분/아이콘
처음부터 끝까지 젖소만 나온다. 가끔 사람이 지나다니는 것 말고는 주구장창 키우는 젖소만 나오는데, 계속 보다 보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든다. 지루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을 정도다. 카메라가 젖소의 눈을 클로즈업할 때, 소들이 풀을 뜯다 말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 마치 소들의 얼굴이 꼭 사람의 것처럼 보인다.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은 원래 소가 아니라 닭을 찍을 계획이었다는데, 여러모로 올해 가장 용감하고 특이한 다큐멘터리가 아닐 수 없다.
소울, 영혼, 그리고 여름/Summer of Soul (...Or, When the Revolution Could Not Be Televised)/아미르 “퀘스트러브” 톰슨/미국/2021년/ 117분/와이드 앵글 - 다큐멘터리 쇼케이스
1969년 우드스탁이 한창일 때 동시에 열렸던 뮤직 페스티벌이 있다. 당시에 내로라하는 흑인 뮤지션들이 총출동해 30만 관중을 모은 ‘할렘 컬쳐 페스티벌’이다. 우드스탁만큼이나 큰 규모였고 많은 기록을 남겼지만, 흑인 뮤직 페스티벌이라는 이유로 50년간 사장되어 있다가 이제야 영화화됐고 올해 선댄스에서 처음 공개한 작품이다. 흑인 음악에 왜 ‘소울’이란 수식이 붙는지 피부로 체감할 수 있는 영화로, 다큐멘터리라기보다 한 편의 생생한 공연을 만끽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서승희 프로그래머 추천작
영화제를 찾은 관객 모두를 위한 추천작
베네데타/Benedetta/폴 버호벤/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2021년/131분/오픈 시네마
두시간이 넘는 러닝타임이 한시간으로 느껴질 만큼 몰입도가 뛰어난 걸작이다.
아네트/Annette/레오스 카락스/프랑스/2021년/140분/갈라 프레젠테이션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영화였다. 트래지디 뮤치컬이자 록 오페라.
멈출 수 없는/Inexorable/파브리스 뒤 벨즈/벨기에, 프랑스/2021년/100분/오픈 시네마
불어판 악녀전 혹은 유럽 버전의 <하녀>로 매혹적인 스릴러다.
영화제가 끝나고 극장에서 여유롭게 다시 보고 싶은 영화들
프랑스/France/브루노 뒤몽/프랑스, 독일, 벨기에/2021년/133분/아이콘
거장 브루노 뒤몽과 레아 세두의 만남으로 탄생한 현대의 희비극. 가장 여운이 길었던 영화 중 하나다.
베르히만 아일랜드/Bergman Island/미아 한센 로브/프랑스, 벨기에, 독일, 스웨덴, 멕시코/2021년/113분/아이콘
현실의 인물과 허구의 인물들이 만나서 빚어내는 우아하고 섬세한 소나타.
마르크스 캔 웨이트/Marx Can Wait/마르코 벨로키오/이탈리아/2021년/91분/아이콘
칸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보고 박수치며 많이 울었던 작품이다. 마르코 벨로키오의 그 어떤 작품보다 깊고 아프다.
오노다, 정글에서 보낸 10 000일/Onoda - 10 000 Nights in the Jungle/아서 하라리/프랑스, 일본, 독일, 벨기에, 이탈리아, 캄보디아/2021년/165분/플래시 포워드
형이상학적 모험극. 올해 본 신인 감독의 작품 중 최고다.
파비안/Fabian – Going to the Dogs/도미니크 그라프/독일, 프랑스/2021년/179분/월드 시네마
바이마르 공화국 말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연애 서사극. 시네필이라면 이 영화를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거대한 자유/Great Freedom/세바스티안 마이저/오스트리아, 독일/2021년/117분/월드 시네마
강렬한 오프닝 신과 게이 클럽의 백 룸을 탐험하는 시퀀스 숏은 세바스티안 마이저 감독이 파스빈더의 계보를 이어갈 감독임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