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마른 몸보다 멋진 몸을 갖고 싶어
2021-11-10
글 : 씨네21 취재팀
<골 때리는 그녀들> <스트릿 우먼 파이터> 여자 배구 열풍이 상징하는 미디어 속 여성 재현의 변화, 우먼 파이터들이 만들어낸 한국영화 명장면 <킹덤> 시즌2, <유령>의 이서영 스턴트 우먼 인터뷰

내 생애 축구화를 사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선수를 좋아해서 사는 굿즈가 아니다.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에서 축구에 미친 여자들을 보고 있자니 나도 저들과 같이 미쳐보고 싶었다. 개그우먼 신봉선은 연습장을 못 빌린 게 너무 서러워서 길바닥에 주저앉아 울었다는데, 이렇게 좋아할 것을 왜 그가 40대가 되어서야 축구를 하게 한 걸까? Mnet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출연자들이 레슨을 하는 댄스 학원도 진지하게 알아봤다. 팝핀과 크럼프를 멋지게 보여주는 댄서들의 근육을 뚫어져라 쳐다보면서, 저런 걸 할 수 있는 몸을 가지려면 어떤 운동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학자의 마음으로 분석하곤 한다. 그리고 김연경의 손바닥이, 지소연의 종아리가, 정유인의 어깨가 그 자체로 너무 멋있어 보인다. 최근 여성들의 다양한 운동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미디어가 담는 여성의 신체가 조명받고 있다. 궁극적으로 이 흐름은 여성배우의 움직임을 보다 과감하게 쓰는 시도에 소극적이었던 한국영화계도 변화시키고 있다. 출판계, 예능 프로그램 그리고 영화계에서도 뚜렷이 감지되는 현상을 분석해보았다. 더불어 기회가 부족했을 뿐 각자의 자리에서 언제나 의미 있는 움직임을 보여줬던 중요한 액션들을 꼽았다. <형사 Duelist>의 하지원, <조폭마누라>의 신은경, <코리아>의 배두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문소리, <도둑들>의 전지현, <언니>의 이시영은 그간 한국영화의 전형성을 멋지게 깼던 이름들이다. 여성 캐릭터의 다양한 액션이 늘어나면서 스턴트우먼의 역할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누구보다 움직임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세계를 이서영 스턴트우먼의 목소리를 통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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