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배우 앤설 엘고트 "아버지를 참고해 토니를 연기했다"
2022-01-14
글 : 이주현

가난한 백인 10대 갱들의 집단 제트파의 일원이었던 토니(앤설 엘고트)는 어느 날 무도회장에서 우연히 만난 마리아(레이첼 지글러)와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마리아는 제트파와는 앙숙인 샤크파의 리더 베르나르도의 동생이다. 사랑에 모든 것을 걸 만큼 순수하고,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고민하는 청년 토니를 <안녕, 헤이즐> <베이비 드라이버>로 이름을 알린 앤설 엘고트가 연기한다.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영화배우가 된 ‘뉴요커’ 앤설 엘고트는 “내 삶의 많은 것들이 토니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과의 첫 만남을 기억하나.

= 처음으로 만난 건 2018년 오스카 시상식에서였다. 그때 스필버그 감독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를 준비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실제로는 그러지 않았지만 오스카 무대에서 <Maria>를 불러볼까 하는 미친 생각도 했었다. 나중에 스필버그 감독에게 그 얘길 했더니 그러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고 하더라. (웃음)

- <베이비 드라이버> 등에 출연하며 이미 할리우드의 촉망받는 배우가 됐는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오디션에 지원했다.

= <베이비 드라이버> 때도 베이비 역을 따내기 위해 오디션을 봤다. 촉망받는 신인이고 연기 경험이 꽤 있다 하더라도 좋은 기회를 얻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캐스팅을 보면,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배우들이 아니라 모두 그 역할에 적격인 사람들이 캐스팅됐다. 이제는 슈퍼스타가 된 레이첼 지글러도 그런 경우다. 나 역시 오디션 테이프를 만들어 보냈다. 오디션 기간, 어떨 땐 <Maria>의 고음이 완벽히 나오지 않아 벽에 머리를 찧기도 했다. 끈질기게 매일, 매 시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그렇게 10번은 오디션을 본 것 같다. 이전에 경험한 그 어떤 오디션보다도 가장 길게 진행된 오디션이었다. 계속해서 나를 증명해야 했다. 나는 할 수 있다고.

- 토니는 소년과 남자 사이, 빛과 그림자 사이에 놓인 인물처럼 보인다.

= 토니는 필사적으로 남자가 되려 하고 밝은 곳으로 나아가려 한다. 그는 한때 어둠에 빠진 소년이었지만 이제는 삶을 바꾸려고,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주변의 환경이 그를 가만두지 않는다. 마리아 역시 더이상 어린아이이길 원치 않는데, 각자 조금씩 외로움을 느꼈던 소년(토니)과 소녀(마리아)는 어른이 되어 독립하고 싶어 한다.

- 가장 어려웠던 혹은 가장 즐거웠던 댄스 시퀀스는 무엇인가.

= 가장 어려우면서도 즐거웠던 댄스 넘버는 <Cool>이었다. 훌륭한 댄스 넘버들이 많지만 <Cool>은 진짜 멋있었다. 리허설 기간에 안무가 저스틴 펙에게 긴 시간 안무를 배웠고, 훌륭한 댄서들과 매일 춤을 추고 댄스 수업을 받다보니 어느 순간 점프력도 상승하고 복잡한 요소도 소화할 수 있게 되면서 춤 실력이 느는 게 느껴졌다. 내가 참여한 건 아니지만 댄스 넘버 중에 도 정말 좋아한다.

- 1957년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다. 당시의 사회적 분위기, 10대 갱들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찾아본 것들이 있다면.

= 각본가 토니 커슈너가 리처드 브룩스 감독이 연출하고 시드니 포이티어 등이 출연한 1955년 영화 <폭력 교실>을 보여줬다. 토니의 억양은 아버지를 참고했다. 아버지가 1940년 뉴욕 워싱턴하이츠에서 태어났는데, 아버지가 바로 그 시대 토니의 나이와 같았다. 가까운 곳에 답이 있었다.

사진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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