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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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비리아의 밤 (1957)
15세이상관람가
117분 드라마
수난받으며 세상의 죄악을 정화하는 백치 여인이 펠리니만의 것은 아니지만, 이 수난을 서커스의 슬랩스틱으로 받아내는 것만큼은 펠리니의 아내, 줄리에타 마시나의 것이다. <길> <사기꾼들>에 이어 구원의 3부작으로 명명되는 이 영화에서 마시나는 아예 로마의 창녀 카비리아로 분해 구원의 약속을 가장한 가짜 기적들에 거듭 배신당한다. 계급과 사회의 폐부로 돌진해 인간성의 실패를 드러내는 네오리얼리즘의 눈과 구원을 바라는 순진한 눈길이 만드는 팽팽한 긴장을 견뎌내는 것도 그녀의 몫이다. 수도사가 고해성사를 거절하고, 화려한 스타가 카비리아를 욕실 속에 가둘 때, 그나마 가녀린 희망이 소박한 거리의 스펙터클-축제에 남겨져 있다, 고 펠리니는 말한다. 물론 그도 이때까지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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