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미리 보기
2022-06-01
글 : 조현나
지능 높고 힘이 넘치는 새와 같은 공룡

전편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쥬라기 세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라는 이안 말콤 박사(제프 골드블룸)의 대사로 끝이 난다. 화산 폭발로 이슬라 누블라 섬이 파괴됐고, 섬 밖으로 옮겨진 공룡들이 지구 도처에 자리 잡았음을 감안하면 이안의 이 말은 실상 경고에 다름없다. 주인공이 섬을 탈출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던 전작의 해결책은 더이상 유효하지 않으며, 인간은 공룡과의 공생 문제를 직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의 예고편에서 눈 덮인 설원과 도심의 건물 숲을 질주하는 공룡들의 모습은 꽤나 섬뜩하고 생경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풍경을 효과적으로 연출하기 위해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제작팀은 전작의 2배에 달하는 112개 세트를 활용하고 다양한 지역을 로케이션으로 삼았다. 눈 덮인 태평양의 북서부 지역, 텍사스 서부, 샌프란시스코 몰타, 돌로미티 산 등이 촬영의 배경지로 이들은 전부 <쥬라기 공원> 시리즈에서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장소들이다.

‘공룡을 보호할 것이냐, 아니면 다시 멸종시킬 것이냐’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의 주요 테마였다면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은 공룡들의 유전자 조작 문제를 더욱 중요한 화두로 다루는데, 그 중심엔 바이오 기술 회사 ‘바이오신’이 있다. 1993년 <쥬라기 공원>에서 인젠의 라이벌 회사로 등장했던 바이오신은 유전자 변형 기술로 세계의 기아 문제를 해결하는 선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은 선한 기업이라는 외피 아래 비밀리에 공룡을 수집해 연구하고 있었다. 오웬과 클레어는 이들의 계략을 파볼 요량으로 바이오신의 기밀 복합단지가 위치한 돌로미티 산으로 향한다. 돌로미티 산의 협곡으로 향한 것은 오웬과 클레어뿐만이 아니었다. <쥬라기 공원>의 주역인 엘리 새틀러(로라 던), 앨런 그랜트(샘 닐) 박사 또한 각자의 목적에 따라 이곳에 도착했고, 이들은 바이오신이 숨기고 있던 거대한 계략을 파헤치기에 이른다. 이처럼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배우들이 모인다는 소식만으로도 팬들의 기대를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로라 던, 샘 닐과 같은 배우들을 출연시키는 것이 갑작스러운 결정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생각해보면 <쥬라기 공원>의 헨리 우 박사(BD 웡)는 하이브리드 공룡 연구를 지속하고, 이안 박사는 공룡의 존재와 연구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인물로서 <쥬라기 월드>시리즈 안에 계속 존재해왔다.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모두가 조우하는 그림이 완성되기까지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자신만의 퍼즐을 차근히 맞춰온 셈이다.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감독은 엘리와 앨런이 그저 “감독자나 부모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스토리 라인을 갖고 오웬과 비슷한 비중의 역할로 등장할 것”이라 강조한다. 한편 마찬가지로 <쥬라기 공원>에 출연했으나 반갑게 맞이하기 어려운 인물도 있다. 바로 바이오신의 경영자 루이스 닷슨(캠벨 스콧)이다. 그는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 샘플을 빼돌리기 위해 인젠 직원과 접선하는 바이오신의 직원으로 등장한 바 있다. 이번 영화에서는 바이오신의 운영자로서 헨리 우 박사와 이안 박사를 기용하고, 공룡의 유전자 조작에 적극 가담하는 악의 중심축으로 활약한다.

“생명은 반드시 방법을 찾아낸다”는 <쥬라기 공원>의 명대사처럼 공룡들은 이번에도 새로운 생존 활로를 찾아냈다. 오웬과 깊은 유대를 형성했던 벨로시랩터 블루는 자신의 유전자를 복제한 클론 베타와 짝을 이뤄 다닌다. 아기에 불과한 베타는 밀렵 사냥꾼들의 타깃이 되고, 오웬은 위험에 빠진 블루와 베타를 돕기 위해 분투한다. 그리고 세계관 내 최상위 포식자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티렉스의 귀환, ‘거대한 남부 도마뱀’이란 이름에 걸맞게 커다란 몸집을 자랑하는 육식 공룡 기가노토사우루스의 등장도 예고되어 있다. 영화에는 총 27마리의 공룡이 모습을 드러내는데 이중 10마리는 이전 시리즈에서 한번도 보지 못했던 공룡들이다. 이중 일부는 빛에 따라 다른 색을 내는 깃털과 독특한 패턴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요컨대 전작보다 “지능도 높고, 힘이 넘치는 새와 같은 존재”로 등장한다는 것이 제작진의 설명이다. 영화에 등장하는 모든 공룡은 실제 존재했던 생물들인데, 고증에 충실하기 위해 디자인팀은 에든버러대학교에서 고생물학과 진화학을 가르치고 있는 스티브 브루사테 교수에게 자문을 받았다. 스티브 브루사테 교수는 <쥬라기 공원>이 현 세대에게 공룡을 다시금 살아 있는 생명체로 만들어줬고 그것이 고생물학에 일어난 중차대한 사건이었다고 말한다. “그 뒤로 해당 분야에 더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현재의 고생물학자들은 대부분 <쥬라기 공원> 세대에 해당한다.” <쥬라기 공원>은 단순히 고생물학 분야의 연구자들에게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 역시 자신이 “꼬마였을 때부터 공룡과 인간이 현대에 공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회고한다. 또한 30여년간 <쥬라기 공원> 시리즈와 함께해온 관객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예고편에 등장한 공룡의 종류를 예측하고 분석하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개봉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쥬라기 공원>에서 테마파크의 개장을 준비하면서 “공룡이 환상이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는 존재가 됐으면 한다”고 했던 존 해먼드 회장(리처드 애튼버러)의 염원은 어쩌면 스크린을 통해 이미 실현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과연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은 어떤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우리를 초대할까. 그 답은 오는 6월 극장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 Art Streiber for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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