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 "공룡과의 공존을 모색해야 하는 국면'
2022-06-01
글 : 임수연

<쥬라기 월드> 시리즈는 현재 진행형의 블록버스터영화 중 가장 급진적인 화두를 던지는 연작일 것이다.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은 극 말미 인간이 더이상 자연의 지배자가 아닐 수 있다고 서늘하게 되짚는다. 한때 지구를 지배했던 공룡들이 멸종했던 것처럼 인간도 그럴 수 있다고, 인간이 영원히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일 수는 없다고 말이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 중 하나지만 그만큼 논쟁적인 질문을 던진 3부작의 대장정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지난 4월 초 화상 인터뷰로 만난 콜린 트레보로우 감독과의 대화를 옮긴다.

-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 후 4년이 흘렀다. 그사이 지구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났나.

= 공룡들이 세상 밖으로 풀려났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과 공존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 인간이 지구의 다른 동물들과 공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처럼 이는 매우 도전적인 과제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에는 엄청난 스펙트럼이 있다. 상당수는 우리에게 위험하고 일부는 반려동물로 함께한다. 우리는 다수의 동물을 매우 사랑한다. 우리는 이제 공룡과의 관계를 탐색해야 한다.

- 많은 팬들이 <쥬라기 공원> 시리즈와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인물이 만나는 그림을 기대하고 있다. <쥬라기 공원>의 이안 말콤(제프 골드블룸)과 엘리 새틀러(로라 던), 앨런 그랜트(샘 닐)가 어떻게 이 영화에 모일 수 있게 된 것인가.

= 내가 무척 존경하고 아끼는 캐릭터들이었기 때문에 그들을 이번 영화에 출연시키는 작업은 내게 굉장한 도전이었다. 그래서 그들이 각자의 이야기의 시작과 중간과 끝을 갖는 것이 중요했다. <쥬라기 공원> 시리즈의 인물들이 지금 세상에 대해 어떻게 느끼는지, 지난 30여년 동안 그들은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그들의 관계는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 모든 것이 영화에 잘 녹아 있어야 관객이 이안과 엘리, 앨런이 다시 시리즈에 등장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느낄 수 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그들의 스토리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 단지 그들을 다시 보고 싶다는 이유로 이번 작품에 등장시킨 것은 아니었다.

- 시리즈 사이에는 30여년의 간극이 있다. 어떻게 두 세계관을 하나로 통합시켰나.

= 내게 정말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쥬라기 월드>와 <쥬라기 월드: 폴른 킹덤>에서 정말로 관심을 가질 만한 새로운 캐릭터를 창조하는 것이었다. 엘리와 앨런, 이안을 <쥬라기 월드>에 바로 등장시키기 않은 이유는 우리가 새로운 캐릭터, 오웬 그래디(크리스 프랫)와 클레어 디어링(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을 알아나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제 관객은 모든 캐릭터가 함께 모였을 때 만들어지는 역동성을 기대할 만큼 기존 캐릭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이번 영화에서 두 시리즈의 캐릭터들이 함께 만들어내는 화학작용을 보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 공개된 예고편에서는 선사시대와 백악기의 묘사가 모두 등장한다. 어떻게 한편의 영화에 이들이 함께 담길 수 있나.

= 예고편 첫 장면의 배경이 백악기라는 것을 모든 사람들이 알아차릴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영화의 시작이자 이야기의 시작이다. 그래서 백악기와 현대 시점 사이의 대조를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중요했다. ‘쥬라기 공원’의 개념을 시각적인 언어로 표현해서 이 동물들은 아주 옛날에 존재했었고, 지금은 그들의 원래 본성을 벗어났으며, 그들에게 지금 세상은 무척 두려운 곳이라는 것을 알려줬다. 지금 공룡은 인류와 함께 살아가고 있고, 우리가 인류를 생각하는 만큼 공룡도 소중히 여겨야 한다는 점을 확실히 할 수 있도록 말이다.

- 호모 사피엔스가 나타나기 전에 이미 지구에서 사라진 공룡의 비주얼은 상상력의 산물일 수밖에 없다.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면 인간이 상상하는 공룡의 외양도 변화한다. <쥬라기 월드> 시리즈의 공룡을 묘사하기 위해 어떻게 접근했나.

= 고생물학자 스티브 브루사테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공룡의 역사>라는 멋진 책을 썼다. 그리고 지난 30여년간 우리는 고생물학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공룡이 지구상의 어디에서 살았는지, 그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서 말이다. 또한 많은 종들이 새롭게 발견됐고, 심지어 <쥬라기 공원>과 <쥬라기 월드> 시리즈 사이의 시간 동안 우리는 그들이 존재하는지도 알지 못했다. 그동안 인간이 알게 된 모든 새로운 것을 영화에 통합하고 싶었다. 공룡에게 깃털이 있었다는 사실을 포함해서 이전 시리즈에서 등장한 적 없던 묘사까지 말이다.

- 아마 시리즈 최고의 스타는 티렉스가 아닐까. 이번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티렉스의 활약상을 미리 예고해달라.

= 이번 영화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한다. 티렉스의 스토리는 프롤로그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는 티렉스의 서사를 너무 오랫동안 지켜봤고, 때문에 그가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를 찾아 진정한 평화를 만끽할 수 있기를 바란다. 관객 또한 티렉스를 따라 그가 괜찮다고 느낄 수 있는 장소로 함께 가기를 바란다.

-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 CG와 로케이션 촬영의 비중은 어떻게 되나. 실제 장소에서 찍은 분량이 많다고 들었다.

= 전부 실제 장소에서 찍은 것이다. 전부 다. 원시적인 느낌이 드는 지구의 경관에서는 실제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ILM(루카스필름 안에 있는 CG 담당 계열사)의 작업을 통해 공룡의 모습을 더할 수 있다.

- <쥬라기 월드> 시리즈는 인간과 공룡은 공존할 수 없고, 인류는 더이상 자연의 지배자가 아니라는 논쟁적인 질문을 던지는 프랜차이즈였다. 3부작의 최종 종착지에서 어떤 결론에 도달하게 되나.

= 내가 바라는 건 인간이 지구상의 동물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자연 서식지, 그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공간을 존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자신을 존중하고 우리 역시 살아남아야 한다. 모두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함께 일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구상의 모든 동물과 인간들은 지구의 전체 역사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존재했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리는 공룡과 1억~2억년 정도의 차이를 두고 지구에서 살았다. 이 사실을 인정하고 존중해야 한다.

- 이번 작품에 등장하는 새로운 공룡들을 소개해달라.

= 부디 내가 모든 공룡들을 기억해낼 수 있기를! 날개를 가진 파이로랩터가 있다는 건 안다. 그리고 ‘굶주린 랩터’(존 윌리엄스의 <쥬라기 공원> O.S.T 제목이기도 하다.-편집자)의 새로운 종류인 아트로키랍토르, 역사상 몸집이 큰 육식동물 중 하나인 기가노토사우루스, 역사상 가장 거대한 크기를 자랑한 공룡인 드레드노투스 슈라니가 있다. 드레드노투스 슈라니는 몸집이 보잉 747기와 비슷하다. 하늘을 날며 비행기를 공격할 수 있는 파충류 익룡도 등장한다. 나머지는 영화를 보며 확인하시라. 새로운 공룡과 조우하는 놀라운 경험은 관객의 재미를 위해 남겨두어야 한다. (웃음)

사진제공 Art Streiber for Universal Pic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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