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결심>의 해준은 서래를 두고 “몸이 꼿꼿하다”고 표현한다. 이는 박찬욱 감독이 배우 탕웨이에 대해 남긴 코멘트처럼 들리기도 한다. 탕웨이가 연기하는 여자들은 어떤 상황에 놓여 있어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품위가, 존재만으로 형형히 빛나는 묵직한 존재감이 있다.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의 눈을 거쳐 해석되던 팜므파탈의 검은 과부가 중반 이후 관계의 주도권을 쥐는 <헤어질 결심>은 탕웨이의 고유한 기질을 정확히 활용하는 영화다. 더불어 슈트를 입고 안주머니에서 립밤과 핸드크림을 꺼내는 형사 캐릭터는 박해일이 연기하기 때문에 말이 된다. 완벽을 추구하던 남자가 스스로 무너지고 깨어지며, 미결로서 완결되는 역설적인 관계 역시 박해일의 마스크가 주는 불균질한 특성을 통해 탁월하게 시각화된다. 때문에 <헤어질 결심>을 이루는 재료와 화학식은 두 배우가 존재한 후 비로소 결정될 수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탕웨이와 박해일은 함께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그리고 현장에서도 나눠본 적 없었다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공유해줬다.
- 처음 캐스팅 제안을 받았을 때 박찬욱 감독이 구술로 스토리를 설명했다고 들었다. 글과 말 그리고 영화는 각기 다른 영역에 있다. 박찬욱 감독은 어떻게 이 흥미로운 스토리를 말로 전달했나.
탕웨이 눈으로 인쇄된 문자를 읽을 때도 귀로 이야기를 들을 때도 그 순간 모든 것을 화면화한다. 처음 만났을 때 감독님이 상당 부분 영어로 설명해주셨는데 이야기를 너무 재밌게 하셨다. 아마 박찬욱 감독님의 영어를 들은 사람은 한국인 중에도 많지 않을 거다. (웃음) 특히 영화에서 <안개>라는 곡을 사용하는 방식을 묘사할 때 이미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졌다. 감독님이 이 신을 어떻게 연출할지 몹시 기대되고 흥분됐다. 그리고 두 캐릭터의 설정이 정말 흥미로웠다. 품위 있으면서 느슨한 해준과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가는 서래가 매우 다른 것처럼 보이다가도 하나로 합쳐지는 순간이 있었다.
박해일 박찬욱 감독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원래 영화계의 대소사가 아니면 전화를 잘 안 하시는 분이다. 내가 무슨 말실수를 하고 다녔나 무척 긴장했다. (웃음) 나와 영화를 하고 싶은데 아직 시나리오 작업이 안 끝났다면서 줄거리를 30분 정도 말로 설명해주셨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인상 깊었다. 전작과는 다른 톤의 이야기로 들렸고, 형사 캐릭터가 흥미로웠으며, 무엇보다 감독님의 제안 자체가 뜻밖이었다. 송강호 선배를 통해서 뵙거나 시사회 뒤풀이에서 만나거나 영화계 대소사를 논하는 자리 말고, 작품을 통해 박 감독님을 예술가로서 알아가고 싶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캐스팅 이후 시나리오에 살을 덧붙이는 작업을 하셨던 건데, 전작은 그렇게 작업하지 않았다고 하시더라. 그래서인지 <헤어질 결심> 시나리오를 받았을때 ‘왜 이렇게 잘 읽히지?’라고 생각했다.
- 박찬욱 감독이 말하기를 탕웨이 배우는 한국어 대사의 발음만 연습하는게 아니라 문법과 의미까지 고지식하게 공부하는 타입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당신은 예전에도 김태용 감독의 <만추>, 마이클 만의 <블랙코드> 등다른 언어를 쓰는 영화인들과 소통했거나 외국어로 연기한 경험이 있다. 당시 다른 언어를 정확히 이해해야 연기를 더 잘할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은 것인가.
탕웨이 아니다. 예전에도 나는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품을 준비했다. 외국어로 연기할 때 대사의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면 표정이 텅 비어 보일까봐 우려된다. <헤어질 결심>에서는 또 새로운 언어를 공부해야 했다. 감독님이 나를 찾은 데는 이유가 있을 텐데, 감독님에게 너무 많은 부담을 주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대한 해내고 싶었다. 중국어로 옮긴 <헤어질 결심> 시나리오를 봤을 때 어떤 대목은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다. 중국어는 글자마다 고유의 뜻이 있는데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조합하며 단어가 만들어지기 때문에 체계가 다르다. 그래서 한국어 한 글자 한 글자, 심지어 끊어 읽기나 어순까지 제대로 이해해야만 내가 하는 대사가 맞았는지 틀렸는지 알 수 있었다.
박해일 시나리오 리딩을 하러 영화사 사무실에 갔다. 먼저 시나리오를 펼쳐놓고 준비하고 있는데 탕웨이씨가 들어왔다. 가방을 열더니 <헤어질 결심> 영어 시나리오, <헤어질 결심> 중국어 시나리오, <헤어질 결심> 한국어 시나리오를 하나씩 꺼내는 거다. 그리고 자신의 노트 하나, 심심할 때 먹을 간식까지 책상 위에 늘어놨다. (일동 폭소) 나는 한국어 시나리오 하나만 갖고 왔는데! 그런데 탕웨이 씨는 언제나 연기를 그런 방식으로 준비하는 배우였다.
탕웨이 해일씨가 다음에 중국영화를 찍게 되면 아마 더 많은 것을 책상 위에 펼쳐놓게 될 거다. (웃음) 예전에 한 시나리오를 영어에서 중국어로 번역한 경험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작업이 얼마나 큰 공사를 필요로 할지 예감했다. 한국어를 공부하는 과정에서 감독님이 쓴대사를 중국어로 번역한 후 다소 의미가 달라진 부분을 몇 군데 발견했다. 나와 다른 배우들의 대사, 내레이션과 지문에도 실수가 나올수 있다는 생각에 더 꼼꼼하게 글자를 하나씩 살폈다. 현장에서 통역사, 개인 어시스턴트와 함께 어떻게 문장을 다듬어야 할지 의논한 후 감독님을 찾아갔다. 한국어 원문을 하나하나 중국어로 번역한 후 그 의미가 맞는지 다시 통역을 거쳐 감독님에게 확인했다. 가장 정확한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중국어 글자 하나를 찾는 데 한달이 걸린 적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정말로 번역이 잘못된 대사를 발견했다. 이를 알아차리지 못했다면 아예 반대 방향으로 해석해 연기했을 것이다. 처음엔 한국어 공부가 너무 어려웠는데 나중 에는 재미있었다.
- 박해일 배우는 영화 데뷔 20년이 넘었지만 다국적 프로젝트에 참여한 적은 없다. 재중 동포 출신 장률 감독과의 작업도 군산이나 경주에서 미니멀하게 찍은 것 아니었나.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가 모두 공존하는 현장을 경험해보니 어땠나.
박해일 장률 감독님은 한국어를 할 줄 아시지만 시나리오의 어떤 부분에 깊이 들어가면 한국어 대사를 다듬고 조언해주는 분이 필요 했다. 그때도 감독님이 보시기에 어울리면 배우에 맞게 말을 바꾸는 작업을 했는데, <헤어질 결심>은 그보다 더 심화된 상황이었던 거다. 처음에는 소통 문제부터 시작해서 미세하게 다른 현장의 기운, 박찬욱 감독님과 첫 작업이라는 점에서 오는 긴장과 책임감 때문에 현장이 어려웠다. 탕웨이씨와 긴 호흡으로 함께 연기해야 하고, 각 분야 최고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하는 만큼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에 예민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편해졌다. 나는 내 숙제를 자연스럽게 해내면 되겠구나! 어느 순간 긴장이 풀렸다.
탕웨이 그게 언제였나. 굉장히 궁금하다.
박해일 부산에서 촬영할 때 탕웨이씨와 함께 산책하면서 낯선 기류가 풀어졌다. 그리고 탕웨이씨와 인상적인 에피소드가 있었는데, 혹시 기억나나.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5인 이상은 모이지 못하고 다들 마스크도 끼고 있으니 탕웨이씨가 지나가도 부산 사람들이 못알아봤다. 당시 발목을 삐어서 목발을 짚고 다니던 탕웨이씨가 해운대 앞에 걸터앉아서 목발을 옆에 세워놓고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거다. 나는 따로 산책을 하다가 탕웨이씨를 혼자 알아봤다.
탕웨이 멍하니 앉아 있는데 누가 갑자기 훅 속보로 나타나서 “하 이!” 하고 다시 속보로 사라졌다. 뭐지? 방금 내가 본 사람이 박해일 인가? 너무 보고 싶어서 환각으로 나타난 건가? (일동 폭소)
박해일 20~30m 거리에서 본 탕웨이씨는 온몸에 힘이 빠져 실의에 빠진 사람처럼 보였다. 송서래 같았다. 어려운 작품인데 초반부터 발목을 삐어서 ‘대략 난감~’한 상황이었을 수도. 옆에 앉아서 괜찮냐고 물어보려고 했는데, 정작 가까이서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우리는 프로니까 탕웨이의 고민은 탕웨이만의 숙제로 남겨줘야겠다! 그래서 “하이!”만 하고 간 거다. (웃음) 어느 날 탕웨이씨가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연기할 때 상처를 입어야 그 캐릭터와 작품에 몰입하게 되는 것 같다고. 역할 속으로 들어가는, 다소 낯설고 힘든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배우의 기질을 이해하면서 왜 박찬욱 감독님이 탕웨이 배우를 송서래 캐릭터와 연결시켰는지 하나씩 매치가 됐다.
탕웨이 당신이 바로 그 상처를 준 사람이다! (웃음) 그날 해운대 에서 내게 그렇게 행동한 건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한 의도가 아니 었을까.
박해일 그냥 탕웨이씨의 시간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탕웨이 내쪽에서도 박해일씨를 방해하고 싶지 않은 순간이 많았다. 시간이 흐르고 해일씨의 성격을 조금씩 이해해가면서 상대의 시간을 존중하는 게 더 도움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좋은 산책길을 많이 소개해줘서 너무 고마웠다. 가이드북을 직접 써봐도 좋을 것 같다. 우리가 묵었던 호텔에서 해변까지 이어지는 길이 특히 근사했다.
박해일 거긴 동백섬이다. 누구나 아는 길을 알려준 것뿐이다. 배우는 촬영이 끝나고 남는 시간을 어떻게 보낼지 모르지 않나. 굳이 내가 따로 불러내는 건 방해가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상대 배우와 어색한 분위기를 풀어보고 싶어서 산책길을 소개해줬다. 내가 알려준 산책길을 탕웨이씨가 흔쾌히 혼자 걸으면서 시간을 보내고, 이게 내게는 간절하게 필요했던 소통이었다. 그런 작은 시도도 하지 않았다면 좀더 어색한 관계로 결과물이 나왔을 거다.
탕웨이 이해한다. 그리고 감사하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나눈 건 지금 이 자리가 처음이다. 그리고 얘기할 필요도 없었다. 우린 다 알고 있었으니까. (박해일을 바라보며) 맞죠?
- 두분이 서로를 존중하면서 품위있게 소통한 게 결코 노멀하지 않은 감정 교류 방식을 묘사한 <헤어질 결심>과도 왠지 어울린다. (웃음) <헤어질 결심>의 사랑은 무너지고 깨어지며 미결로 남으면서 완성되지만 완성되지 않는다. 극중 인물들의 감정을 어떻게 봤나.
탕웨이 서래는 생존 자체에 거의 모든 것을 바쳐야 했기 때문에 사랑을 할 여유도 없고 사랑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했을 것이다. 일반적인 연인처럼 사랑할 대상을 찾는다거나 온몸을 바쳐 사랑하겠다고 결심하는 일 자체가 불가능했다. 해준을 만나기 전까지는.
박해일 우리 영화는 사랑이란 단어를 직접 표현하지 않고 미묘하게 은유한다. ‘이게 박찬욱 감독님식 사랑인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관객마다 느끼는 타점도 다를 것이다. 생존이 중요한 서래와 직업에 자긍심을 가진 형사가 만난다. 어른들은 워커홀릭처럼 넘치는 에너지로 일에 몰두할 때도, 어느 순간 힘이 빠질 때도 있다. 해준은 자기도 모르게 주변부의 나사가 하나씩 풀리고, 단단했던 흙더미는 모래처럼 서서히 무너진다. 해준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이런 기사를 봤다. 생존이 중요했던 어떤 여성이 자신을 조사하던 경찰에게 전적으로 의지하면서 감정을 주고받았다. 나중에는 형사가 여자에게 돈까지 요구하며 협박을 했다고 한다. 이 사건을 접하고 <헤어질 결심>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해준이 서래에게 친절해야 하는 이유라 든지 이들을 둘러싼 사회적인 측면도 생각하면서 캐릭터에 보다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탕웨이 <헤어질 결심>은 <안개>라는 노래에서 출발했다고 들었다. 도대체 감독님은 그 노래에서 무엇을 느꼈기에 이런 영화를 만든 걸까. 어른이 된 사람들의 굉장히 깨끗한 첫사랑이 아니었을까. 정훈희의 목소리에는 미망(迷妄)과 따뜻함, 신비로움이 모두 담겨 있다. 사실 이 얘기는 박찬욱 감독님과 더 나눠보고 싶다. 박찬욱 감독님의 젊은 시절 사진을 본 적이 있다. 정말 다양한 색깔의 세계가 존재하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직접적이고 극단적인 표현 방식을 보여줬던 박찬욱 감독님에게 <안개>가 어떤 의미이기에 <헤어질 결심> 같은 영화를 만들게 된 건지 정말 궁금하다. 이건 정말 꼭! 물어볼 거다.
박해일 사실 사랑이라는 범주 하나로만 엮어낼 수 없는 영화다.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갈래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해준과 서래를 둘러싼 사회적 맥락과 그들의 힘들고 찌든 삶이 얽히고 설키면서 더 넓은 의미를 만든다. 서래가 해준을 맑은 물 같다고 생각한다면, 해준은 미망인으로서 서래가 보여주는 태도가 일반 적이지 않다는 점을 직업적으로 의심하는 동시에 인간으로 호기심이 발동한다. 호기심에서 동질감으로, 그리고 호감이 생기는 묘한 화학 작용은 내가 처음 연기해본 것이다.
- 직접적인 대사도 농도 깊은 애정 신도 거의 없는데 둘 사이에 오가는 감정은 불균질하고 다층적이다. 담백한 눈빛 하나, 손짓 하나에 복합적인 의미를 담아내는 작업이 까다롭진 않았나. 박찬욱 감독은 어떻게 연기하 라고 주문하던가.
박해일 <헤어질 결심>은 감독이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배우가 직접 철학을 담아내려고 하면 연기하기가 너무 어려울 것이다. 박찬욱 감독님은 오히려 쉬운 방식으로 배우가 담백하게 연기하게끔 요구하고 지켜보며 이를 토대로 질문한다. 굉장히 고급스러우면서 관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마법 같은 방식을 택한 거다. 가령 상표가 보이게끔 연기하라는 주문은 전혀 어렵지 않은데 이야기 속에 들어가면 어떤 상징이 된다. 모든 순간 연출 의도를 이해하고 찍지는 않았 지만 하나하나 살을 붙여가며 결과물이 만들어질 때 감독님의 뜻을 짐작하는 작업이 재미있었다.
탕웨이 개인적으로 무섭고 폭력적인 영화를 잘 못 본다. 그런데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를 볼 때는 그런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아마 자신의 눈으로 보고 이해하고 받아들인 그대로 세계를 표현하기 때문이 아닐까. 그래서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감독님이 서슴없이 꺼내 보이는 미묘하고 유연한 것들을 편안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일수 있다. 사실 박찬욱 감독님은 수줍음이 많은 사람이 아닐까 생각한 다. 감독님은 마음속의 온유(溫柔)한 사랑을 대놓고 보여주는 게 쑥스러워 수사극 방식으로, <안개>라는 노래로 사랑을 표현하는 거다. 이전에 폭력적인 방식으로 포장한, 피가 낭자한 감독님의 영화를 볼때도 오히려 만화를 보는 것처럼 마음이 온화해졌다. 이건 개인적으로 했던 생각일 뿐 한번도 감독님에게 직접 이야기를 꺼낸 적은 없다. 나중에 감독님이 이 인터뷰를 보고 “노노노노노~” 하면서 웃을 수도 있다. (웃음)
박해일 탕웨이씨는 늘 현장에서 알사탕을 깨물어 먹지 않고 끝까지 녹여 먹는 것처럼, 한컷 한컷 소중하게 아끼면서 촬영했다. 사실 그게 배우에게 더 힘든 방식인데. 오케이가 나더라도 감정적으로 다른 연기를 해보고 싶거나 본인이 보기에 부족하다고 느꼈을 때 한번 더 테이크를 가고 싶다고도 하지 않았나. 그건 배우가 자신감이 있고 감독님도 이를 받아들여줄 수 있는 품이 있기에 가능한 거다.
탕웨이 칸에서도 계속 이야기했지만 감독님의 인내심에 정말 감사드린다. 이렇게 완벽한 시나리오에, 완벽한 배우와 스탭들이 있는 현장을 내가 또 경험할 수 있을까? 배우 인생에서 이렇게 완미(完美) 한 현장을 만나는 건 굉장히 드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