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산에 관한 책들
내 책장에는 산에 올라가는 사람들이 쓴 책들로 이루어진 한칸이 있다. 라인홀트 메스너의 <벌거벗은 산>,존 크라카우어의 <희박한 공기 속으로>, 빌 브라이슨의 <나를 부르는 숲>, 존 캐그의 <심연호텔의 철학자들>, 셰릴 스트레이드의 <와일드>.
데보라 넬슨 <터프 이너프>
F(MBTI 유형 중 감성에 해당)가 아닌 T(MBTI 유형 중 사고력에 해당) 여성들이 가진 건조한 강임함에 관하여. 어쩌면 난 재수 없는 게 아니라 강인했던 거야.
워킹패드
시나리오작가에게 가장 어려운 순간은? 아침에 일어나 책상에 가는 일. 그때 워킹패드가 도움이 된다. 워킹패드에서 조금 걷다보면 비로소 책상에 앉을 마음이 든다. 인간은 머리가 아니라 다리로 생각한다.
<헤어질 결심>에 대한 대화
다른 영화들보다 유난히, <헤어질 결심>에 대해 나와 이야기 나누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 심지어 그들은 나에게 플롯을 설명해준다. 그때마다 나는 엄청 놀란다. 이야기를 하는 동안 그들은 작가가 된다. 영화가 끝나고 나 자신도 다시 한번 작가가 됐었다. 그리고 탕웨이 배우와 함께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다시 만들어봤다. 그 역시 작가의 표정이었다.
아이들
학교 다닐 때 식물의 생장 일지를 쓰는 것처럼 하루하루 아이들의 변화를 체크하는 것. 현재 사춘기에 진입 중. 멀리 제주 앞바다에 태풍이 근접했다는 느낌으로 두근두근. 요사이 초등학교 5학년 둘째의 가장 강력한 주장은, 15세이상관람가 등급의 <헤어질 결심>을 극장에서 자기 눈으로 봐야겠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