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통신원]
[뉴욕] 주목할 결심
2022-10-31
글 : 양지현 (뉴욕 통신원)
제60회 뉴욕영화제에 초청된 ‘헤어질 결심’의 심상치 않은 조짐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이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고 있다. 9월30일부터 10월16일까지 열린 제60회 뉴욕영화제에 초청된 <헤어질 결심>이 몇해 전 뉴욕영화제를 거쳐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때와 비슷한 반응을 얻었기 때문이다.

늘 그렇지만 영화제를 취재하는 기자들은 극장에 들어가기 전 영화제 기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에 대해 서로 의견을 나누기 마련이다. <헤어질 결심>이 제75회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했으나 유럽영화제의 수상작이 아카데미 시상식에 영향력을 미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특히 해당 작품이 외국 작품일 경우는 더 해 뉴욕과 LA 평론가의 인정을 받는 것이 큰 힘이 된다. 그런데 올해 평론가에게 가장 호평을 받은 작품이 <헤어질 결심>과 토드 필드 감독의 <타르>다. 후자가 주연을 맡은 케이트 블란쳇의 연기에 집중됐다면, <헤어질 결심>은 전반적인 작품성에 대한 호평이 주를 이뤘다.

스트리밍 플랫폼으로 알려진 무비(mubi)가 북미 배급을 맡은 <헤어질 결심>은 <기생충> 때와 마찬가지로 뉴욕영화제와 개봉 시기를 맞춰 뉴욕과 LA에서 일반 관객에게 소개됐다. 영화제는 물론 관련 행사 기사와 감독 인터뷰 등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뉴욕 필름 마니아의 관심도 커졌다. 10월23일 현재 로튼 토마토의 신선도는 94%이다. <헤어질 결심>에 대한 호평 중에는 ‘히치콕영화스러운 장편 서사’라는 평을 자주 볼 수 있다. 그중 가장 많이 비유되고 있는 작품이 앨프리드 히치콕 감독의 1958년작 <현기증>이다. 미국 영화 팬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설명이라 관심이 더 큰 듯하다. 뉴욕영화제가 열린 링컨센터에서는 10월19일부터 영화가 개봉했지만 안젤리카 시어터에서는 영화제 기간과 겹치는 14일에 개봉했다. 주목할 점은 바로 여기다. 안젤리카는 지하에 위치해 뉴욕 지하철이 지나다니는 소리가 고스란히 들려 관객이 피하고 싶어 하는 극장이다. 그럼에도 <헤어질 결심>을 보기 위해 관객이 계속 이어지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볼 수 있었다. 10월27일부터 미국의 다른 주까지 확장, 개봉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친절한 금자씨>로 제43회 뉴욕영화제에 참석했었다. 해마다 초청된 홍상수 감독은 올해에도 <탑>과 <소설가의 영화> 등 2편을 소개했으며 이로써 총 19편의 작품을 소개한 감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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