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영화는 ‘상영’되고 어떤 영화는 ‘전시’된다. 어떤 것은 필름이 되고 어떤 것은 비디오가 된다.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한 요나스 메카스를 누군가는 영화의 거장이라 하고 누군가는 미디어 아티스트라 칭한다. 반대로 어떤 이미지는 그림(drawing)이 되고 어떤 이미지는 픽처(moving picture)가 되어 움직인다. 폭발적으로 증가한 디지털 아트의 다양한 종류를 아우르기 어려워지면서 움직이는 이미지인 영화의 경계는 더욱 복잡다단해졌다. 극장과 미술관의 자리를 오가는 동안 그중 ‘영화’로 남는 것은 무엇일까. 이번 기획에서는 김예솔비 영화평론가가 미술관과 극장의 구분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들에 주목하며 궁극적으로는 지금 극장에 필요한 영화들은 무엇인가 질문했다. 이어 홍진훤 감독이 전시용으로 제작했으나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상영된 실험 다큐멘터리 <멜팅 아이스크림>(2021)도 이 기회에 자세히 들여다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12월18일까지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필름앤비디오 <영화로, 영화를 쓰다>, 내년 4월2일까지 열리는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2022 타이틀 매치: 임흥순 vs. 오메르 파스트 《컷!》> 등 현재 미술관이 호명한 영화와 그 작가들의 세부 또한 이어서 조망할 수 있다. 이 밖에도 광주시립미술관은 <요나스 메카스+백남준: To All Dear Friends, 나의 친애하는 친구들에게>전을 내년 2월28일까지,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은 내년 2월26일까지 <백남준 효과>전을 여니 영화의 너른 영토 속에서 미술, 필름의 경계를 오가는 이미지들을 찬찬히 감각하시길 바란다.
*이어지는 기사에 미술관의 영화 기획 기사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