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없소. 알고도 모른 척, 듣고도 못들은 척, 슬프면서도 안 슬픈 척할 수 없단 말이오. 나는 시인이오.”(<절정>)
황진영 작가의 이야기에서는 주인공의 정체성을 인지하는 과정이 주요한 추동력이 된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상황에서 이육 사(김동완)는 스스로 시인이라 명명하며 시대의 목격자가 되려 했고, <제왕의 딸, 수백향>의 설난(서현진)은 자신이 백제 무령왕의 딸 수백 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며 암투와 계책에 극적인 박차를 가한다. <역 적: 백성을 훔친 도적>에서 어린 길동(이로운)이 숨겨진 힘을 각성하 거나 백성들이 “임금은 바꿀 수 있는 것이다!”라는 민주적 언어를 체득할 때 극의 카타르시스가 무한대로 증폭되는 이유기도 하다. 황진영 작가가 역사에 잠재된 이야깃거리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확장시키는 과정엔 늘 자신을 알아가는 시간이 자리하고 있다. ‘나’와 ‘나를 아는 것’은 어떻게 같고 다를까. 그가 드라마를 통해 던진 화두 위에서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지난 3월1일, 서울에 위치한 황진영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드라마
2023 MBC <연인> 올해 방영 예정.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연인의 절절하고 아련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2017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이야기.
2013 MBC <제왕의 딸, 수백향> 백제 무령왕의 딸수백향의 생애를 다루었다.
2011 MBC <절정> 일제 치하 암흑의 시대. 이육사의 시를 통해 그의 번뇌와 희망, 절망과 열망을 들여다본 2부작 단막극.
*이어지는 기사에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제왕의 딸, 수백향> 황진영 작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