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청춘시대’ ‘연애시대’ 박연선 작가 [22 WRITERS⑫]
2023-03-14
글 : 손고운 (한겨레21)
사진 :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일상의 조각을 꿰매는 미스터리
사진 류우종 <한겨레21> 기자

드라마 <청춘시대>에는 대조적인 두 인물이 나온다. 아르바이트로 학비, 생활비, 아픈 동생 병원비까지 벌어야 하는 생계형 대학생 윤진명(한예리), 아름다운 외모를 이용해 중년 남성들과 관계를 맺고 용돈을 받으며 화려한 생활을 하는 강이나(류화영). 이나는 진명의 성실하고 단단한 인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진명이 아르바이트하는 레스토랑에 찾아가 남자친구와 우아하게 식사한 뒤 팁을 놓고 나가는 방식으로 조롱한다. ‘가난하고 괴팍하고 깡마르고 볼품도 없으면서 날 초라하게 만들어서 싫어.’ 이나를 경멸했던 진명은 혼자 침대에 누워 생각한다. ‘나에겐 그저 너만큼의 유혹이 없었던 것뿐이야.’

“늙건 젊건, 남자건 여자건 저는 기본적으로 사람은 다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청춘시대>의 주제이기도 한 것 같아요. 다른 사람도 나만큼 착하고, 나만큼 나쁘고, 나만큼 불안을 갖고 있다. 그러니 저 사람이 아무리 이상하게 보여도, 알고 나면 다 이해가 가는 지점이 있다. 그런 얘길 하고 싶었어요. 남들을 비난할 때 당신은 과연 그 유혹에서 얼마큼 담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박연선 작가는 ‘팬덤’으로 불리는 작가다. 17년 전 손예진, 감우성 주연의 드라마 <연애시대> 명대사는 아직도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회자된다. 폭설로 고립된 명문고 학생들이 의문의 ‘자살 예고 편지’를 받으면서 시작하는 드라마 <화이트 크리스마스>는 휴스턴국제영화제 TV시리즈 가족·청소년 부문 대상을 받았다.

요즘도 대본집과 DVD가 중고시장에서 거래된다. <청춘시대>는 시청률이 높지 않았는데도 <청춘시대2>까지 제작됐다. 마니아층이 없는 작가라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드라마

2017 JTBC <청춘시대2>

2016 JTBC <청춘시대>

2012 KBS2 <난폭한 로맨스>

2011 KBS2 <화이트 크리스마스>

2007 KBS2 <얼렁뚱땅 흥신소>

2006 SBS <연애시대>

2004 SBS <파란만장 미스김 10억 만들기>

영화

2009 <백야행-하얀 어둠 속을 걷다>

2003 <동갑내기 과외하기>

소설

2016 <여름, 어디선가 시체가>(놀)

*이어지는 기사에 <청춘시대> <연애시대> 박연선 작가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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