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희나 작가는 그림책에 등장하는 인형 전부를 직접 제작하고, 인형들이 머무는 공간인 세트 또한 손수 지어 올린다. 인형들을 세트에 위치시킨 후 수천장의 사진을 찍어 ‘그림 한장’을 만들어내는 것 또한 백희나 작가가 혼자 해내는 과업이다. 백희나 작가가 일일이 고된 작업 과정을 설명하지 않아도 독자들은 그의 그림에서 장인의 마음을 느끼고 그의 글에 울고 웃는다. 어린이 독자들은 백희나 작가가 만든 그림 이모저모를 뜯어보며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놀고, 양육자(백희나 작가의 표현이다)들은 백희나 작가가 쓴 이야기 속에서 발견한 웃자란 자신의 모습에서 은근한 위로를 얻는다.
<구름빵> <달 샤베트> <장수탕 선녀님> <알사탕>…. 어린이들의 서가를 눈여겨본 이에게는 낯익은 제목들일 것이다. 이들은 모두 백희나 작가의 손을 거쳐 탄생한 그림책이다. 백희나 작가의 그림책은 오랜 시간 동안 어린이와 그들의 양육자 모두에게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어린이들은 백희나 작가가 발간하는 그림책을 읽으며 책벌레가 되고, 양육자들은 백희나 작가를 향해 “우리 애가 책이 다 해질 때까지 <알사탕>을 읽었다”, “우리 애가 <장수탕 선녀님>으로 한글을 뗐다”는 간증을 마다않는다.
2020년 아동문학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추모 문학상(ALMA)을, 뒤이어 전세계 아동문학 전문지로부터 여러 상을 받은 후 지난 6월 <알사탕>으로 이탈리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인 프레미오 안데르센상까지 받은 백희나 작가는 영예의 날들을 즐길 겨를이 없었다. 작가의 생애 첫 개인 전시회인 <백희나 그림책>의 개막이 코앞이었기 때문이다. 6월22일부터 10월8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엔, 그간 작가가 만든 11권의 창작 그림책 원화와 인형, 입체 세트와 실감 미디어 콘텐츠가 전시된다. 전시회 개막 3주차에도 전시장 재정비에 여념이 없던 백희나 작가는, <씨네21>과 만나 이번 전시회와 자신의 그림책 세계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백희나 작가와의 인터뷰가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