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로 성장해가는 과정 속에서 하나의 변우석보다 다양한 모습의 변우석을 보여주고 싶다. 그런 점에서 <20세기 소녀>에서는 청춘의 얼굴을 잘 그려낼 수 있던 것 같다. 누군가를 처음 좋아하게 된 상황이 어색하고 낯선 나머지 표현이 서툰 소년이 되어보려 했다. 인물의 감정으로 삶을 살아볼 수 있어 내게도 무척 감사한 경험이다.” 배우 변우석은 <20세기 소녀>를 통해 풋사과 같은 첫사랑의 맛을 명확하게 담아냈다. 변우석은 인물과 자신의 공통분모에서부터 특징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운호의 감정을 따라가다 보니 타인을 대하는 태도와 마음가짐이 나와 비슷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순간에는 관련 정보를 탐색하거나 상상력을 동원해서 그와 하나가 되려 했다. 롤러코스터를 타면서 보라(김유정)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있는데, 신체적으로 드러나는 긴장감을 공부하기 위해 고소공포증에 대한 영상을 찾아보기도 했다.”
아쉽게도 올해 전주영화제에는 그의 작품이 상영되지 않는다. 하지만 편한 분위기 속에서 관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마중토크’에는 함께할 예정이다. 변우석의 기대감도 크다. “화면이 아닌 눈을 보고, 의견을 나누거나 질문을 건네면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니 너무 설렌다. 이번 전주영화제에서는 대화의 시간으로만 관객들을 만나게 될 것 같다. 한편으론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아름다운 봄날 편안하고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 너무 떨리고 기대된다. 영화제 안에 제대로 녹아들고 싶다. 벌써부터 다가올 그날을 상상하고 있다. (웃음)” 독립영화의 안내판으로서 전주영화제에 대한 그의 기대도 남달랐다. “전주영화제는 기회의 장이다. 영화제가 지닌 다양성은 그 존재만으로도 영화인들에게 큰 힘이 된다. 어떤 틀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예술성을 마음껏 펼쳐낼 수 있는 곳. 제작자에게나 관객에게나 모두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 첫 걸음마를 걷는 아이의 손을 잡아주는 보호자의 손처럼 든든한 받침대 역할을 해주고 있다.”
변우석은 tvN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통통 튀는 청춘물의 계보를 이어간다. 최애 류선재(변우석)의 죽음을 되돌리기 위해 15년을 뛰어넘어 19살로 타임슬립한 임솔(김혜윤)의 이야기가 이어질 예정이다. 이번엔 선재와 어떤 공통분모를 발견했을까. 그가 지닌 청량하고 맑은 이미지 속에 기분 좋은 기대감과 호기심이 뒤섞인다.
봄철 추천하고 싶은 독립영화는?
“<홈>(2018). 어른들의 복잡한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준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댈 곳 없이 외로운 준호와 그의 가족이 천천히 서로를 품어가는 과정이 봄의 따뜻함을 선물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