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기획] 그럼에도, 살아간다 -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전성우·김윤혜를 만나다
2024-05-02
글 : 씨네21 취재팀
사진 : 오계옥

소행성이 지구에 충돌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단 200일. 한반도가 충돌지대에 속한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로 한국에 계엄령이 선포됐다. <종말의 바보>는 웅천이라는 가상의 도시로 시야를 좁혀 이곳의 시민들을 클로즈업한다. 소행성과 지구의 충돌을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잔재하는 한편 안전한 국가로 조속히 대피하려는 사람들의 행렬이 길게 이어진다. 새롭게 창단한 사이비종교가 시민들을 선동하고 탈옥한 범죄자들이 폭동을 일으키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된다. 자원봉사를 하던 중학교 교사 세경(안은진)은 폭동 사건으로 인해 가르치던 아이들을 잃고 깊은 슬픔과 책임감을 느낀다. 세경의 절친인 보좌신부 성재(전성우)와 전투근무지원 대대 중대장 인아(김윤혜) 역시 통감하며 남은 시민과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러던 중 죽은 줄 알았던 세경의 애인 윤상(유아인)이 갑작스레 모습을 드러낸다.

4월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되는 시리즈 <종말의 바보>는 <인간수업> <마이 네임>을 연출한 김진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밀회> <풍문으로 들었소> 등을 집필한 정성주 작가가 집필한 각본이 바탕이 됐다. 이사카 고타로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며 소설에선 소행성 충돌 8년을 앞두고 소식이 발표됐지만 시리즈에선 200일로 충돌 시점을 앞당겼다. 기존의 디스토피아물이 ‘소행성 충돌’이라는 사건 자체를 무화할 작전을 세우거나 생존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대피하는 상황을 주로 다룬다면, <종말의 바보>는 생이 끝난다는 결괏값은 고정한 뒤 마지막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인물들의 삶 자체에 주목한다. 때문에 재난 상황을 극적으로 그리기보다 사람들의 일상과 고민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는 방식을 취한다. 디스토피아물임을 감안하더라도 <종말의 바보>는 등장인물이 굉장히 많은데 초등학생부터 70대 노인 등 다양한 나이대와 계층의 사람들로 세심하게 구성돼 있다. 그만큼 사람들의 선택이 각자의 신념에 따라 여러 갈래로 나뉘고 시청자들은 종말을 맞이하는 다양한 태도를 살피게 된다. 그렇게 ‘종말을 어떻게 맞이할 것인가’라는 작품의 대전제는 웅천 시민들은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 질문의 형태로 건네진다. 웅천 시민들은 ‘끝까지 함께’를 외치며 서로에게서 버틸 희망을 얻는다. 이들의 행보에 관해 오랜 시간 고민했을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전성우·김윤혜에게 대화를 청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 <종말의 바보> 김진민 감독, 배우 안은진·전성우·김윤혜 인터뷰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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