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제작, 배급, 매니지먼트, 해외 에이전시 등에 이르기까지 마동석은 한번 인연 맺은 파트너들과 오래 그리고 긴밀히 협업한다. 과거에 ‘팀고릴라’라 불렸던 크리에이티브 모임이 알려졌던 것처럼 마동석은 뜻있는 동료들을 모으고, 지지하고, 공동작업의 시너지를 내는 데 타고난 재능을 발휘하는 리더형의 기획자다. <범죄도시> 시리즈의 연이은 성공과 할리우드 진출이 가시화되고, 마동석의 제작 프로젝트가 궤도에 오르게 된 과정에서 협업한 핵심 플레이어들의 스토리를 소개한다. 마동석에 관한 일이라면 만사 제칠 준비가 되어 있는 이들은 “마동석만큼 매일 자기 꿈을 향해 다가가는 사람, 이토록 부지런히 일하는 사람은 또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
<범죄도시> 시리즈를 함께한 장원석 대표는 “마동석은 쉼 없이 아이디어를 피칭하고 그것을 정말로 실현시키는 드문 인물이다. 내가 영화업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중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끌어올리고 실행시키는 능력이 가장 확실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장 대표는 윤종빈 감독과 마동석을 처음 만났던 때를 생생히 기억했다. “<비스티 보이즈> 때 하정우 배우가 조폭 출신 사채업자 역할에 마동석 배우를 소개했다. 곁에 있으면 누구나 금방 알아차릴 수 있는 엄청난 열정, 주변 사람들을 편하게 해주는 매력에 금세 가까워졌다.” 프로듀서 시절의 장원석 대표가 마동석을 눈여겨본 건 성격적 매력 때문만은 아니었다. “수십편의 시나리오를 동시에 개발하는 그에게 BA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하는 <악의 연대기> 대본을 건넸는데 엄청나게 세세한 피드백을 주었고 그 의견들이 영화의 최종본에 모두 반영됐다.” 그는 <범죄도시>에 관해 “나는 마동석의 선명한 비전이 최대한 깎이지 않게 실행해주는 역할”이라고 말하면서 “감독님들도 훌륭했지만 <범죄도시> 시리즈는 마동석의 깊은 곳에서 태동해 마동석이 완성해낸 그의 프랜차이즈”라고 요약했다. 장원석 대표는 현재 <악인전>과 <이웃사람> 리메이크 계약을 마쳤고, 앞으로 남은 <범죄도시> 시리즈는 “관객이 찾을 때까지, 관객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그저 최선을 다하자는 게 마동석과 우리의 뜻”이라고 전했다.
김홍백 홍필름 대표
마동석과 1971년 동갑내기인 김홍백 홍필름 대표는 프로듀서 시절에 헬스 트레이너로 일하던 마동석을 매니지먼트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났다. 그는 마동석의 첫인상을 “지금보다 더 큰 몸집에 한국판 마이크 타이슨 같았다”고 회상한다. “배우가 되려는 노력을 지켜보며 가까운 사이가 됐는데, 응원은 해주었지만 ‘우리나라에 한번도 없었던 외형 때문에 힘든 길을 가겠구나’ 생각할 수밖에 없던 시절”이었다. 마동석은 김 대표의 제작 데뷔작인 스릴러 <심야의 FM>에서 배우 수애를 짝사랑하는 손덕태 역을 시작으로 <뜨거운 안녕> <살인자> <부라더>까지 함께했다. 그 가운데 마동석은 직접 현직 형사와 교류하면서 개발한 <범죄도시> 아이템을 김홍백 대표, 그리고 장원석 BA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건넸다. 4편까지 나온 지금, 김홍백 대표는 성공 요인을 이렇게 짚는다. “<범죄도시>를 처음 시작할 때 투자사로부터 마동석 주연으로는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더 유명한 배우로 바꾸면 투자해주겠다는 말이 나왔다. 그래서 나와 장원석 대표가 주연을 바꾸고 장첸 역할을 마동석 배우가 맡으면 어떨까 제안하기도 했지만 그는 완곡히 거절하고 자신을 지켜냈다.” 15년지기 친구이자 파트너로서 그가 지금 건네는 인사는 뭉클하다. “그때 마동석이 본인의 의지를 꺾었다면 <범죄도시> 프랜차이즈는 없었을 것이다. 정말 다행이고, 미안하고, 너무나 고맙게 생각한다.
최원기 노바필름 대표
최원기 대표가 처음 프로듀서로 참여한 <악의 연대기>에서 두 사람은 동료로 인연을 맺었다. 이어 <굿바이 싱글> 프로듀서로 일하게 된 최 대표가 배우 김혜수의 스타일리스트 역할로 마동석을 추천했다. 그는 이 시절을 “청담동 모 카페에 가면 하루 종일 아이디어를 피칭하고 기획 회의를 하는 마동석 배우를 볼 수 있었던 시절”로 기억한다. <부산행> 이후 주연급 스타로 발돋움하고 본격적인 제작 작업에도 뛰어들면서 마동석은 최원기 대표가 <PMC: 더 벙커>와 <백두산> 작업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줬다. 이후 노바필름을 만들고 게임 배틀 그라운드 세계관과 연결된 단편 <그라운드 제로>와 최근작 넷플릭스 <황야>를 만들었다. <백수아파트> 론칭을 앞둔 최 대표는 제작자 마동석이 “의외로 공포영화 기획에도 강점을 보여주는 사람”이라고 짚으며 “호러적 요소도 적극적으로 연구하는 그와 무서운 것은 잘 보지 못하는 나의 감각이 묘하게 균형을 이뤄낸 작품이 <거룩한 밤: 데몬 헌터스>일 것”이라고 답했다. 최원기 대표에 따르면 현재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빅펀치픽쳐스와 노바필름의 공동 제작 작품은 3편이다.
“각각 미스터리 스릴러, 호러 스릴러, 드라마로 장르가 상이하지만 모두 여성 중심 서사라는 공통점이 있다. <백수아파트> 역시 오지라퍼 백수로 살아가던 여성이 층간소음과 얽힌 사건을 해결해나가면서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이야기로, 마동석다운 휴머니티가 녹아 있다.”
오은영 이오콘텐츠그룹 대표
CJ엔터테인먼트 한국영화 투자팀장으로 일할 때 <악의 연대기> 부산 세트장을 찾았던 오은영 대표는 마동석에게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2017년이면 배우들이 직접 제작에 열의를 보이는 풍경이 더욱 낯선 때”였고 “무엇보다 스토리텔링에 관한 그의 집중과 열정”이 놀라웠기 때문이다. 그에게 마동석은 “마치 작가와 이야기하는 듯한 느낌”을 줬다. 2018년 말 퇴사한 오은영 대표가 제작사를 설립하면서 중견 작가 23명의 에이전시로 기능한 작가전문플랫폼 WOP(Writer’s Oasis Platform)를 운영하자 마동석도 이들을 눈여겨보고 본격적인 파트너십이 시작됐다. 오 대표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황이 덮쳐오자 “저예산 작품들로 시야를 확장하고 다양한 작가진을 물색, 장기적으로 투자한” 마동석의 안목을 높이 샀다. 마동석과 최원기 노바필름 대표를 통해 의뢰를 받고 오은영 대표가 추천한 인물이 <백수아파트>의 이루다 감독이다. 독립영화 데뷔를 앞둔 신인감독을 마동석이 ‘픽’한 덕분에 이루다 감독은 올해 데뷔작으로 메이저 투자배급사(메가박스)를 통하게 됐다. 오은영 대표에 따르면 “비행기 안에서 펼쳐지는 무서운 상황을 그린 <귀소>, 조선시대 형벌을 다루는 <도모지> 등 독특한 소재를 바탕으로 개발 중인 빅펀치픽쳐스, 노바필름, 이오콘텐츠그룹의 호러들도 모두 마동석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된” 이야기들이다.
김훈 빅펀치엔터테인먼트 대표
김훈 대표는 싸이더스HQ 시절 매니저와 배우로 마동석과 처음 의기투합했다. 2018년 창립한 배우 마동석의 제작 겸 매니지먼트사인 빅펀치엔터테인먼트는 촬영이 없는 날에는 아침부터 밤까지 마동석과 감독, 작가, 제작 관계자들이 회의에 몰두하는 거점이 됐다. 일찍이 기획, 제작에 뜻을 보여온 배우와 동행하면서 배우 매니지먼트 이상의 다양한 업무를 경험했지만, 김훈 대표에게도 <이터널스>의 경험은 남달랐다. “계약사항이 복잡하고 디테일한 마블과의 협업을 통해 매니지먼트로서 확실히 시야를 넓힐 수 있었다.” 마동석을 오래 지켜본 파트너로서 그가 가장 높이 사는 덕목은 “변함 없음”이다. 제작부터 쉽지 않았던 <범죄도시>부터 연이은 천만 가도를 달리게 된 지금까지 “그는 언제나 한결같이, 쉼 없이 일한다”는 것이 최측근 김훈 대표가 자신의 동료를 신뢰하게 된 최고의 자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