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2]
[인터뷰] 나로서 카메라 앞에 서기, 배우 임백굉
2024-10-14
글 : 정재현
사진 : 백종헌

임백굉은 금마장 시상식 연기상 후보에 3회 올라 남우조연상을 1회 수상한 연기파 배우고, 리얼리티 쇼 <완삼개>(2019)의 MC로 금종장 시상식에서 최우수 남자 MC상까지 거머쥔 전천후 엔터테이너다. 연기력과 매력을 적재적소에 발휘할 줄 아는 임백굉은 한국영화 <슬픈 열대> 출연까지 확정하며 글로벌 시장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 최근 <메리 마이 데드 바디>가 대만에서 높은 흥행 기록을 달성했다. 이 연기로 큰 호평을 받았는데 어떤가.

내가 연기한 마오방위는 다른 작품 속 귀신들과 달리 사람을 놀라게 만들지 않아 좋았다. 더군다나 죽은 지 얼마 안돼 인간 세상에 여전히 미련이 많고, 현세에 여러 여한을 덧씌우려 애쓰는 캐릭터라는 점이 재밌었다. 아마 중국어를 잘 아는 관객이라면 마오방위가 버디인 우밍한(허광한)과 성 지향성, 외모, 말투 등이 대비된다는 걸 대사의 뉘앙스로 알아챌 것이다.

- <화신적안루: 불의 눈물>(2021)에서 보여준 연기도 인상적이다. 가족사의 비극으로 인한 슬픔이 간헐적 트라우마로 찾아오는 소방관 장즈웬으로 분했다.

감독님이 워낙 꼼꼼한 분이라 촬영 시작 3개월 전부터 배우들이 실제 소방관들과 만나는 자리를 주선했다. 3개월 동안 다른 배우들과 화재 진압, 응급차 운전, 구호 작업 등 소방 실습에 매진했다. 소방 교육을 이수하며 캐릭터 속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 농촌 리얼리티 쇼 <완삼개>의 MC나 2021년 금마장 시상식의 단독 MC 등 연기 경력 못지않게 쇼의 MC 경력도 탄탄히 쌓는 중이다.

<완삼개>는 게스트들과 함께 대만 타이동에 머물며 지역 주민들의 사연을 듣는 신선한 프로그램이었다. 중화권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대부분 1년에 한번 금마장 시상식을 시청하며 자랐을 텐데, 애청하던 국민 프로그램의 MC로 발탁돼 영광이었다. 이런 MC 경력을 통해 연기를 대하는 견해도 전과 달라졌다. 이전에는 배역과 나를 분리하는 데 초점을 뒀는데 이젠 나와 배역 사이의 연결고리를 찾는 데 집중한다. <완삼개>를 촬영할 땐 솔직한 감정을 자주 드러낸 탓에 ‘지금 내가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나?’라는 착각이 든 적도 많다.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속내를 드러낸 것이다. 나는 춤추며 노래하는 것도 좋아하는데, 금마장 시상식의 MC를 통해 비로소 노래하는 모습을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게 됐다.

- 최근 박훈정 감독의 신작 영화 <슬픈 열대>에 캐스팅됐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박훈정 감독님 특유의 분위기를 이전부터 좋아했다. 감독님만의 폭력의 미학, 강렬한 캐릭터와 그들이 보여주는 성장에 호감을 느낀다. 지금 말할 수 있는 건 내 배역이 상당히 특별한 소재와 연관돼 있다는 사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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