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극단에서 생활하던 승원(유승원)은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접하고 난 뒤 갑자기 극단을 그만두고 나와버린다. 아버지의 빈소에서 오랜만에 마주친 이복남매 가현(정가현)은 승원에게 자신의 엄마와 함께 살라고 제안하지만 승원은 대꾸 없이 아버지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아무도 없는 아버지의 집에서 승원은 잠들지 못하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으며 밤을 새우기 일쑤다. 그렇게 며칠을 보냈을 무렵 가현이 불쑥 아버지의 집에 찾아온다. 가현은 돌아가신 아버지나 승원의 친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떠들어대며 승원의 신경을 긁는다. <아가미>의 주인공인 승원은 연극배우지만 많은 장면에서 침묵으로 일관한다. 대신 영화를 채우는 것은 알 수 없는 무기력과 불안 증세에 시달리는 승원의 행동이다. 오프닝에서부터 일관된 사운드가 인물의 불안과 신경증에 일조한다. 각본에서 연출, 주연을 맡은 유승원 감독의 데뷔작.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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