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을 다쳐 소리를 낼 수 없게 된 아오이(야마다 료스케)는 삶을 기대 없이 살아가기로 한다. 청소부로 일하는 대학에서 평소처럼 옥상 작업을 하던 어느 날, 투신하려는 여자를 구하면서 삶에 생기가 찾아온다. 여자의 이름은 미카(하마베 미나미). 유망한 피아니스트로 주목받았으나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고 방황 중인 피아노과 학생이다. 다시 살 마음을 먹은 미카는 연주 연습을 결심하고 폐강당을 찾지만 잠긴 문에 돌아서고 만다. 그 모습을 목격한 아오이가 강당 문을 열어주면서 둘은 친구 비슷한 사이가 된다. <사일런트 러브>는 조심스러운 두 주인공을 닮은 영화다. 깊은 상처로 곁을 주지 않던 남녀가 결이 맞는 서로에게는 마음을 열고 가까워지는 과정을 응원하는 시선으로 담아낸다. 히사이시 조의 섬세한 음악이 인물들의 심리를 충분히 표현한다. 피아니스트란 목표를 지켜나가는 미카 캐릭터와 공들여 찍은 그의 연주 장면이 인상적이다.
씨네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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