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아드만 스튜디오와 그들의 애니메이션 [2]
2001-01-02
정리 : 김혜리
제작·감독 피터 로드, 닉 파크 인터뷰

-<치킨 런>은 가족영화인데 패러디 기법이 어린 관객에게 너무 어렵지 않을까.

=닉 파크(이하 파크) | 재미있는 일이다. 애들은 “어른들은 안 좋아할 거예요”라면서 <치킨 런>을 자기네 영화라 여기고, 어른들은 또 우리에게 다가와 “이건 성인용이다. 애들은 이해 못할 거다”라고 염려해준다.

-<치킨 런>에서 둘의 가장 심각한 의견 차이는.

=파크 | 피터는 비버들의 이야기로 하자 그랬고, 나는 닭으로 하자고 했던 것.

-캐릭터들의 연기력이 돋보인다

=파크 | 우리 작업도 일종의\'퍼포먼스’로 인식된다면 좋겠다. 진저가 여우주연상을 받아서 안 된다는 법 있나. 뭐 아무래도 닭이 단상에 올라가 트로피를 받긴 힘들겠지만.

-<치킨 런>에는 <월레스와 그로밋>을 성인과 10대 후반 청소년이 환영받도록 만든 예리한 맛이 덜한 느낌이다. 메이저 할리우드영화라서 자기검열을 한 것인가, 아니면 그저 나이먹고 부드러워진 건가.

=파크 | 글쎄, 더 많은 사람이 공동작업을 해서 아닐까. 어쩌면 <월레스…> 시리즈 음악을 맡았던 줄리안 노트의 음악이 빠져서인지도 모르겠다. 노트의 음악은 버나드 허먼(히치콕 영화음악으로 유명한 작곡가)과 비슷한 클래식한 느낌이 있다.

=피터 로드(이하 로드) | 우리가 의식한 적도 없고 드림웍스도 전혀 검열하지 않았다. <치킨 런>은 우리의 첫 장편이다. 80분 길이의 호되게 긴 시나리오로 영화를 만들다보면 결국 다소 관습적인 모양새로 귀결되는 것 같다. 다시 말해 계산된 요소가 늘고 직관의 함량이 줄어든다고나 할까.

-아드만 주인공 중 가장 총애하는 캐릭터는.

=로드 | 내가 만든 ‘첫 아이’인 모프다. 플래스터신으로 빚은 나의 작은 장남이다. 하지만 5년간 그애에게 손도 대지 않았다. 아드만의 모든 신참 애니메이터는 생김새가 심플한 모프로 훈련을 받는데, 덕분에 모프의 연기력은 약간 저하됐다. 하지만 그 덕분에 모프는 아직 살아숨쉬고 있으니 멋진 일이다.

-<꼬마 돼지 베이브>도 그렇고 농장 배경 코미디영화 배후 비밀 채식주의 결사가 있는 것 아닌가.

=로드 | 맞다. 그런 음모가 있다.(웃음) 트위디 농장에 닭 이외의 동물이 나오지 않도록 한 것도 사실 <꼬마 돼지 베이브>의 영역과 거리를 두고 싶어서였다. 실은 록키가 타고 다니는 돼지를 넣었다가 빼긴 했다. 한 공간에 너무 많은 색깔을 넣고 싶지 않다는 이유도 있었다.

=파크 | 온갖 동물이 나와 재잘대는 영화는 피하려 했다. 우리는 트위디 농장이 좀더 극적이고 위험한 장소가 되길 바랐다. 황량하지만 이상한 매력이 깃든.

-악역 미세스 트위디의 모델이 있나.

=파크 | 악당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의 크루엘라도 생각했지만 다른 애니메이션을 참조하기는 싫었다. 미세스 트위디의 참고가 된 것은 히치콕의 <레베카>에 나오는 댄버스 부인으로 차가움과 절제로 무장하고 욕심과 분노를 안으로만 끓이는 인물이다.

-애니메이션, 그리고 클레이메이션이 어디로 가고 있다고 생각하나

=로드 | (농담조로) 컴퓨터애니메이터들은 곧 워크스테이션을 부수고 진흙을 파러 다닐 거다.

=파크 | 다양한 장르의 애니메이션이 공존할 수 있을 거다. 컴퓨터애니메이션 또한 하나의 미디엄일 뿐이다. 컴퓨터애니메이션이 우리만큼 아이디어와 발명에 의지한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그들은 감당해야 할 도전들이 있다. 관객은 한번 보여준 것에 금세 익숙해지기 때문에 점점 대단한 것을 보여줘야 할 거다. 틈새를 찾은 우리는 행운이다. 지금 하는 작업을 장차 계속하더라도 위협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 이상하지만 더 작은 팔레트가 더 큰 자유를 주기도 한다. 우리의 과제는 제한된 좁은 영역을 탐구하는 것이다.

위 인터뷰는 <더 타임스>에 실린 두 감독과의 문답과 www.reel.com 등이 참여해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 기록 등에서 발췌, 정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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