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척짜리 난쟁이 영주 파쿼드의 목소리를 맡은 존 리스고(56)는 아이러니하게도 2m 가까이 되는 거인이다. 하버드를 졸업한 수재이자 브로드웨이 무대 출신인 존은 <애정의 조건>으로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고, <클리프 행어>에서처럼 악당 역을 도맡아 해왔다. 그러나 실제로 만난 그는 자상하고 다정한 동화구연자 같은 모습으로 인사를 건네왔다.
-파쿼드는 단신이고 당신은 장신이다. 감정이입에 어려움이 없었나.
=정말로 나는 큰 사람이고 파쿼드는 작은 사람이다. 하지만 파쿼드의 머리만큼은 큰 남자 못지않게 정말 크다. (웃음) 정말 재미있는 조크지 않나? 목소리를 일부러 난쟁이처럼 만들지는 않았다. 들어보면 알겠지만 파쿼드의 목소리는 권위를 가진 육중한 사람의 것이다. 나는 늘 키가 커보이려고 노력하고, 사랑이 아무런 의미를 가지지 못하는 그에게서 연민을 느꼈다.
-녹음은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
=실사영화는 더빙을 촬영 이후에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반대다. 내 목소리가 먼저 녹음된 위에 애니메이션 작업이 들어간다. 애니메이션에서는 목소리가 골격이기 때문에 중요한 작업이라는 자부심이 있다. 녹음을 할 때는 유리창 밖에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가 듣고 있고 녹음실엔 완전히 혼자다. 긴장이 많이 된다. 사실 <슈렉>은 4년 전에 녹음했다. 완성본을 보고 내가 저런 말을 했나 했을 정도다.
-베스트셀러 작가라고 들었다.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을 쓴다. 하나는 뛰기 싫어하는 캥거루이야기다. 하지만 결국 자기 자신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게 되는 캥거루다. 다른 하나는 아이들에게 클래식뮤직을 좀더 쉽게 가르치는 동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