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기타메고 떠도는 히피를 연상시키는 외모의 앤드루 아담슨(35)은 <배트맨 포에버> <타임 투 킬> 등의 실사영화에서 비주얼 이펙트 슈퍼바이저로 일했고, 비키 잰슨(41)은 한나 바버라 스튜디오 출신으로 광고와 TV의 스토리보드를 그리기도 했고 <베토벤> 등의 실사영화를 거쳐 <엘도라도>에서는 프로덕션 디자이너로 참여했다. 다정한 남매처럼 보이는 두 사람 모두에게 <슈렉>은 감독 데뷔작이다.
-영화 속에 수많은 패러디들이 나온다. 대표적인 것을 들어달라.
=앤드루 | 기본적으로는 동화를 많이 패러디했다. 특히 쿵후장면은 <매트릭스>를 참조했는데 마침 <와호장룡>이 개봉했다. 뛸 때 천이 부딪히는 소리 같은 것은 그 영화에서 따왔다. 클래식영화부터 최근 영화까지 너무 많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공동연출이다. 어떤 식으로 작업을 분담했나.
=비키 | 모두 같이 했다. 4년 동안, 이야기 단계부터 편집까지 모든 시퀀스의 디테일을 늘 머리를 맞대고 상의했다. <슈렉>은 마치 우리집의 창고나 차고에서 나온 작품 같다.
-해바라기가 자주 등장한다. 다른 아름다운 꽃들도 많은데 굳이 해바라기를 선택한 이유는.
=비키 | 특별한 이유는 없다. 그저 해바라기가 슈렉에게 가장 적당한 사이즈의 꽃이다. (일동 웃음) 전체 색감을 고려해서 노란색이 맞다고 생각했다.
-파콰드의 성은 디즈니랜드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비키 | 파쿼드의 성은 가장 인공적인 느낌이 나도록 만들려고 했다. 테마파크, 즉 디즈니랜드야말로 동화의 세계를 가장 많이 착취한 공간이라고 생각했다.
-용이 당나귀와 사랑에 빠진다거나, 슈렉이 추녀가 된 공주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정치적인 올바름을 고려한 것인가.
=앤드루 | (웃음) 그렇다기보다는 <미녀와 야수>를 보면서 늘 야수가 왕자로
변하지 않고 그냥 야수인 채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그렇게 만들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