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흥행작가 3인의 신작 [1]
2004-03-05
글 : 권은주

다음 작품은 머냐, 어서 밝혀라

관객의 열광적인 호응과 평단의 긍정적인 지지 둘 모두를 균형있게 성취해내기란 쉽지 않다. <씨네21>은 그 교묘한 줄타기 명수들의 현재가 궁금해졌다. 그들의 차기작에 대한 밑그림을 훔쳐보면서 또 어떤 흥행성과 미학이 손을 잡을지 예측해보기로 했다. 그중 김지운, 박찬욱, 봉준호를 만났다. 김지운은 <장화, 홍련>으로, 봉준호는 <살인의 추억>으로, 박찬욱은 <올드보이>로 지난 한해 한국영화의 흥행 깃발을 날렸다. 더불어 자신들의 표식으로 넘치는 영역도 구축했다. 지금 이 세 사람 모두가 차기작 준비에 여념이 없다.

김지운은 다음 영화 <모두 다 그녀를 좋아한다>(가제)에서 “액션누아르에 관한 호기심”을 스크린 위에 발동시킨다. 여전히 장르 사이를 유유히 돌아다니며 진지전을 펼칠 계획이다. 장편과 단편을 번갈아 만드는 박찬욱의 행보는 <쓰리, 몬스터>의 옴니버스 작품 중 하나인 <컷>에 이르렀다. 주인공에게는 또다시 “딜레마가 주어진다”. 봉준호가 구상 중인 영화 <더 리버>(가제)는 대한민국 한강을 배경으로 한 일명 “도시재난영화” 또는 “순수오락의 결정판”이다. 이 세 사람은 어느 순간 망설인다. 스스로도 아직 정해지지 않은 부분들이 있다. 말하자면, 지금 우리는 그들의 차기작을 따로 또 같이 구상해볼 수 있는 은밀한 동반의 기회를 얻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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