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성현아, 김태우, 유지태
2004-05-06
글 : 이성욱 (<팝툰> 편집장)
사진 : 손홍주 (사진팀 선임기자)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가 누군가를 흔들어놓았다면, 그 명단에 성현아가 가장 먼저 오를 것이다. “많은 것을 털어내고 새로 많이 채워넣었다”는 그의 말은 한석규와 함께 출연하는 변혁 감독의 <주홍글씨>에서 ‘효과’를 발하고 있다. “<여자는…>을 하지 않았다면 그냥 연기를 하겠지만 이제는 가짜처럼 하면 안 된다는 게 머리에 박혀 고통스럽다. 허공에 뜬 게 아니라 땅바닥에 붙어 있는 인간을 하고 싶어서다. 그 인물을 어떻게 땅에 붙여야 하는지….” <여자는…> 이후 시나리오가 “평생 처음” 몰려들고 있는데 당분간은 로맨틱코미디를 배제하고 심각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것도 마찬가지 효과일 것이다.

홍상수와의 ‘교제’를 가장 즐긴 사나이라면 김태우가 아닐까. 애초부터 감독의 팬이었다고는 하지만 오죽했으면 여당 소리를 지금까지 들을까. “<버스, 정류장>의 이미연 감독과 술을 마시다가 ‘홍상수 감독과 작업하고 싶다’고 했을 때, ‘넌 너무 이성적이어서 안 돼’라고 했었다. 하지만 난 이번 작업이 너무 재미있었다. 홍상수 감독님이 항상 촬영장에 편하게 있다가 갔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나는 정말로 그랬던 것 같다.” 김태우는 <얼굴없는 미녀>의 촬영을 75% 정도 진행 중이다.

홍상수에게 가장 세게 반항했고 여전히 고개 숙이지 않는 배우는 유지태다. “홍 감독님은 배우가 너무 많이 이해해서 매너리즘에서 나오는 연기를 싫어했다. 대사를 칠 때 어떤 진심을 담고 싶은 욕망이 배우에게는 있는데 그걸 거부하니 원망스럽기까지 했다.” 유지태의 주체성은 질문을 던질 때마다 새롭게 확인된다. 칸 경쟁부문에 나란히 오른 <여자는…>과 <올드보이>에서 공히 주연인 그는 놀랍도록 담담하다. “물론 기쁘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그러나 내게 칸과 부산은 똑같다. 영화인들이 모여서 영화를 즐기는 축제라는 점에서 똑같은 건데 그게 대단한 건지는 모르겠다.” 5월2일까지 연극을 공연하고, 5월11일에는 송강호와 함께하는 <남극일기>가 크랭크인한다. 또 직접 감독하는 단편영화 촬영 스케줄까지 고려해야 할 만큼 눈코 뜰 새 없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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