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뽑은 올해의 최고, 최악의 영화
<범죄의 재구성>과 <슈렉2>가 ‘짱’
<씨네21> 온라인 독자들이 2004 최고, 최악의 영화를 뽑았다(12월21일 오후 5시 집계 기준). 최고의 한국영화 및 외국영화 1위는 <범죄의 재구성>과 <슈렉2>, 최악의 한국영화 및 외국영화 1위는 <도마 안중근>과 <프레디 vs 제이슨>이 차지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우선 최고의 한국영화 부문에서는 총투표자 5650명 중 3139명이 <범죄의 재구성>을 꼽아 56%의 지지로 1위를 차지했고, 그뒤를 바짝 이어 <태극기 휘날리며>가 52%로 2위, 3위 <아는 여자>, 4위 <말죽거리 잔혹사>, 5위 <알포인트> 등으로 나타났다. 이 밖에도 <송환>이 6위로 선전했다. “<범죄의 재구성> 너무 재미있게 봤습니다. 치밀한 시나리오가 탄탄했고 쟁쟁한 캐스팅의 연기가 돋보였던 흥미진진한 한국영화였습니다”(ekchoi7) 등의 의견이 올라왔다. 최고의 외국영화 부문에서는 <슈렉2>와 <화씨 9/11>이 각각 근소한 차이로 1, 2위를 다퉜으나 <슈렉2>가 간발의 차이로 1위에 올랐다. 뒤를 이어 3위 <나비효과>, 4위 <트로이>, 5위 <모터싸이클 다이어리>가 올랐다.
한편 최악의 한국영화 부문에서는 <도마 안중근>과 <내 사랑 싸가지>가 치열한 자리다툼을 벌였으나, 결국 영예의 1위는 <도마 안중근>에 돌아갔다. 3위 <그놈은 멋있었다>, 4위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5위 <돈텔파파> 등이었고, 5위 안에 인터넷 소설을 소재로 한 기획영화 2편이 끼어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정말… 최고의 영화는 의견이 많이 갈리지만, 최악의 영화는 대체로 의견이 모아지네요. 저런 영화들은 감독의 이름을 다시 한번 보게 됩니다”(mit2nite), “저런 영화들 제발 안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영화의 발전에도 크게 걸림돌!”(cloudinrain) 등의 의견들이 올라왔다. 그리고 최악의 외국영화 부문에서는 <제이슨 vs 프레디>, <에이리언 vs 프레데터>가 각축을 벌인 결과 <제이슨 vs 프레디>가 한발 앞서 1위에 올랐다. 시리즈물의 각종 주인공들을 한데 모아 만든 기획용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실망감을 여실히 드러낸 결과였다. 이 밖에도 3위 <배틀로얄2: 레퀴엠>, 4위 <캣우먼>, 5위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의 순으로 꼽혔다.
■ 2004 최고의 영화는?
네티즌 총 5650명 설문
∇한국영화 <범죄의 재구성> 3139명 <태극기 휘날리며> 2951명 <아는 여자> 1877명 <말죽거리 잔혹사> 1454명 <알포인트> 1351명
∇외국영화 <슈렉2> 1481명 <화씨 9/11> 1459명 <나비효과> 1208명 <트로이> 1121명 <모터싸이클 다이어리> 890명
■ 2004 최악의 영화는?
∇한국영화 <도마 안중근> 1883명 <내 사랑 싸가지> 1848명 <그놈은 멋있었다> 1807명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1722명 <돈텔파파> 1507명
∇외국영화 <제이슨 vs 프레디> 1369명 <에이리언 vs 프레데터> 1209명 <배틀로얄2: 레퀴엠> 983명 <캣우먼> 863명 <80일간의 세계일주> 713명
올해의 외화 베스트5
<아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1·2위
장 뤽 다르덴, 장 피에르 다르덴의 영화 <아들>이 <씨네21>의 올해 외화 베스트 1위로 선정됐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가 한국에서 개봉된 것은 <아들>이 처음이다. 그러나 <아들>은 다르덴 형제의 전작 <약속>과 <로제타>(다르덴 형제는 이 영화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바 있다)의 연속적인 주제의식인 ‘주변부 계급에서 벌어지는 죄짓기와 용서의 찰나’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은 설교하지 않고 직접 쫓아다니며, 때로는 카메라가 담을 수 있는 물질적인 제약들을 고스란히 인정하면서 독창적인 영화적 장의 한편을 열어젖힌다. 아들을 죽인 살인범 소년, 그를 다시 자신의 목공소로 데려와 일을 시키는 죽은 소년의 아버지. 영화는 끈질기게 과거의 운명과 새롭게 마주한 운명 사이에서 진동한다. 아들의 죽음을 다시 피로 복수할 것인가 아니면 용서로 이 새로운 아들을 받아들일 것인가, 고민하는 순간에 영화는 멈춘다. <아들>은 올해 개봉한 영화 중 윤리적 긴장감을 가장 뛰어나게 표현해낸 영화 중 한편이었다.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한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의 등수는 조금 예상 밖의 선전이다. 개봉하자마자 조용하게 입소문이 퍼진 주인공 조제와 츠네오의 러브스토리에 힘입은 바 큰 듯하다. 2003년 <환생>의 각본을 썼던 이누도 잇신 감독의 데뷔작이다. 3위를 차지한 <엘리펀트>는 구스 반 산트가 그의 전작 <제리>의 뒤를 이어 미학적 혁신을 일으킨 작품이다. 칸영화제에서의 황금종려상 수상도 수위에 드는 데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엘리펀트>는 미국에서 벌어진 컬럼바인 총격사건을 음울한 정서와 시간의 입방체 같은 반복구조로 다시 포착해낸 수작이다. 그리고 <비포 선셋>의 4위는 당연해 보인다. 리처드 링클레이터의 <비포 선셋>은 <비포 선 라이즈>의 후속작을 기대하던 관객에게 드디어 감성 넘치는 후기를 제공한 셈이었다. 그 밖에도 5위에 오른 소피아 코폴라의 영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는 감독의 여성적인 섬세함과 낯선 영화적 대화법이 관심을 끌었던 작품이다.
올해의 외화 베스트5
1. <아들> 2.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3. <엘리펀트> 4. <비포 선셋> 5.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