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터 잭슨의 신작 <킹콩>의 오픈세트를 본 적 있는가? 브라이언 싱어의 <슈퍼맨 리턴즈>의 촬영현장을 구경해본 적 있는가? 개봉 때까지 그런 정보는 절대 비밀이 아니냐고? 이른바 비밀 마케팅 전략은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불문율일 뿐이다. 팬들의 호기심을 개봉 때까지 붙들어두었다가 개봉 뒤 충격을 던지는 것이 최선의 관객 동원 전략이라고 아무도 보장한 바 없다. 지금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팬사이트나 비공식 웹사이트 등을 통해 프로덕션 정보를 마구 흘리고 있다. <나니아 연대기> <엑스맨3> <스파이더 맨3> <해리 포터와 불의 잔> 그리고 워쇼스키 형제가 각색한 코믹북 원작의 <벤데타 V>까지 올해 겨울부터 내년 여름까지 개봉일을 한참 남겨둔 영화들을 미리 그리고 마음껏 맛볼 수 있는 웹사이트로 안내한다. 운영자들의 개인적인 취향이 반영되기 때문에 블로그의 성격도 띠는 이런 사이트들을 미국에서는 ‘웹블로그’라고 부른다. 짐도 꾸릴 필요없는 웹블로그 여행을 시작하자.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클릭에 링크, 링크에 클릭을 반복하다보면 하루가 모자란다.
킹콩 혓바닥 한번 볼텨
<킹콩>개봉 2005년 12월14일
Address www.kingiskong.net
Site Map 피터 잭슨의 차기작에서 이름을 딴 kingiskong.net은 감독의 공식 팬페이지다. 대문을 열면 거의 매일 올라오다시피하는 최신 뉴스들을 접할 수 있다. 사이트 메뉴는 영화 <킹콩>에 대한 기본 정보, 관련 사진자료, <킹콩>의 역사, 네티즌 게시판 등으로 구성돼 있다. 화면 오른쪽으로는 동영상 클립 목록이 뜬다.
Hot Board 이 홈페이지의 최대 강점은 바로 동영상 자료다. ‘프로덕션 다이어리’라고 이름 붙은 이 게시판에서는 지난해 9월 초부터 올해 4월 말까지 8개월간의 촬영노트와 D-33주부터 카운트다운하고 있는 후반작업 과정이 담긴 동영상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다. 피터 잭슨 감독이 직접 관여하는 ‘독점 자료’이며, 촬영장 동영상은 2∼3일에 한번꼴로, 후반작업 동영상은 1주일에 1회분씩 올라와 있다. 퀵타임플레이어로만 재생되며 새 창에서 열린다. 촬영과 각종 특수효과, 특수분장에 관한 감독 이하 전문 스탭들의 친절하고 생기발랄한 설명이 영화에 좋은 이미지를 더한다. 엄청나게 두꺼운 스크랩북도 있다. 소설 <반지의 제왕> 팬페이지인 www.theonering.net으로 곧바로 링크되는 이 게시판에는 현재 600여장의 사진자료가 올라 있다. 공사 중이거나 완성된 오픈세트 사진을 질리도록 볼 수 있고, 잡지 또는 신문에 실린 <킹콩> 관련기사를 (무식하게 그대로) 찍은 사진(이라 기사는 읽히지 않는 자료), 프로덕션 다이어리 동영상 캡처 사진,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의 <킹콩> 캐릭터 아트워크, 비디오 게임 이미지까지 열람, 저장이 가능하다.
New! <킹콩>은 현재 후반작업 D-25주를 넘기고 있다. 킹콩의 CG 메이킹을 담당하고 있는 (10회 정도 봐야 겨우 한두명씩 얼굴이 익숙해지기 시작하는) 수십명의 스탭들이 컴퓨터 앞에 앉아 현재 작업 중인 것들은 다음과 같다. 킹콩의 혓바닥, 킹콩의 머리털, 킹콩의 움직임, 킹콩의 눈 주위 그림자, 킹콩이 사는 늪지대. 최고 기밀에 속하는 정보들 위로는 화면가리개 표시가 붙으니 에러로 오해하지 말 것.
일촌 파도타기 theonering.net/ kingiskong.net보다 먼저 생겼고, 일촌보다는 삼촌뻘이다. 소설 <반지의 제왕> 팬들은 영화 <반지의 제왕>을 따라잡기 시작했고 피터 잭슨의 차기작까지 따라잡게 됐다. kingiskong.net에 올려진 모든 자료에 대한 저작권을 이곳이 갖고 있으며, 말했듯이 ‘스크랩북’이 보관된 곳이다. 영화 <반지의 제왕> 시리즈에 대한 추억의 자료들도 볼 수 있다.
함께 즐겨요, 슈퍼맨의 재림을
<슈퍼맨 리턴즈> 개봉 2006년 6월4일
Address www.bluetights.net
Site Map 사이트 이름은 슈퍼맨이 입는 파란 의상을 가리킨다. 맑은 파란 바탕의 화면을 열면 중앙 상단에서 영화 개봉일을 카운트다운 하는 시계를 볼 수 있다. <슈퍼맨 리턴즈>의 개봉일까지 남은 시간은 367일 1시간 11분 28초, 27초, 26초…. 프로덕션 관련 최신 뉴스, 동영상 업데이트, 주간 설문조사 등이 대문에 깔끔하게 배치돼 있고 화면 왼쪽으로 갤러리, 프로덕션 관련 동영상 클립, 각종 팬사이트 링크, 슈퍼맨 관련상품 쇼핑몰 등이 메뉴로 줄지어 있다.
Hot Board kingiskong.net과 마찬가지로 파란스타킹 웹블로그 역시 브라이언 싱어 감독 이하 스탭들이 등장하는 동영상 자료를 공개한다. ‘브라이언의 일기’(Bryan’s journal)라는 메뉴를 들어가면 감독의 첫인사로 시작해서 작가 댄 해리스가 말하는 시놉시스, 프로덕션디자이너가 안내하는 오픈세트, 스턴트 코디네이터가 말하는 슈퍼맨의 액션 등을 보고 들을 수 있다. 윈도미디어플레이어와 퀵타임플레이어 중 선택 감상이 가능하며 무엇보다 동영상 대본이 올라와 있다! ‘영어 난청’이 있는 전세계 슈퍼맨 팬들을 위한 배려다. 이런 점이나 온라인 설문조사를 대문에 걸어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웹블로그의 또 다른 매력은 네티즌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한다는 것이다. 슈퍼맨 캐릭터 팬아트워크 업로드 게시판이 별도 마련돼 있고, 네티즌 게시판도 여유있는 용량 확보를 위해 별도 사이트에 링크돼 있다. 팬키트도 있다. 대문에 걸린 개봉일 카운트다운 시계가 탐이 났다면 ‘BTN FAN KIT’ 메뉴로 들어가서 다운로드받으면 된다.
New! 6월22일자로 공동작가 댄 해리스와 마이클 도허티의 동영상 클립이 업데이트됐다. “브라이언은 우리를 늘 현장에 두고 촬영 중간에도 ‘이런 걸 해볼까요?’라며 의견을 묻곤 합니다.“ 이들에 의하면 <슈퍼맨 리턴즈>의 지구는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이 활동했던 지구보다 더 폭력적인 세계가 될 듯하다. 영화는 현재 호주에서 촬영 중이다. 신인 브랜든 루스가 연기하는 클라크 켄트/슈퍼맨의 모습이 궁금하면 당장 클릭.
일촌 파도타기 www.superman-movies.com, www.supermanhomepage.com/ 영화 <슈퍼맨 리턴즈> 관련 주요 일촌은 최소 26개. 이 둘은 그중 가장 종합적인 성격의 웹사이트다. superman-movies.com은 영화 관련 최신 뉴스를 주로 다루고, <헐크> <데어데블> <엑스맨> 등 여타 코믹북 원작영화들의 월페이퍼, DVD, 트레일러, 스틸 관련 링크들도 수십개 달아놨다. supermanhomepage.com은 주소를 치기가 좀 복잡하지만 일단 들어가면 슈퍼맨에 관한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TV시리즈, 영화들, 코믹북, 라디오 프로그램과 주제가 자료들까지 모여 있다. 슈퍼맨의 역사? 그건 기본이다. 1938년 골든 에이지 코믹스사가 출판한 코믹북의 역사부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