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일본 젊은 영화의 힘! [2]
2006-08-09
글 : 정재혁
올 하반기, 개봉을 기다리는 일본영화 5편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둔 일본 인디영화의 행렬은 하반기에도 계속된다. 오다기리 조가 출연한 영화 <유레루>를 시작으로 기타노 다케시와 이상일 감독의 신작인 <다케시들>과 <훌라 걸>, 재일동포 양영희 감독의 <디어 평양> 등 총 10편의 작품이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실화를 소재로 한 작품부터 휴먼드라마까지, 기대되는 하반기 일본영화 5편을 소개한다.

빅 리버 Big River
감독 후나하시 아쓰시 | 출연 오다기리 조, 카비 라즈 | 8월17일

일본인 텟페이(오다기리 조)는 미국의 사막을 여행하던 중 우연히 파키스탄인 알리(카비 라즈)를 만난다. 알리는 아내를 찾아 미국의 곳곳을 돌아다니고 있는 중. 그랜드캐니언을 향하는 이들의 여행에 한명의 동반객이 더 등장한다. 홀로 여행을 하고 있던 미국인 사라(크로 스나이더). 서로 다른 국적을 가진 세 남녀의 여행기를 그린 <빅리버>는 9·11 이후 혼란스러워진 미국사회의 풍경을 담는다. 애국자법이란 이름의 테러대책법과 유색인종을 향한 미국인들의 의심스런 눈빛. 불안한 분위기는 세명의 주인공들 사이에도 흐른다. 알리의 아내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하고, 텟페이와 사라는 사랑 고백을 유보한 채, 감정 싸움만 계속한다. 오다기리 조가 대사를 영어로 소화해 화제를 모은 영화. 2006년 베를린영화제 상영작이다.

훌라 걸 フラガ-ル
감독 이상일 | 출연 아오이 유우, 후지 스미코 | 하반기 중

석탄에서 석유로 ‘에너지 혁명’이 일어났던 쇼와 40년경. 탄광마을 이와키시는 위기에 처한다. 탄광이 하나둘씩 폐쇄되기 시작한 것. 탄광회사에선 급기야 레저 시설 설립 계획을 세운다. 이 방법만이 위기에서 빠져나가는 유일한 기회라는 것이다. 회사는 마을 여자들을 상대로 훌라 댄스 설명회를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레저 센터 설립에 유리한 분위기를 만들어간다. 마을을 지키기 위한 마을 여자들의 거친 몸부림. <69> <스크랩 헤븐>을 연출했던 이상일 감독의 신작 <훌라 걸>은 ‘조반 화와이안센터’의 탄생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다. 세상의 비난을 무릎쓰고 좌충우돌하며 레저 센터를 만들어낸 주민들의 성공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나와 앨리스>의 발레 소녀 아오이 유우가 훌라 댄서로 변신한 모습도 볼 수 있다.

유레루 ゆれる
감독 니시카와 미와 | 출연 오다기리 조, 가가와 데루유키 | 8월10일

도쿄에서 성공한 사진작가 타게루(오다기리 조)는 어머니의 기일을 맞아 시골집을 찾는다. 시골에선 형 미노루(가가와 데루유키)가 가업을 이어가고 있다.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 갑작스런 사건이 일어난다. 타게루가 다리 위에서 떨어지는 치에코(마키 요우코)를 목격하게 된 것. 치에코는 미노루의 소꿉친구로 다리 위에는 미루노의 모습도 보인다. 단순한 사고일까, 아니면 살인사건일까. 형제 관계에 일기 시작한 흔들림(ゆれる). 데뷔작 <산딸기>로 일본 가정의 붕괴를 그렸던 니시카와 감독은 별거 생활과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틀어지기 시작한 형제 관계를 조명한다. 올해 칸영화제 감독주간 상영작.

첫사랑 初戀
감독 하나와 유키나리 | 출연 미야자키 아오이, 고이데 게이스케 | 하반기 중

1968년 일어났던 3억엔 강탈사건을 소재로 한 소설 <첫사랑>을 영화화한 작품. 소설은 해결되지 못한 사건의 범인이 18살 여고생이었다는 설정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키시(고이데 게이스케)는 스즈미(미야자키 아오이)에게 범인이 여자라면 의심받지 않을 거라고, 3억엔 강탈 계획을 제안한다. 키시가 너무 좋은 스즈미는 별 다른 생각없이 수긍할 뿐. 곧이어 이들의 위험천만한 모험극이 펼쳐진다. <나나>의 하치 미야자키 아오이의 연기가 빛나는 영화.

안녕, 쿠로 さよなら, クロ
감독 마쓰오카 조지 | 출연 쓰마부키 사토시, 이토 아유미 | 하반기 중

1961년부터 12년간 나가노의 한 고등학교에서 살았던 개 쿠로의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료스케(쓰마부키 사토시)는 등굣길에 만난 검은 개 쿠로에게 도시락을 나눠준다. 학교엔 학원제 준비가 한창. 소품인 강아지 가면이 망가지면서 학생들이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때 지나가는 쿠로. 학생들은 이 개를 강아지 역할로 캐스팅하고 축제는 의외의 성공을 거둔다. 우정과 사랑, 졸업과 헤어짐. 인간관계의 애뜻함을 전하는 영화의 결이 강아지 살결만큼 따뜻한 울림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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