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이명세·김지운·장준환의 신작 [3] - 장준환
2006-10-09
글 : 이종도
사진 : 오계옥
슈퍼맨 이야기 <파트맨> 준비 중인 장준환 감독

방귀대장 정구, 지구를 부탁해!

상상력 경연대회가 있다면 장준환은 으뜸 우승 후보일 것이다. 그러나 우승 후보에겐 소식이 좀처럼 들리지 않았다. 이따금 춥고 먼 나라에 영화 심사위원으로 갔다거나, 단편영화제에 멀고 추운 나라에서 사온 보드카를 공수해왔다는 소식이 들렸다. 그가 드디어 필생의 역작을 부산국제영화제 PPP에 내밀었다. <지구를 지켜라!>보다 훨씬 전 기획된, 이름하여 <파트맨>(Fartman)으로 슈퍼히어로 액션물이다. “천형을 지니고 태어난 아이가 있다. 너무 잦고 독한 방귀로 주위에 피해를 주고 왕따를 당한 아이는 그래서 큰 고통을 받는다. 친구를 만나서 잠시 행복해지는가 싶더니 친구가 다시 떠나고 엄마 아빠도 아이의 방귀를 참을 수 없게 된다. 아이는 모든 것으로부터 떠나 산에 올라 저주를 극복하기 위해 수련을 닦는다. 그러나 산에서 내려오자 부모는 악당에게 살해를 당한 뒤다. 아이는 부모의 복수와 정의를 구할 것을 약속한다.” 장준환식 슈퍼맨 이야기, <지구를 지켜라!> 이후 살아온 이야기를 들었다.

-2004년 단편 <털> 이후에 어떻게 지냈나.
=싸이더스에서 다른 작품을 준비하다가 지난해 가을부터 <파트맨>을 다시 시작했다.

-말을 갈아탔는데.
=싸이더스 차승재 대표가 <파트맨>만 아니면 된다고 하셨다. (웃음) 다른 작품도 해봤지만 이걸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고 이걸 해야 자유로워진달까. 다른 걸 해도 자꾸 마음이 콩밭(<파트맨>)에 가서. 오퍼스픽처의 이태헌 대표를 만나 미완성 시나리오를 주었는데 재미있어했다.

-이 작품은 언제까지 만들기로 했나.
=사실은 늦어졌다. 지난해 가을엔 빨리 써서 올해 제작, 내년에 발표할 생각이었는데 시나리오 때문에 늦어졌다. 내년 봄 크랭크인하면 CG와 후반작업이 많이 걸릴 테니까 내후년 여름에 보게 되지 않을까.

-예산은.
=모르겠다. 감이 안 온다. 슈퍼히어로영화니까 많이 들겠지. CG도 많고.

-10년이나 된 걸 마음속에 품다가 이제야 만드는 건데, 아이디어를 쉽게 버리지 않고 오래 간직하는 것 같다.
=영화아카데미 졸업 뒤 영상원 조교 때 시놉을 썼으니까. 핵심이 있으면 마음속에서 안 지워지는 듯하다. 그래서 자꾸 집착하게 되고, 그러니까 <지구를 지켜라!>의 병구 같은 성격이 있는 거지. (웃음) <털>도 영화아카데미 졸업하고 단편 하나 더 만들까 하고 잠깐 생각했던 거다. 아깝지, 재미있는 것도 많은데 안 만들면. 세상 어디에도 없고 내 머릿속밖에 없는 거잖나. 그래서 보여주고 싶고, 아깝고 그런 마음인가보다.

<파트맨>은 정의에 대해 의문을 갖는 영웅의 이야기

-마음속에서 영화의 이미지로는 어떤 것들이 떠오르나.
=결국은 <슈퍼맨>이다. 극장에서 처음 본 영화가 <슈퍼맨>이다. 그때 보고 나와 흥분된 느낌은, 영웅이 멋있어 보이고 현실에 있을 것 같고 나도 그런 영웅이 되고 싶다는 건데, 영화 본 뒤 보자기 쓰고 며칠씩 나다니기도 했으니까. 그 느낌이 강해서 이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세상의 악으로 어떤 것을 설정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일 듯하다.
=그게 굉장히 어렵다. 기존 영웅물처럼 판타지가 있기는 하지만, 기존 영웅물은 사회와 상관없는 가상의 악과 싸우잖나. <파트맨>은 실제 사회에서 악당과 싸우는데 정의란 뭘까, 계속 의문을 갖는 영웅이다. 그래서 내 자신에게 질문한다. 정의는 뭐고 정의를 이루려면 어떤 악당을 물리쳐야 하는 거지. 그 부분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많이 걸린다.

-지금 시나리오는 어떤 단계인가.
=얼마 전에 0.7고가 나왔는데, 대충 결말만 내놓은 건데 너무 길고 규모도 너무 크고. 그게 죽였는데. (웃음) 새로 쓴 건 또 마음에 쏙 들진 않고, 보강하고 있다.

-친하게 지내는 박희순이나 신하균 같은 배우를 염두에 두고 쓰는지.
=악당 캐릭터엔 정해놓고 쓰는 배우가 있는데 파트맨은 모르겠다. 느낌이 배우마다 다른 것 같고, 딱 이 사람이다보다는 이렇게 저렇게 해도 다 재미있을 것 같고. 느낌이 배우마다 다른 것 같다. 주인공 중심의 영화라서 일단 메인 캐릭터에 대한 고심이 많이 될 것 같고 나머지 인물도 최대한 영화, 연극, TV 볼 때 자꾸 대입해서 생각해본다. 저런 역이 맞지 않을까 하고 말이다. 시간이 맞으면 박희순, <지구를 지켜라!>의 황정민 등 친구들과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팀 구성은 얼마나 했나.
=별로 된 거 없다. 조감독이 둘 있다. 한명은 <지구를 지켜라!> 때 같이 했다. PD는 신중하게 생각하고 있고. 미술감독은 <지구를 지켜라!> 했던 장근영 미술감독과 구두로 얘기하고 있다.

-그동안 미술이나 프로덕션 등 어떤 구상들을 했는지.
=미술이나 자료 많이 찾아보고…. 사실 한 게 별로 없네. 제일 중요한 게 드라마니까.

-함께 일하는 작가가 있나.
=사실 요즘 개인적인 일 때문에 집중을 못했는데, 그게 쉽지 않더라. 알려진 작가는 바로 데뷔하거나 인기작가가 되니까. 내가 강의를 나가는 것도 아니어서 젊은 작가를 구하기 힘들다. 혼자 오래 하다보니까 팍팍한 게 있는데 같이 얘기하면서 할 수 있음 좋겠다 싶기도 하다. 무엇보다 타이핑을 누가 해줬으면 좋겠다. (웃음) 작가랑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의심스럽긴 하다.

-제목은 확정된 것인가.
=100% 확정은 아니고 한국말로 <파트맨>이 가장 낫지 않나 한다.

-부산영화제 PPP에 냈는데.
=실제로 엄청난 투자가 이루어지거나 일이 커지는 건 없다고 하던데 하지만 시작했으니까 궁금해하는 분들께 보여드리고 이런 친구가 탄생할 거다, 출사표가 될 수도 있고 여러 의미로 가보려고 한다. 반응이 어떤지도 궁금하고.

주인공은, ‘정의를 지키는 방귀’란 의미의 정구

-영화의 살을 만들어가는 세부적인 아이디어들은 어떻게 얻나.
=그건 그 캐릭터를 찾아가는 일인 듯하다. 이 영화가 자료 조사해서 만드는 이야기도 아니고. 계속 뒹굴뒹굴하면서 생각하다보면 이 사람에게는 어떤 고난이 있고 이 사람은 그걸 어떻게 대처할까, 그런 식으로 찾아가는 게 내 스타일인 듯하다.

-주인공 이름은 뭔가.
=정구다. 정의를 지키는 방귀. (웃음)

-3년 동안 작품이 없었으니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조급한 마음이 들지는 않나.
=내 자신에 대해 신경이 쓰인다. 오래되었으니 조급해지고 조마조마한 면이 없지 않아 있다. 그렇다고 어설프게 하지는 못하겠더라. 이번에 잘하면 내 자신도 자유로워지고 여유도 생기리라는 기대가 있다. 그래서 더 꼼꼼하게 잘해보려고 노력한다.

<반달>을 변주해서 사용할 예정

-그동안 재충전은 어떻게 했나.
=책을 아주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일 때문에 읽는 거니까. 게으르다. 아주. CCTV로 계속 날 지켜보면 굉장히 지루할 거다. 답답할 정도로. 집에서 뒹굴뒹굴하다가 담배 피우고 괴로워하다가 한두줄 쓰고. 게으른 게 아닌가 싶지만 또 막상 일 들어가면 신경이 곤두서서 다른 일은 못하는 스타일이니까 그런 때 부지런하면 된 거 아닌가 자위하는 편이다.

-벌이 아파하는 소리를 주문하거나, 아드레날린이 쫙 분비되는 연기를 주문하기도 했는데 작품 세부에 대한 욕심이 많은 거 아닌가.
=드라마를 차곡차곡 따라가다보면 벌이 아파해야 더 재미있다. 언변이 좋지 않아 모든 걸 동원해 표현하다보니 당황스런 표현이 나온다. 어차피 영화란 커뮤니케이션이다. 갖고 있는 걸 스탭과 나누는 거니까 내가 연기할 때도 있고 한심하겠지만 모든 걸 표현해서 전달하려 애쓴다. 그래도 잘 안 맞을 때가 있고 다른 게 나와서 재미있을 때도 있다. 나는 너무 현장에 많은 걸 가져간달까. 그런데 그게 잘 안 되면 괴로워하는 스타일이다.

-<오버 더 레인보우>를 지난번 영화에선 효과적으로 썼는데 이번엔 어떤 노래가 나오나.
=<반달>이란 노래 있지 않나. ‘푸른 하늘 은하수~’ 그게 많이 쓰이고 변주될 거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노래고 아름답고 뭔가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개인적인 노래다. 어떻게 들으면 슬픈 느낌이 있고. 가사에 보면 2절 맨 마지막 ‘~길을 찾아라’가 있다. 이 영화가 길을 찾는 느낌이 있다. 정의를 찾는 느낌. 그것도 마음에 들고.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느낌 갖고 쓴 부분이 많다.

-시나리오 쓸 때는 어떤 음악을 듣나.
=좋은 영화를 만드는 건 위험한 영화를 만드는 것일 수 있다

-요즘 감독들은 끊임없이 차기작, 또 차기작을 준비한다. 계속 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이 느껴지는데 당신은 그런 쪽은 아닌 듯하다.
=작가를 시켜서 쓰게도 하고 영화를 계속 이어서 만들려는 것 같은데 난 잘 모르겠다. 나도 계속하고 싶지. 그&#47090;다고 일정 기간 안에 하나씩 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나 해도 내게 만족스러운, 물론 그런 걸 자주 할 수 있으면 이상적이겠지만, 그런 걸 포기하고 싶지 않고 얽매이고 싶지 않다. 당장 작품이 어렵고 힘들어 여유도 안 생기지만.

-최근 자극을 받은 영화들이 있나.
=많지는 않은데 <밀리언 달러 베이비> 보고 클린트 이스트우드 저 사람은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 싶었다. 깊이도 있고 재미있게 잘 본 작품이다. 아, <마이너리티 리포트>. 작품 재미도 있지만 자극받은 건 46회인가 굉장이 짧게 찍었다. 메이킹 보니까 스탭이 미리 준비한 게 3~4년 있겠지만 저 규모 영화를 저렇게 빨리 찍을 수 있다니, 나도 언젠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싶어 부러웠다.

-모스크바영화제 심사위원을 할 때 그쪽 일간지와 나눈 인터뷰에서 작금의 충무로 상황을 염려했다. 위험한 상상력의 영화가 위축되고 있다고.
=산업이 커지면서, 산업은 잘 모르지만, 살아남기 위해 검증된 것만 하는 것 같다. 겁을 많이 내서 그런 것 같다. 크게 성공한 거 보면 무모한 것들이 더 사랑받고 그렇게 된 거 아닌가. <괴물>도 그렇고 <왕의 남자>도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고. 엄청난 스타배우들도 아닌데 말이다. <웰컴 투 동막골>도 그렇고.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한 말로 기억하는데, “좋은 영화를 만드는 건 위험한 영화를 만드는 것일 수 있다”는 말. 위험하지 않으면, 기존 가치나 시스템에 도전하는 게 아니면 안 좋은 영화일 수도 있다는 거다. 내 상황이 그래서 그런지 귀에 쏙 들어온다. 꼼꼼히 되짚어보면 맞는 말인 것 같고.

-오래된 프로젝트를 안 버린다면 예전에 LA공항에서 실향민 노인 셋이 비행기를 탈취해 북으로 간다는 <여우머리>도 나중에 하게 될지 모르겠다.
=남북교류가 괜찮아지지 않았나. 그래서 <여우머리>가 별 가치가 없어지는 거 아닌가, 에이 시나리오가 문제야, 만나는 게 더 중요하지, 생각도 했다. 요즘 들어 누가 관심을 갖더라. 그런 남북교류가, 고양이 눈물만큼 찔끔 생색만 내고 그런 게 과연 의미가 있는 건가, 평생 외부적 요인 때문에 그리워하며 사는 분들인데, 하고 생각한다. 다시 마음으로 꾸물꾸물 올라오기는 하는데 발등에 불이…. 천천히 생각해야지.

-싸이더스에서 하던 다른 프로젝트는 뭐였나.
=<인어공주>라고 페이크다큐다. 인어들이 뭍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고 가정하는 거다. 아틀란티스 대륙의 공주였던 인어가 부산 기장 앞바다에 시체로 떠오른 사건을 추적하는 얘기다. 인터뷰도 하고, 잠입취재도 하는 얘기로 저예산 디지털로 생각했는데 인어를 만드는 게 만만치 않은 작업이더라. 고민하다가, 잠시 접었다.

진짜 신나게 잘 놀 수 있는 영화가 좋다

-어떤 영화들 좋아하나.
=많이는 못 봤고 좋아하는 걸 자주 본다. <시네마천국> <양들의 침묵>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아메리칸 뷰티>를 다시 봤는데 재미있더라. 잘 쓴 작품이다. 날 영화광 출신으로 아는데 보이는 게 있으면 보고 좋아하면 자주 보고 하지 찾아 보지 않는다. 명작 안 본 게 꽤 있다. <7인의 사무라이> <400번의 구타>, 수도 없이 많은데….

-자기만의 시나리오 작업 방식이 있나. 어떻게 시나리오를 배웠나.
=쓰면서 배운 거 같다. 첫 시나리오가 <유령>인데 쉽게 썼다. 쓰니까 애정을 갖게 되고. 각색 작업하는데 힘들더라. 더 어려워지는 거 같고. 시나리오란 게 모두가 같이 만들 수 있게 그리는 설계도 아닌가. 형식이니 규칙이니 그런 것들이 그리 중요할까 생각도 든다. 원하는 영화를 잘 얘기할 수 있게 옮기는 기능이 시나리오의 역할인데 시나리오 작법서를 보기도 하는데 안 풀리거나 미심쩍은 게 있으면 그 책에 나오는 얘기가 맞을 수도 있겠다 싶을 때도 있다. 오히려 자신이 가졌던 마음, 감정을 잃어버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한 게 아닐까.

-인터뷰나 주변 평가를 보면 독특하고 재미있다는데, 계속 만나면서도 그런 면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묻고 싶다. 내가 특별히 술마실 때 옷벗고 뛰어다닌다든가 그런 것도 아닌데 친구들이 날 사람들에게 소개할 때 특이하다고 한다. 그게 뭔지 아직도 궁금하긴 하다. 난 진짜로 모범생 같은 느낌도 많은데. 특이하다면, 말이 느리고 어눌하고 엉뚱한 결정을 내릴 때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자기 고3 때 미대를 가겠다고 떼를 썼다든지 그런 것밖에 없는데. 다중성 같은 건 있다. 춤추는 걸 좋아했는데 나이트 가서 꼬시고 하는 게 아니라 홍익대 클럽에 가서 춤추고 그런 거 말이다. 그런 걸 종합적으로 본 것 같기도 하고.

-연기는 더 안 할 생각인가.
=영화아카데미 졸업작품으로 만든 <2001 이매진>에 사람이 없어서 잠깐 연기를 하긴 했는데 난 영 아니다.

-그 작품을 구해 보기가 어렵다.
=존 레넌 노래도 들어 있고 해서 DVD 부록에 실을 수가 없다. 판권료도 수십억원 될 테고 허락도 안 할 거다. 영상자료원 같은 데 가면 볼 수 있지 않을까.

-차승재 대표가 예전에 ‘장준환은 모차르트, 봉준호는 살리에리’라고 말했는데 그런 비유가 부담되지는 않나.
=천재는 내가 아니라 봉준호 감독이다. 그런데 봉 감독이 천재답지 않게 바지런하니까 그런 얘기를 한 거겠지. 나는 내가 가야할 길은 아는데 쉽게 완성하지 못한다. 머리 쥐어뜯고 자기 학대하고 그러면서 작업한다. 진짜 천재라면 그러지 않을 거다.

-남들 얘기에 부화뇌동하는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
=그런 고집이 있나보다. 황소고집이랄지. 평소에는 사람들에게 잘 맞추려 노력한다. 그러나 뭔가 내가 맞다고, 여기에 뭐가 있다고 생각하면 고집을 부리는 게 있다. 안 될 것 같은데, 너무 힘들고 그런데도 해내는 걸 보면 그런 힘으로 만든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힘들고 자학까지 하는데 지금 가는 길이 그럼 맞는 건가.
=뭘 하자고 이런 거 시작했나, 다른 건 없나 생각해보는데 다른 건 없다. 그래도 힘든 만큼 엄청나게 즐겁고 가슴속에 있는 걸 확 풀어내는 듯한 만족감과 속시원함이 있다. 다른 어디에서 이런 걸 느낄 수 있을까. 돈을 벌어서? 엄청나게 유명해져서? 이런 작업만이 주는 엄청난 희열이 있고, 이걸 보여주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고 사람들에게 재미있지, 재미있지 하고 물어보는 느낌이 있으니까. 다른 일은… 이렇게 투미한 사람이 뭘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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