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봉태규, 정려원] 자기 스타일을 아는 아이들
2007-08-31
글 : 박혜명
사진 : 이혜정
<두 얼굴의 여친>의 봉태규·정려원

봉태규가 말했다. “나는 예쁜 사람이랑 해야 해요. 개성있게 예쁜 사람이 아니라, 정말 그냥 예쁜 사람 있잖아요.” 이번 영화에서 정려원을 설득한 일 외에도 <가족의 탄생> 때 그는 정유미를 김태용 감독에게 추천했다. 이유를 물으니 그가 돌려준 대답이었다. 감독이 채현 역에 어울릴 배우를 물어왔고 마침 봉태규는 단편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봤다. “감독님이 ‘너무 어려 보이지 않느냐’고 그러시기에 제가 계속, 괜찮다고 해서 끌고 왔죠.” 봉태규는 2∼3년 전부터, 민동현, 김태용 등 자신이 ‘형’이라 부르는 감독들에게 단편영화들을 추천받아 챙겨보곤 한다. “좋은 작품도 많고 좋은 배우들도 많아요. 유명해지기 전에 꼬드겨서… 저랑 영화 한편 같이 하자고 해야지. (웃음)” 봉태규는 ‘스타일링’에 욕심이 많고, 그걸 또 잘하는 사람이다. 호흡이 잘 맞을 것 같은 감독들, 자기와 잘 어울릴 것 같은 배우들을 염두에 두었다가 작업의 파트너로 만든다. <두 얼굴의 여친>에서 봉태규의 학교 후배 3인방 중 2명의 조연은 <방과후 옥상> 때 같이 해보고 좋아서 추천한 이들이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패션 리더의 비결은 바로 자기 몸에 잘 맞는 옷을 골라 입는 것입니다.”

정려원이 말했다. “작은 역할부터 하고 싶었어요. 영화는 모든 사람들이 탐내는 것이지만, 사람들이 돈을 내고 보는 거니까 신중하게 선택해야 하는데 역할이 너무 컸고, 두개의 캐릭터를 연기해야 해서 자신이 없었어요.” 그는 코믹멜로 <B형 남자친구>서 한지혜의 친구로 작은 조연을 맡아 데뷔했다. 아침드라마 <색소폰과 찹쌀떡>으로 연기를 시작했다. 아주 작은 역이었다. 우는 장면을 찍다가 카타르시스를 느껴 그는 자기가 연기를 좋아한다는 확신을 얻었고, 그래서 열심히 하고 PD의 예쁨을 받고, 분량이 늘어 마지막 회인 175회까지 출연했다. 연기를 하겠다고 가수를 무리하게 그만두는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팀의 자연스러운 해체와 함께 그는 “이게 정말 때인가보다”라고 생각했다. 정려원은 단계를 밟아가는 법을 아는 사람이다. 그도 패션 감각에서는 또래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인데, 정려원은 스타일에 맞는 액세서리를 손수 만드는 일도 좋아한다. 연기자로서 정려원은 자신이 “바닥부터 시작했다”고 말한다. “더 큰 집에 대한 욕망은 그 집에 대한 책임을 내가 질 수 있을 때 생길 거예요.”

자기 몸에 맞는 사이즈를 선택하는 것, 작은 것부터 손수 쌓아가는 뜻을 아는 것. 9월13일 개봉예정인 <두 얼굴의 여친>을 계기로 만난 봉태규와 정려원은 인생의 기본기를 깨달은 젊은이들의 인상을 준다. 만날 웃기고 당하고 까부는 캐릭터를 넘어서서 진중함을 가진 캐릭터 이미지를 위해 노력하는 봉태규와, “좀더 참을성을 갖고 침착해지고 또 꾸준함을 유지하는” 이성적인 인간을 희망하는 정려원은 지금 또 다른 사이즈를 찾는 중이다.

정려원 의상협찬 McGinnKnight Bridge, Kai-aakmann, Juicy Couture, IAMJINAKIM, Puma, Benetton, 나무하나(구두)·스타일리스트 박희경, 고광화·헤어 수·메이크업 윤은노 봉태규 의상협찬 타임 옴므·스타일리스트 서은영·헤어 3story by 강성우·메이크업 윤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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