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케이블 핑크시대] “자신있는 노출은 여자팬까지 생기게 하더라”
2008-01-31
글 : 강병진
사진 : 오계옥
<이브의 유혹> <색시몽> <메디컬기방 영화관>의 배우 서영

서영은 지난 2007년 한해 동안 케이블의 거성으로 거듭난 배우다. 그녀가 등장한 드라마들은 마의 시청률을 넘어섰고 다음날이면 각종 매체들은 그녀의 모습을 묘사하기에 바빴다. 역시나 거성을 알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틀에 걸쳐 그녀의 족적을 뒤쫓던 끝에 간신히 차를 한잔 나눌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다. 현재 <서영의 SPY>와 영화 <가루지기>를 촬영 중인 그녀에게 몇 가지 궁금한 점들을 물어봤다.

-얼마 전 <메디컬기방 영화관>(이하<영화관>)을 촬영하던 도중 실신했다고 들었다. 지금은 괜찮은 건가.
=지금은 별 문제가 없다. 사실 세트장이 내복을 입거나 핫팩을 붙여야 할 정도로 추운 곳이라서 그랬다. 목욕신을 촬영하느라 뜨거운 물에 들어갔는데, 나오면서 갑자기 찬바람을 쐬니까 정신이 나간 거지. 안 그래도 스케줄 때문에 피곤한 상태여서 그랬을 거다. 듣기로는 내가 경련을 일으키며 쓰러졌다고 하더라. 태어나서 그런 일은 처음이었다. (웃음)

-<여우야 뭐하니>의 ‘착한가슴’으로 주목을 받았다. 그런데 바로 케이블 드라마 <이브의 유혹>에 출연한다기에 의외였다. 지상파에서도 기회가 많았을 텐데.
=솔직히 <이브의 유혹>은 내가 주인공이라고 해서 욕심이 났다. 다들 그렇게 물어보지만 사실 나는 잘 모르고 있었다. 아무래도 신인인 나한테는 케이블이 여러 가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준 것 같다. 또 내가 주인공이라는 것도 있지만 공중파와 달리 전혀 걸러내지 않고 연기할 수 있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이브의 유혹>에서 보여준 노출 연기가 많은 화제가 됐다. 아무래도 신인배우로서는 감당하기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싶은데.
=물론 여자 입장에서 옷을 벗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있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연기를 하는 거였으니까. 나는 부모님한테도 내가 배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는 나를 버려야 하는 거니까 이해해달라고 했고 부모님도 내 뜻을 이해해주셨다. 노출은 배우로서 불가피한 때 만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런 걸 내가 기피하면서 전체적인 작품의 흐름을 깨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영화관>의 매창이라는 캐릭터는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에서 가장 많은 사연을 가진 여자다. 단순히 노출 연기뿐만 아니라 내면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뻐했을 것 같더라.
=물론. 하지만 그래도 아쉽기는 하다. 매창은 자기 감정에 솔직한 여자가 아니다. 항상 주위를 경계하면서 내면의 슬픔을 조금씩 드러내는 여자인데, 촬영일정이 촉박해서 내 능력으로는 그 모든 걸 보여주기가 힘들었다. 지금도 재방송을 보면 아쉬운 게 정말 많다.

-이전에는 남자팬들이 많았다면 매창 덕에 여자팬들도 많이 생겼을 것 같다.
=사실 <이브의 유혹> 때는 굉장히 많은 질투를 받았다. (웃음) 쟤는 분명히 몸이며 얼굴이며 다 수술했을 거야. 신인인 애가 저렇게 벗어도 되는 거냐는 등의 이야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여성팬들이 매창이란 캐릭터를 먼저 봐주는 것 같다. 그러면서 연민을 느끼기도 한다. 드라마 속의 연이는 모든 관심의 대상인데다가 운이의 사랑까지도 얻지만, 매창은 혼자 잘난 척하다가 비련의 여인이 돼버린 여자니까. (웃음)

-주변 사람을 대하는 성격은 어떤 편인가. 드라마에는 주로 남자들을 정신 못 차리게 만드는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하하하. 실제로는 절대 그렇지 않다. 여태까지 만난 남자도 딱 한명이었는데, 남자에 있어서 나는 굉장히 눈물이 많고 순애보로 가득한 스타일이다. (웃음) 반면 여자애들한테는 시원스럽고 맺고 끊는 게 확실하고.

-영화 <가루지기>에서 연기하는 봄이는 어떤 여자인가.
=극중 변강쇠가 만나는 마을 연인 중 한명이다. 봄이는 새댁인데, 남자에게 저돌적으로 들이밀기보다는 항상 뭔가 궁금한 듯한 표정을 짓는 귀여운 여자다. 솔직히 나는 이 영화가 너무 걱정스럽다. <영화관>과 달리 정말 아무런 화장도 하지 않고 흙이나 묻히면서 나온다. (웃음)

-드라마에 영화 촬영까지, 2007년이 정말 고생스러운 한해였을 것 같다.
=이틀이라도 연속으로 쉰 적이 없다. 하지만 연기를 하는 건 정말 즐겁다. 감독님들이나 스탭들이 나를 인정해주는 건 내가 어떤 연기든 안 가리고 한다는 거다. (웃음) 몸살이 나더라도 일단 해보려고 하는 거지. 노출을 하는 것도 내가 먼저 자신있게 하니까 여자팬들도 좋아해주는 것 같다. 어떤 분들은 대역을 쓰는 게 어떻겠냐고 하시지만, 나는 대역이라는 것을 상상하기 싫다. 뭐든지 내가 자신있게 하고 싶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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