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는 벗어도 된다. 신종플루는 깨끗이 나았다. 알려진 것처럼 심각하게 아프지도 않았다. 원래 체력이 좋은 편인데, 또 무용으로 다져진 몸이라…. (웃음) 당연히 바쁜 스케줄 때문에 힘들 때도 있지만,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진 덕분에 버티고 있다. 주위에서 말릴 정도로 말도 안되게 긍정적인 성격이다. (웃음) 물론 지금은 <지붕 뚫고 하이킥!> 때문에 더 큰 자신감을 얻은 것도 있다.
요즘 들어 극중 정음이가 많이 변했다는 말들이 있는데, 인정한다. 얘가 연애를 하면서 더 여성스러워졌다. 그래도 지금의 정음이는 감독님이 우리보다 1만배는 더 많이 고민한 끝에 나온 모습이다. 솔직히? 음… 나도 예전의 정음이 좋다. (웃음) 정음이를 처음 맡았을 때, 감독님은 “절대 예쁜 척하지 말라”고 하셨다. 예쁜 척뿐만 아니라 일부러 웃기려드는 것도 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정극에 출연하는 것처럼 연기를 하려고 했다. 그러다보니 내 안에 숨겨진 끼들이 더 자연스럽게 나올 때가 있다. 황정남이 ‘됐고!’라고 외칠 때, 반복되는 손짓은 정말 나도 모르게 나온 거다. (웃음) 준혁이에게 ‘띠드버거’를 사달라며, “오빠↗?” 이러는 것도 평소 장난을 치는 내 모습이다. 그런데 정음에게 놓인 멜로적인 상황과 그에 따른 정음의 태도를 깊이 이해하지는 못한다. 정음이는 “나 어떡해…” 하다가도 돌아서면 “어? 몰라 몰라 몰라…” 할 정도로 감정기복이 심한데, 실제의 난 그런 편이 아니다. 그만큼 극중의 정음과 실제의 나는 많이 다르다. 난 정음이처럼 착하거나 귀엽지 않다. 귀여운 척을 할 뿐이지. (웃음) 종영이 다가오면서 내가 앞으로도 이만큼 행복한 작품을 만날 수 있을지 걱정할 때가 있다. 정음이라는 캐릭터뿐만 아니라 함께 연기하는 배우들과의 인연까지 모두 내가 얻은 것들이다. 과연 내가 <지붕 뚫고 하이킥!> 이상의 작품을 만날 수 있을까? 아니다, 지금은 나답게 아무 걱정없이 현실을 즐기는 게 맞는 것 같다.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