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타]
[지연] 열정, 행운보다 믿음직한
2011-04-04
글 : 김용언
사진 : 오계옥
<노미오와 줄리엣> 지연

카메라 플래시가 터질 때마다 티아라 지연의 표정은 미묘하게 달라졌다. 전혀 거리낄 것 없이 긴 팔다리를 유연하게 조절했다. ‘일한다’는 느낌보다 즐긴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그동안 드라마 <혼> <정글피쉬2>, 영화 <고死 두 번째 이야기: 교생실습> 등에서의 무겁고 서늘한 이미지와는 딴판이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건 막상 마주앉고 나니 이 소녀의 목소리, 상당히 저음이다. 그 부조화가 흥미로웠다. “<노미오와 줄리엣>에서 내가 맡은 줄리엣은 호기심도 많고 털털한 말괄량이다. 근데 내 목소리가 워낙 저음이다. 하필 녹음 무렵 감기까지 걸려 더 허스키한 코맹맹이 소리가 나왔다. 게다가 일정상 내가 맨 먼저 녹음에 들어갔다. 상대배우의 리액션을 들어볼 겨를도 없이 내 감정대로만 끌고 가야 하니까 조심스러웠다.”

연약하고 곧 부서질 것 같은 외모에 깜빡 속을 뻔했다. 티아라 멤버 중에서도 가장 어린 19살, 하지만 또래와는 완전히 상반된 현재의 삶을 무던하게 받아들인다. “아이돌은 무조건 만능이어야 한다는 부담은 있다. 무대에서, 연기할 때, 리얼 예능 프로에서 전부 다르게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 있으니까, 어느 순간에는 어떤 게 진짜 내 모습인지 나도 헷갈린다. (웃음) 하지만 생각해보면 노래와 연기를 병행하는 것에도 장점이 있다. 무대에서도 우리는 똑같이 연기를 한다. 단 3분 안에 표정만으로 모든 걸 보여줘야 한다. 하고 싶은 걸 다 하고 있으니까,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본인의 성격과 제일 닮은 캐릭터는 <노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가장 먼 캐릭터는 <공부의 신>의 현정이란다. “밝은 편인데, 애교가 없다. 오히려 남성적이다. (웃음)” 그녀가 바라는 건 이런 거다. 지연이 해서 저 역할이 살았어, 저 역은 지연밖에 못해, 라는 말. “그보다 더 좋은 말은 없을 것 같다. <공부의 신>도 그래서 더 좋아해주셨던 것 같다.” 인터뷰 말미, 공연한 걱정으로 건강 관리를 어떻게 하냐는 사소한 질문에 “건강, 안 좋은 거 맞다. (웃음) 성한 곳이 한 군데도 없는 것 같다. 그래서 틈날 때마다 체력을 보충한다.” 정말 그 말대로 긴 촬영과 인터뷰까지 마치고 나자, 이제 고기를 먹으러 간다고 했다! 매니저가 그랬다. “지연이는 설렁탕을 좋아한다. 아이스크림은 빵또아. 설렁탕과 아이스크림 사주면 기분 좋아진다.”

관련 영화

관련 인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