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입니다. 아무래도 마지막 명절일 것 같습니다.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미련 없는 죽음을 선택했습니다. 6개월 남짓, 정말 열심히 살았습니다. 죽음을 준비하는 건 생각보다 바쁜 일이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었습니다. 친구들과 날을 잡아 진탕 술을 마셨습니다. 펀드와 적금을 정리해 가족에게 짐이 될지 모를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메웠고, 평소 좋아하던 음식들을, 하루에 하나씩 먹었습니다. 음식 하나당, 적게는 2명에서 많게는 5명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매일 눈물을 흘리고 참았습니다.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순간은 가족을 진정시키려 했던 제 생일이었고, 제가 가장 냉정했던 순간은 그 사람과 헤어진 날이었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가 끝났다, 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남은 시간은 제가 잘 알고 있습니다. 먼저 간 사람들은 이런 때에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궁금합니다. 책을 볼까, 음악을 들을까, 아니면 게임이라도 할까. 그냥 영화나 몇 편 봐야겠습니다. 2011년 9월 현재, 죽음이 바로 등 뒤로 다가온 제가 마지막으로 보고 싶은 영화들의 제목은 다음과 같습니다. 만약 당신이라면 어떤 영화를 보고 싶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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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 25명 '이 영화 보며 잠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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