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남선녀가 나란히 마주 앉아 도시락을 먹었다. 저녁밥 먹는 시간이 애매해 스튜디오에서 사진촬영 전 도시락으로 끼니를 해결한 거다. <반창꼬>의 강일(고수)과 미수(한효주) 커플이었다면 이렇게 조용히 밥만 먹진 않았을 텐데. 영화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밥을 먹는 장면이 있다. 미수는 강일에게 점수를 따볼 심산으로 정성껏 싸온 도시락을 자신만만하게 내민다. 강일은 꿈쩍도 않고 식판에 담긴 자신의 밥을 입안에 떠넣는다. 끈질기게 미수가 도시락을 내밀자 강일은 도시락을 쓰레기통으로 골인시켜버린다. 강일과 미수의 성격을 정확히 보여주는 장면이다. <반창꼬>는 사별의 아픔을 간직한 남자와 그 남자의 도움이 절실한 여자의 이야기다. 한편으론 까칠한 것도 고수이기에 용서가 되고, 물불 안 가리고 막 들이대는 것도 한효주니까 용서가 되는 영화다. 그만큼 <반창꼬>에선 두 배우의 매력이 돋보인다. <반창꼬>를 통해 일상의 연기에 도전한 고수와 궁극의 상큼함을 보여주는 한효주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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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창꼬> 고수, 한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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