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상반기에 개봉하는 유럽 작품은 여전히 아동애니메이션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일본 작품은 높은 연령대를 대상으로 한 다양한 작품이 준비 중이다. 국내 창작애니메이션으로는 <돼지의 왕>을 감독한 연상호 감독의 <사이비>가 상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안재훈 감독의 한국단편문학 시리즈로 <메밀꽃 필 무렵> <봄봄> <운수 좋은 날>과 장형윤 감독의 <우리별 일호와 얼룩소>가 올해 개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피스 극장판 제트> 나가미네 다쓰야 / 3월21일 / 일본
일본 <소년 점프>에서 15년째 연재 중인 전세계적 메가히트작 <원피스>의 열두 번째 극장판. 원작자인 오다 에이치로가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한 이번 작품은 개봉 한달 만에 68억엔(약 806억원)의 흥행수익을 올리는 기염을 토하며 2012년 일본에서 개봉된 애니메이션 중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또한 가수 에이브릴 라빈이 주제가를, 의류 브랜드 ‘아르마니 익스체인지’에서 의상디자인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글래디에이터: 로마 영웅 탄생의 비밀 3D> 이기니오 스트라피 / 3월14일 / 이탈리아
전체 관람가 + 3D + 연예인 더빙. 당분간 2012년의 애니메이션 흥행공식은 계속 지켜질 전망이다. <글래디에이터: 로마 영웅 탄생의 비밀 3D>는 이 흐름을 이어간다. 대세 예능돌로 떠오른 제국의 아이들 멤버 광희와 드라마 <응답하라 1997>과 <스탠바이>에 출연했던 쥬얼리의 멤버 예원을 전면에 내세웠다.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Q> 안노 히데아키 / 4월11일 / 일본
전설의 애니메이션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 시리즈 4편 중 <에반게리온: 서>와 <에반게리온: 파>에 이은 세 번째 작품이다. 쓰루마키 가즈야와 마사유키가 공동감독으로 제작한 이전 의 두편과는 달리 이번에는 원래 시리즈의 감독이었던 안노 히데아키가 총연출을 맡았다. 전작 <에반게리온: 파>에서 14년이 지난 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일본에서만 50억엔의 흥행수익을 기록, 개봉한 지 11주 만에 100여개 상영관에서 확대상영된 바 있다.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 미야지 마사유키 / 3월28일 / 일본
아직 <늑대아이>의 여운에 사로잡힌 관객을 위한 희소식. 인간이면서 개이기도 한 후세 시노와 사냥꾼 소녀 하마지의 사랑 이야기인 <후세: 말하지 못한 내 사랑>이 개봉을 한달여 앞두고 있다.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사쿠라바 가즈키의 작품이 원작으로, 일본 유수의 문학지 <문예춘추>의 창립 90주년 기념작으로 선정됐다. 미야지 마사유키 감독(<망념의 잠드>), 오코치 이치로 각본(<기동전함 나데시코>), 하시모토 세이치 원화(<카우보이 비밥> <바람의 검심>) 등 일본 최고의 인력들이 투입되어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작품이다.
<저스틴과 정의의 기사단 3D>(가제) 마누엘 시실라 / 7월 중 / 스페인
왕과 기사가 존재하는 판타지 세계는 애니메이션이 자주 다루는 ‘단골 메뉴’다. 2013년 7월 한국에서 전세계 최초 개봉을 앞둔 <저스틴과 정의의 기사단 3D> 역시 가상의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한 소년의 꿈과 모험, 그리고 사랑을 다룬 작품이다. 오랫동안 평화로운 시대가 지속되어 칼 찬 기사가 쓸모없어진 어느 왕국. 이제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서류와 펜으로 무장한 변호사들이지만, 여전히 자신의 할아버지 롤랜드처럼 왕실을 수호하는 기사가 되기를 꿈꾸는 소년 저스틴의 이야기다.
<피노키오: 당나귀섬의 비밀> 엔조 달로 / 4월 말 / 이탈리아
‘피노키오’ 하면 대개는 디즈니사의 만화영화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카를로 로렌치니의 원작 소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이 작품이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어둡고 심오한 면까지 겸비한 성인을 위한 우화임을 깨닫게 된다. 베니스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바 있는 <피노키오: 당나귀섬의 비밀>은 세계적인 삽화가 로렌조 마토티와 오페라 가수들의 애창곡 <카루소>를 작곡한 세계적인 이탈리아 음악가 루치오 달라 등 300여명의 스탭들이 4년 동안 공들인 명품 애니메이션이다. 그런 만큼 완성도 면에서는 2013년 필견의 애니메이션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