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영화가 있다. 권위있는 국제 영화제의 마켓에서 각국 마케터들의 호평 속에 선판매된 이 영화는 국내에 들어와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혔다. 국내 영화상영등급을 결정하는 기관에서 몇몇 장면을 문제 삼아 개봉이 곤란한 처지에 놓인 것이다. 영화감독들은 관객이 영화를 볼 권리를 박탈해서는 안된다며 등급 결정 기관을 성토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어렵게 잡은 메이저 배급의 기회를 놓칠 수 없었던 그 영화는 문제된 장면을 자진 삭제해서 다시 심사해줄 것을 요청하였다. 기시감이 느껴질지도 모르지만 공공연하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던 군사독재 시절의 이야기가 아니다. 타이처럼 사전검열로 악명 높은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의 사례도 아니다. 이 모든 게 2 01 3년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버젓이 상영될 한국영화를 국내 관객만 정상적으로 만날 수 없는 웃기고도 슬픈 사연,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를 통해 드러난 국내 제한상영가 제도의 위선과 모순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그동안 제한상영가에 관련된 투쟁을 이어나간 변호사, 제한상영가의 단골 희생양이 되어온 감독들의 목소리도 한데 모아보았다. 이제 그만, “Let it be!”
씨네21
검색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 통해 다시 드러난 제한상영가 제도의 위선과 모순
최신기사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주요 로케이션과 촬영 지원작 리스트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쌈, 마이웨이> 부산 제작기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D.P.> 한준희 감독 인터뷰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D.P.> 부산 제작기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무빙> 박인제 감독 인터뷰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무빙> 부산 제작기
-
[연속기획 6] 부산영상위원회 아카이브 총서 <부산의 장면들> #1, ‘드라마’, <스위트홈> 시즌2 부산 제작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