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1]
더러운 영화만 만든 거야? 우리 그런 거야?
2013-07-01
진행 : 송경원
정리 : 윤혜지
사진 : 최성열
제한상영가의 단골 희생양 감독들이 말한다

이상우 감독
<트로피컬 마닐라>에서 문제가 된 장면은 다 성기와 관련된 부분이었다.

김선 감독
<자가당착: 시대정신과 현실참여>은 첫번째 판정 땐 주제 면에서, 두 번째 판정 땐 폭력 면에서 지적받았다.

김경묵 감독
<줄탁동시>에서는 화장실에서 오럴섹스를 하는 장면이 문제가 되었다.

제한상영가 하면 떠오르는 감독들이 있다. 그들의 영화는 선정적이고 과격하다는 오해를 사기도 하고 세상을 삐딱하게 본다는 핀잔을 듣기도 한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세상에 도움이 되는 영화를 만들라’며 불편함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하지만 불편함을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는가야말로 이 사회의 건강함을 판단하는 척도가 아닐까. 아무도 원하지 않는 불편한 자리에서 기꺼이 한국영화 표현의 영역을 넓히는 데 동참해온 <자가당착>의 김선 감독, <트로피컬 마닐라>의 이상우 감독, <줄탁동시>의 김경묵 감독과 함께 우리 사회에 필요한 불건전함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나만 쓰레기야? 그런 거야?”

부쩍 잦아진 제한상영가 판정에 대해 논의해보자. 판정에 관한 세분의 입장부터 얘기해보면 좋겠다.

김선_<자가당착>이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을 때 문제된 장면이 마네킹 참수 장면이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자르자니 영화를 만든 의의가 없을 것 같았다. 컷 없이 두 번째 심의 신청을 했는데 역시 제한상영가 판정이 나왔다. 그런데 첫 번째 판정 땐 주제 면에서 문제라더니, 두 번째 판정 땐 폭력적이라고 하는 게 아닌가.

김경묵_<줄탁동시>는 화장실에서 오럴섹스를 하는 장면이 문제였다. 잘 안 보이게 하려고 어두운 화면으로 찍고, 포커스도 안 맞췄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문제제기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개봉일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빨리 심의를 받지 않으면 얻은 것보다 잃는 게 클 상황이었다. 개봉일에 맞추기 위해 판정받자마자 장면을 블러 처리했다. 블러를 조금 더 키워야 안 보이는 건가, 줄여야 안 보이는 건가 이런저런 시도를 하고 있는데 나중엔 배우의 얼굴까지 없어져버리는 거다. 상황이 너무 코미디 같았다.

이상우_난 개봉이 목적이었기 때문에 영등위에서 자르라면 무조건 다 잘랐다. <트로피컬 마닐라>에서 성기가 나오는 열 장면 정도가 문제였는데 몇 군데 더 나오는 건 못본 것 같더라. 나중에 또 뭐라고 할까봐 그냥 알아서 다 블러 처리했다.

김선_맥락보다는 특정 장면을 문제 삼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홀리모터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성행위 묘사도 아니고 그냥 발기된 성기, 그것도 모형성기인 게 뻔한 장면때문에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다. 그전에 영등위 입장은 ‘성행위 시 발기된 성기만 제한상영가를 내리겠다’고 입장 표명을 한 상태였다. 그런데 ‘성행위를 하지 않았어도 발기된 성기는 안된다’고 바로 말을 바꾼 거다.

이상우_코미디다. 똑같은 성기인데 사람마다 차별받는 것도 있다. 누구처럼 유명한 배우의 성기는 되고, 우리 같은 싸구려 배우의 성기는 안되나?

김경묵_모 영화를 말하는 거라면, 배우 때문이라기보단 성행위를 안 했다는 이유일거다.

이상우_성행위는 내 영화에서도 안 한다. 그걸 누가 진짜로 하나. 그냥 그렇게 보이기만 하는 건데 기준이 모호하다. 똑같이 성행위 장면이 나오는데 어떤 건 예술적이라고 봐주고 어떤 건 말도 안된다고 하고. 이런 상황이 말이 안된다. 너무 주관적이다.

김선_모호한 기준 때문에 피해를 받는 부분이 많다. 너무 많은 것들이 제한상영가 기준에 포함돼 있다. 사전검열이 존속돼서 그런지 국민에게 사전검열제도가 너무 당연시돼 있는 것 같다(법적인 의미에서 사전검열은 영등위의 출범과 함께 철폐되었지만, 김선 감독은 현재의 제도들이 실질적으로 사전검열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는 측면을 강조하고자 사전검열의 존속이라는 표현을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다). “어떻게 근친상간 영화를 봐?”라고 말하지만, <올드보이>는 대놓고 근친상간 영화이지 않나. 따져보면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도 근친상간이다. 영화가 좋은지 나쁜지 모호하다면 관객이 보고 판단해야 하지 않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다. 심의 기준이 모호한 건 두 번째 문제고, 그걸 부추기는 등급 자체가 존재하는 게 첫 번째 문제다.

법 따로 현실 따로

영등위의 어떤 패착은 결국 구조적 문제로 수렴된다는 건가.

김선_애초에 상영관 자체가 없는데 제한‘상영가’를 주는 게 모순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제한상영가 영화들을 지속적으로 만들 토양이 안되지 않나. 게다가 누가 제한상영가 영화를 만들고 싶겠나. 등급을 주니까 받는 거지. 어차피 전용관 100개를 만든다고 해도 분명 한두관밖에 못 쓰고 금방 문을 닫을 것 같다.

이상우_전용관이 아니라 제한상영가 영화도 틀 수 있는 극장이 있어야 한다. 기존에 있던 전용관은 제한상영가 영화만 트니까 망한 거다.

김경묵_한번은 <줄탁동시>가 제한상영가를 받은 뒤에 기사가 많이 나오니까 영등위에서 대담을 하자고 했다. 내가 “상영관이 하나도 없는데 제한상영가를 주면 상영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가 아니냐”고 했을 때 영등위 대답은 “상영관은 영등위 소관이 아니므로 대답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었다. 영화 상영에 관심이 없는 거다. 이게 영화등급을 심의하는 기관이 할 소린가. ‘다른 부서와 협의해서 어떻게든 해결하겠다’고 대충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냔 말이다.

김선_제도가 존속하는 한 이런 어처구니없는 상황은 계속 일어나지 않겠나. 영등위도 비자발적으로 악역을 맡는 거라 생각한다. 사전검열제도 자체가 없어지면 그들도 악역을 자처할 필요가 없을 거다.

김경묵_우리나라의 심의 기준이 까다롭긴 하다. 프랑스는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도 1년에 몇편 안 나온다. 등급은 국가가 어떻게 사회를 바라보는지의 문제다.

이상우_나는 앞으로 심의받을 영화 다섯편에 모두 성기가 나오는데 다 제한상영가를 받을 순 없지 않나. 그래서 눈에 안 띄려고 숨죽이고 있다. <바비>도 그랬다. 아는 영등위 관계자가 “여기서 널 싫어해서 괘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고 하시더라. 아무리 순한 영화를 만들어도 문제가 발생한다는 거다. 여기도 김선 감독님이 꼬드겨서 억지로 나왔다.

김선_여기 안 나와도 당신은 어차피 제한상영가 감독이다. 차라리 강하게 나가서 이 기회에 같이 제한상영가 없애버리자.

이상우_난 등급 심의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김선_가만히 있어! 대의에 맞지 않아!(웃음)

이상우_다만 기준이 너무 주관적인 것 같다. 영등위에 심의위원이 대여섯명밖에 없으니까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거다. 일반 관객도 포함해서 연령대가 다양했으면 좋겠다. 도대체 심의료 받는 건 다 어디로 가는 건지.

김경묵_위원을 새로 구성한다면 다양한 직군의 종사자들을 포함하는 게 나을 것 같다.

김선_영화인들의 참여가 좀더 많아야 할 것 같다. 그중에서도 지금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현장성을 체감하는 분들이 오는 게 시류를 파악하기 유리하지 않을까 한다.

이상우_<뫼비우스> 문제가 가라앉으면 상황은 또 반복될 거다. 나같이 아무 얘기 안 하는 사람에게는 계속 제한상영가 줄 거고, 그럼 난 또 얼마 뒤에 이런 자리에 나와서 이 지랄 하고 있겠지. 그런데 왜 항상 이런 자리를 만들면 상업영화 감독들은 안 오나.

김선_영등위에서 억압하는 사람 중에 독립영화인이 많으니까 그렇지.

이상우_만약에 여기 김지운 감독님이 앉아 계신다고 하면 영등위에서 그냥 있겠나. 우리끼리 이러고 있는 걸 보면 미친놈 셋이 또 꼴값 떨고 앉아 있다고 무시할 거다.

김경묵_우리 얼굴에 모자이크하고 김기덕, 김지운이라고 쓰는 건 어떤가. (웃음)

김선_독자들이 진짜라고 오해하실지도 모른다.

김경묵_그건 혼자만의 생각이고. (웃음) 사실 난 다같이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서고 안 나서는 부분은 개인의 판단이다.

김선_맞다. 오늘 아침(6월17일)에 나간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이사진도 거의 상업영화 감독이고, 소송 중에 내게 탄원서 써준 분도 변영주 감독님과 박찬욱 감독님이었다. 박찬욱 감독님께 승소 축하파티에 오시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제가 그때 한국에 있으면 갈게요. 저도 뿌듯합니다. 빨리 바뀌었으면 좋겠네요”라고 답장이 왔다. 상업영화 감독이라고 문제의식이 없는 게 아니다.

김경묵_옛날에 공연윤리위원회 때는 더 셌다. 형식적이긴 해도 조금 느슨해진 부분이 분명 있다.

어른들까지 청소년 취급

다른 영화의 부적절한 등급 판정 사례를 통해 영등위의 모호한 판정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자.

김선_최근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신수원 감독의 <명왕성>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제너레이션 14플러스 섹션 상영작이었다. 14세 이상 청소년들이 볼 수 있는 섹션이고 학교에서 단체관람도 많이 한다. 독일에서 보면 기겁할 일이다. 그 나라에선 14세 이상 등급에 영화제에서 상까지 받았는데 우리나라에 와서 청소년 관람불가가 됐으니까.

이상우_내 영화 <바비>는 12세 관람가가 나올 줄 알았는데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 나왔다. 반미? 난 미국 좋아한다. 내가 반미영화하면 꼴값이다. 미국에서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반미영화는 무슨. 거기서 문제가 된 건 김새론에게 3천원 줄 테니까 같이 놀자고 했던 대사였다.

김선_요즘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때문에 청소년 보호에 대한 관념이 과도하게….

이상우_영등위에서 준 사유서를 보면 내 영화는 “사회에 해를 끼치는 영화, 청소년이 보면 안되는 영화”라고 나온다.

김경묵_영화로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면 그거 정말 대단한 영화인데. (웃음) 타르코프스키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와 맞지 않는다고 촬영 내내 감시를 받으니까 결국 망명하지 않았나. 구소련 입장에선 타르코프스키가 사회에 해를 끼치는 영화를 찍는 사람인 거다. 몇 십년 지나면 이상우 감독님 영화도 영적인 영화로 평가받을지 모른다. 아무튼 사회에 해를 끼칠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건 미래를 위해 참 좋은 것 같다. (웃음) (이상우 감독을 향해)자신감을 가지세요. 김기덕 감독님도 받은 등급이에요.

김선_오시마 나기사 감독도 <감각의 제국> 만든 다음에 재판받았는데 감독도 자기가 이 영화 만들면 재판에 회부될 걸 알았는지 영화를 프랑스에서 만들었다. 프랑스 제작이니까 아무도 영화는 못 건드리고 음란사진 유포했다고 음란죄로 고발된 게 다다.

이상우_오시마 감독 영화에서도 나중에 성기를 자르지 않나. 누가 그 영화를 보고 실제로 성기를 자를 생각을 하겠나. 청소년이 영화 봤다고 성기를 잘라야겠다, 엄마를 성폭행하겠다고 마음먹겠냐고. 이런 미친 애들이 어딨겠냐고.

김선_제한상영가 등급을 주면서 청소년들에게 유해하다고 이유를 붙이는 것도 웃기다. 그럼 청소년관람불가를 주면 되지 않나. 어른들까지 청소년으로 보고 있다는 증거다.

김경묵_민주주의 사회는 우리에게 가치 판단의 자유를 보장하는데 제한상영가로 인해 판단할 기회부터 차단된다.

김선_영등위는 완전등급제를 표방하고 있다. 완전등급제는 ‘자유주의 국가에서 모든 등급은 상영이 가능한 등급이어야 한다’는 등급제다. 등급분류보류제, 제한상영가라는 게 법제적으로는 완전등급제가 맞지만, 현실적으로는 아니다. 독일을 예로 들면, 심의위원들이 봤을 때 ‘이 영화는 다르게 분류해야겠다’ 싶으면 청소년 관련 부서로 넘긴다. 그때부터는 교수나 문화예술인들을 불러서 그 영화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를 한다. 등급 외로 결정해야 한다고 결론 내리면 극장에는 걸려도 홍보는 못하게 하는 제한이 있다. 독일에서 상영금지 처분을 받는 주제는 전쟁 미화, 아동 성폭력, 수간까지 세 가지뿐이다.

이상우_미국도 NC17(17세 이하 관람불가) 영화면 광고는 제한하지만 극장엔 걸 수 있다. 우리나라는 옛날에 제한상영가 영화 전용관이 있었는데 지금은 전용관도 없으니까 상영할 수조차 없다. 제한상영가면 개봉을 못하니까 온라인으로도 못 간다. <트로피컬 마닐라>와 <아버지는 개다>는 포스터도 처음에는 심의에 걸려 못 내보냈다. 감독들이 심의받기 전에 자기 영화를 스스로 체크해보라는 등급분류표를 받지 않나. 내 영화의 선정성은 몇점, 폭력성은 몇점, 이런 걸 스스로 평가하라고 한다. 매겨봤자 뭐하나. 스스로 반성해보고 알아서 잘라오라는 말이지.

김선_우리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친화적 제스처 같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지. 심의료도 너무 비싸다. 우린 독립영화하는 사람들이고, 이윤을 목적으로 개봉하는 게 아니지 않나. 상업영화랑 심의료가 똑같이 적용되는 건 문제다.

이상우_<트로피컬 마닐라>는 예술영화로 인정받아서 심의료를 5만원밖에 안 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개다>는 예술영화 인정을 못 받았다. 그걸 못 받으면 심의료가 100만원쯤 나온다. 한번 예술영화 인정 심사에서 떨어지면 다시 심사를 거쳐도 예술영화로 인정받기 힘들기도 하다.

김선_예술영화로 인정받으면 심의료의 80% 정도가 깎이지? <자가당착>이 승소한 데엔 예술영화 인정이 유리한 역할을 했다. 판결문에 “이 영화는 예술영화로서 인정도 받았고…” 이런 식으로 써 있다. 그런데 <아버지는 개다>는 왜 못 받았지?

이상우_관계자에게 물어봤더니 심사를 보는 분들이 영화를 싫어했다 하더라.

2차 피해는 ‘자기검열’

제한상영가 판정이 연출 방향에 관해서도 영향을 끼친 부분이 있을까.

김선_아무래도 자꾸 제한상영가를 받으니까 자기검열 시스템이 만들어지는데 그게 진짜 폭력인 것 같다.

김경묵_다음엔 절대 섹스 안 하는 영화, 폭력적이지 않은 영화 만들어야지. 내가 지금 만드는 영화엔 성기도 안 나오고 강간도, 섹스도, 오럴도 없다. (웃음) 사실 표현방식자체가 메시지일 수도 있는데 이런 판정이 내려지면 ‘내가 더러운 영화만 만드는 건가’ 하는 생각이 든다.

김선_말하자면 감독들은 자기 영화가 제한상영가 영화로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잖나. 그런데 제한상영가 판정이 홍보 수단으로 포장되는 게 싫은 것이지.

이상우_나는 이 자리에 끌려나와 있는 것 자체가 싫다. 이렇게 한번 인터뷰하고 나면 ‘매번 더럽고 말도 안되는 영화 찍으면서 홍보하려고 이런다’는 소리를 듣잖나.

김경묵_이상우 감독님 말에 동의한다. 이런 문제로 인터뷰하는 게 우리를 계속 그런 사람으로 보이게 하는 것 같다. 그런 걸로 홍보해서 실제로 흥행한 영화가 어디 있나. 초반에 노출은 되겠지만 결국 관객은 영화로 평가를 할 거다.

김선_제한상영가 제도의 2차 피해라고도 볼 수 있겠다. 감독으로서 영화를 온전히 봐줬으면 좋겠는데, 파격적인 것만 추구한다고 매도된다. 이상우 감독이 제일 큰 피해자 같다. 그러게 왜 영화를 그렇게 만들어. (웃음)

김경묵_어차피 제한상영가 자체가 내부 모순을 갖고 있는 제도이기 때문에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같이 변화해가는 데 사람들이 많이 참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이상우_나는 영등위에 불만이 없다. (일동 폭소)

김선_일단 영등위는 영화를 심의하는 기관이지 않나. 사전검열, 처벌과 감시가 아니라 예술을 존중하고 보호하자는 쪽으로 태도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영화를 보여줘야겠다는 입장으로 변해가야 할 것 같다. 영화 만든 사람들이 나와서 제한상영가 철폐하라고 하는 게 영화 안 틀어줘서 화난 것처럼 보일지 모르지만 그게 아니다.

김경묵_맞다. 사실 난 내 영화보다도 <홀리모터스> 제한상영가 받았을 때가 더 화났다. 지난해에 폴란드에서 보고 무척 좋았다. 모자이크된 장면이 원래 유머있는 장면인데 그렇게 하니까 야하고 이상한 장면으로 돼버려서 화가 났다.

김선_우리의 권익을 대리한 공공기관이 도리어 우리의 권리를 빼앗아간다는 게 화가 난다. 유신시대도 아니고, 여성대통령이 계시는 사회인데 사전검열이 용인된다는 게 짜증난다. 일단 제한상영가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상영금지제도부터 없애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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